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BS 세미나지상중계〉
(2) 공급업체 눈으로 바라보는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혼돈 &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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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린 행복한 편이다, 함께 가자”
“협회는 교육세미나에 치중하고, 차세대들에게 야망을 심어주시라”

이 은황 사장 / C & L USA, INC. Philadelphia, PA

C&L은 뷰티서플라이업계(B/S)에서 지난 30년 동안 3500여 어카운트를 오픈하여 사업을 해왔다. 현재의 시장상황과 대처방안에 대해, 수입/생산업체의 눈으로 얘기해 보기로 하겠다.

미국에서 B/S 매장은 1만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그 가운데 현재 70%가 재미한인들에 의해, 나머지 30%가 후발주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추측된다. 앞으로 한인과 후발주자들의 점유율이 50 : 50 혹은 40 : 60으로 대등해지거나 역전될 지도 모른다. 은퇴를 앞둔 동포들이 다수고, 이분들은 모두 아름다운 은퇴를 꿈꾸고 있다. 이분들 입장에서 보면, 이제 저라도 스토아를 매매하고 물러나는 플랜을 고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유율이 열세로 바뀌는 경우라도 우리가 이 시장을 계속 리드해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왜 그런가? 우리는 이 시장에서 소매 영역을 넘어, 공급 영역까지 상당한 부분 그동안 콘트롤해 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를 지속시켜 가야, 공급력의 영역이 더 커질 거고, 그래야 비로소 우리가 꿈꾸던 B/S 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할 것이고, 이 산업을 또한 재미동포들이 계속 주도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후발주자들을 막아낼 생각만 하기 보다는 더 앞서가는 전략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와 저들의 장단점을 우선 잘 파악하고, 우리의 단점과 열세 부분을 극복해 가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후발주자들이 공급 영역까지는 아직은 본격적으로 진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일부 있기는 하나 미미하다. 후발주자들이 우리보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다. 저들의 매장 숫자는 계속 늘어가고, 인력공급도 비교적 어려움이 없어 보이고, 매장 싸이즈도 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상품공급을 받는 측면에서는 저들은 현실적으로 약간의 열세에 있다고 보여진다. 저들이 장사를 아주 저돌적으로 잘하는 측면은 있지만, 상품구입 측면에 대해서는 여러분보다 더 목말라 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게 보면 한인 여러분들이 더 행복하신 거다. 특히 저희 같은 공급업체들이 엄청난 노력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계속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그런 수혜도 보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총각시절, 청과상을 해본 적이 있다. 당시 청과상은 유태인들이 소매는 물로 공급까지 장악하고 있었다. 따라서 청과시장에서 우리 코리언들은 유태인 소매상들과의 경쟁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공급자들에게서 사람취급도 못받고, 갖은 구박은 다 받았었다. 길거리 장사를 벗어나 번듯한 매장 하나 갖는 것조차 힘들었다. 유태인 등 백인 장사꾼들은 캐쉬 레지스터 살 돈만 있어도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유태인 공급자들은 유태인들에게만 좋은 상품과 세일 상품들을 밀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코리안들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간 B/S 시장에서 재미동포들은 유태인들처럼 그런 혜택을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천천히 외상값 갚으세요“ 이런 말을 우리끼리만 가능했었지 않는가. 이런 혜택을 받아왔기에 우리 동포들이 오늘의 B/S 산업을 이루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게 또한 우리민족의 장점이었다.

그런데 저희 공급업자까지 무너지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아마도 소매점 여러분들이 엄청 힘들어질 거다. 나는 공급업자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무너지면 B/S 업계는 뚝이 터지고,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도.소매가 함께 가야하는 이유다. 여러분들이 도매업체에게 고마워 해야할 일도 많다. C&L의 경우, 년간 10-15가지 신제품을 내놓는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겨우 2개 미만이다. 좋은 제품을 공급해 돈 벌 기회를 잡는 일은 우리가 하겠다. 우리에게 그런 힘을 실어달라. 그리고 마켓을 지켜달라.

협회에 대한 부탁의 말씀이 있다. 협회가 필요하고, 트레이드쇼도 반드시 필요하다. 한때는 쇼가 없어 에너지가 없는 느낌이 들었었다. 우리 공급업체들은 쇼에서 돈은 벌지 못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숨쉬고 싶고, 경쟁 상대간 상호 동향도 알기 위해서 쇼에 참가한다. 하지만 협회 차원에해야할 더욱 중요한 일이 있다. 소매점 경영인들을 위한 교육 세미나에 치중해 주셔야 한다.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후발주자들의 매장을 가보시라. 천장이 아까울 정도로 상품을 빼곡히 쌓아놓고 장사 한다. 홀세일 개념이다. 단위 면적당 판매고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체인점 기법이다. 단위면적당 판매고가 일정 수준이 안되면 체인점의 선반에 있는 상품은 퇴출당한다. 장사의 기법을 모두가 공유하는 교육 세미나가 매우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 하나가 았다. 이제 창업세대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가 믿을 사람들은 차세대들 뿐이다. 이제 한국에서 이민자들도 거의 없다. 작년에 겨우 2천명이 이민왔다고 하지 않나. 여러분 2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여러분 사업을 키워가도록 해야 한다. 애비말은 잘 안듣지만 옆집 아저씨 말은 잘 듣는다고 한다. 여러분 협회가 옆집 아저씨 역할을 좀 해달라. 미국서 공부한 장점과 강점이 많은 세대가 우리 자식들이다. 그들에게 이 비즈니스에 대한 커다란 야망을 심어주시라. 큰 가슴을 갖도록 얘기해 주시라. 우리 공급업체들은 이런 일이라면 언제든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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