“젊은 피가 수혈되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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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송이 만난 사람> King’s Beauty (Indianapolis, In) 우해수 사장

우해수 사장(55)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뷰티서플라이 상당히 큰 규모의 소매점 3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민 전 삼성에서 근무했었다.

Q 뷰티서플라이업계가 조만간 상당한 변화를 겪을 조짐이다.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데,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변화에 대한 대책 필요하다. 문제는 몸과 마음이 따로 간다는 거다. 몸은 변화 쪽을 향해 있고, 마음은 옛날에 머물러 있다. 경쟁 차원에서 보면 이것저것 눈치 볼 것이 없이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는 것이 맞지만, 동족에게 피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정서가 우리에게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우리 모두가 그라운드를 잃을 수가 있다. 이제 우리끼리만의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스체인점, 제3세계 이민자들이 우리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로서 눈에 띠게 밀려오고 있다. 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이민 1세대들의 한계다.

Q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젊은 피가 수혈되어야 한다. 우리 2세들이 참여해 주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지금의 상황은 미국식 비즈니스 문화에 젖어 미국식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만이 풀어낼 수 있다고 본다. 나의 경우, 대안으로 유학생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보고 있다. 물론 이런 대안도 합법적인 공식 채용여건이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Q 내가 보기에는 다음 단계의 경쟁력의 우위의 관건은 체인점 운영이라고 본다. 현재 지역별로 다수의 스토아를 운영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도 그렇게 가야한다고 믿는다. 문제는 직원 채용이다. 우리 이민1세대식 사고나 경영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어가기 어렵다. 이제 한인이민자도 뜸하다. 유학생들도 아르바이트 일을 하지 않는다. 사람 구하기 힘들어 이 비즈니스 확장이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 문제만 풀 수만 있다면 체인점 운영의 길은 쉬워질 것이다.

Q 우선 현 오너들끼리 “합종연횡”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단독 소형 스토아들끼리라도 연행하여 체인점 형태로…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의 정서가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자기가 주도권을 갖고자 하기 때문이다. 차세대들은 다를지 모른다. 하지만 합종연횡은 바른 길이라 생각한다.

Q 우리보다 비즈니스에서 한 수 위라는 중국인들이나 아랍인들은 단독투자보다는 그룹투자를 선호한다. 100명이 1만불씩 투자, 1백만불을 그룹으로 투자하면 훨씬 투자효과가 크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주도권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배당 이익금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이 주도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도 그렇게 가야하지 않을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업가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을 하자는 것이다.
바람직하고, 좋은 아이디어지만 실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뛰어난 사업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리더쉽도 있어야 한다. 그런 리더가 나오면 해 볼만 하다.

Q 55세면 젊은 나이다. 우 사장 같은 사업가가 그런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지 않나?
나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 현재 운영 중인 비즈니스를 잘 지켜가고 싶다.

Q 현재 우리 업계에서 잘하고 있는 그룹이 있다면?
아랍계 사업가들이다. 우리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체인화도 앞서 간다. 옛날 우리가 했던 것처럼, 일가 친인척, 고향 사람들이 한 스토아에서 다수 일한다. 이들이 일을 배워 확장된 스토아를 맡아간다. 젊은 직원들 고용도 쉬운 것 같다. 직원 채용 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어, 세력 확장이 유리한 것 같다.

Q 현재 스토아운영에서 제일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폐품이나 다름없는 재고를 과감히 없애는 것이다. 결정이 쉽지 않다. 신발 카테고리를 없애고 다른 제품으로 교체했다.

우 사장과 나눈 대화를 요약해 보았다. 우 사장은 2000년 도미,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토아 하나는 인수했고, 확장한 스토아는 기존 스토아들을 피해 변방에 대형으로 오픈했다. 현재 2만2천 평방 피트, 1만6천 평방피트, 1만 평방피트 스토아를 3개를 운영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스토아는 백화점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연출해 놓았다. 이런 스토아라면 뷰티서플라이 체인점 모델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계속해서 앞서 가는 소매점 경영자들을 만나볼 예정이다. 우 사장과 같은 경영인들이 “합종연횡”의 리더쉽을 발휘해 간다면 우리 업계는 또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지역별로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지역 합종연횡이 전국 합종연횡으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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