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가도 달리는 흑인 여성 비즈니스

0

흑인 여성 경영인들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공 신화를 써가고 있다. 이들은 창업 초기부터 은행 대출과 투자금 유치 등 비즈니스를 키워가는 과정까지 항상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맥킨지에 의하면 흑인 사업가들은 평균 35,000달러로 사업을 시작한다. 반면 백인 사업가들은 평균 107,000달러를 투자해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이 문제는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Congressional Black Caucus Foundation이 발표한 2019년 보고서에 의하면 흑인 사업가들의 경유 자본금 수혈이 되지 않아 영업손실을 겪을 확률이 세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뷰티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흑인 여성 비즈니스가 있다. 다음은 CNBC에 소개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개인 경험을 창업에 접목한 “Curls”

내추럴 뷰티 제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던 Dellinger는 결국 2002년에 자신의 헤어케어 브랜드 Curls를 출시했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아무도 그녀의 사업계획서의 가능성을 보지 못했고 투자자를 수소문하다 결국 평생 저축해놓은 3만 달러를 몽땅 사업에 쏟아부었다.

Dellinger는 “개인 신용등급은 매우 높은 상태였는데도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풍토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며 “유색인종 여성들은 비즈니스를 위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 초기에는 누구나 어렵다 하지만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욱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Dellinger는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을 거머쥐었다. The Curls 제품은 전국 월마트, 타겟, CVS, Kroger는 물론 아마존과 같은 대형 리테일 아웃렛에서 판매되고 있다. 비록 공식적인 판매량은 대외비지만 Curls는 매년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ellinger는 “나의 목표는 다시 삶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 것이었다”고 회상하며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나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큰 기회”라고 전했다.

직접 제품을 만들며 성공한 “The Lip Bar”

최근 많은 흑인 경영인들이 앞서 언급한 자금적인 불균형을 이겨내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뷰티 업계에 확고히 발을 딛으며 성장세를 보고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닐슨에서 흑인 소비자들은 1.2조 달러의 소비력을 갖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으며 또한 Essence지 조사에 의하면 에스닉 뷰티 제품에 수십억 달러가 소비된다. 기존에 백인과 아시아계 사업가들이 대부분이었던 시장에 흑인 사업가들의 횡보가 돋보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The Lip Bar의 CEO Melissa Butler 또한 Dellinger와 비슷하게 개인의 돈 30,000달러를 투자해 2012년 브랜드를 런칭했다. 뷰티업계에서 획일적으로 제시하는 ‘미의 기준’에 진저리가 났던 Butler는 자신만의 회사를 만들어 처음 3년 동안은 직접 수제로 제품을 일일이 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성공을 위해 창업 초기 임금을 가져가지도 않았다.

두 경영인 모두 대형 리테일 업체인 타겟에 제품을 납품하며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기 시작했다. 2009년 타겟에 입점을 시작한 The Curls는 105개의 타겟 스토어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타겟 측에서 The Curls를 찾은 이유는 내추럴 헤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릴렉서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Butler의 경우 The Lip Bar가 2018년 타겟에 입점하기 전까지 투자자를 모집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44개 스토어에 입점하기 전 The Lip Bar는 우선 Target.com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후 소비자들의 호응을 힘입어 수백개 타겟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큰 성공을 거둔 The Lip Bar이었지만 전국 규모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를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Butler는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백인 남성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그들에게 있어 뷰티 업계는 단지 로레알이나 메이벨린 같은 브랜드가 전부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던 중 Butler는 Shea Moisture의 창업자 Richelieu Dennis가 흑인 여성 경영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New Voice Fund를 통해 2백만 달러 투자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제 The Lip Bar는 미셸 오바마와 립스틱 브랜드를 위해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현 영부인인 질 바이든 박사가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플래그쉽 스토어에 방문하는 등 일정 궤도에 오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DIY 구독 서비스로 성공한 “CurlMix”

내추럴 헤어 제품 라인업으로 인기를 끈 CurlMix의 창업자 Kim과 Tim Lewis는 2015년에 DIY 구독 서비스로써 그들의 브랜드를 런칭했다. 자가로 모든 비용을 부담하던 Lewis 남매는 결국 2018년 헤어케어 브랜드로 CurlMix를 재구성했고 같은 해 Backstage Capital으로부터 25,000달러 투자를 받게 된다. Backstage Capital은 Arlan Hamilton이 흑인, 여성 그리고 LGBT 경영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벤처투자기관이다.

Backstage Capital의 투자 이후 Lewis 남매는 2018년 처음으로 백만달러 판매에 도달했다. CurlMix는 2차 투자로 120만 달러를 투자받게 되었고 현재 이 스타트업 회사는 1200만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2019년에는 550만 달러를, 그리고 2020년에는 6백만 달러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웰빙 이미지는 모두의 것, 과감히 도전장 내민 “Undefined Beauty”

흑인 사업가들은 또한 최신 뷰티 트렌드에도 과감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Dorian Morris는 2018년에 뷰티 및 웰빙 브랜드 Undefined Beauty를 출시했다. 특히 CBD와 같은 새로운 식물성 재료를 결합해서 만드는 뷰티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Morris는 “지금까지 웰빙(Wellness)이라는 트렌드의 이면에는 마르고 귀티나는 금발의 백인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웰빙은 그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다. Undefined는 이런 내러티브를 깨부수고 웰빙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모두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Undefined Beauty 제품들은 지난 10월 Nordstrom에서 새롭게 기획한 Inclusive Beauty 제품 중 하나로 선택됐다. 또한, 지난 2월 리테일 업계에서보다 주목을 받기 위해 Target Takeoff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모리스는 흑인 여성 경영인으로서 더욱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외부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제품이 실제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수요가 있으리라 확인하고자 했다. 내가 백인이었다면 사업에 실패해도 ‘다음에 잘 하면 되지’라고 주변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흑인 여성으로서 뒤에 올 후배들을 위해서도 큰 부담감을 느끼면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늘었지만, 여전히 미미해

digitalundivided에서 발표한 ProjectDiane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에 93명의 흑인 여성들이 그들의 비즈니스를 위해 백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2018년에 백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흑인 여성은 38명뿐이었다. 분명 과거보다 투자가 늘었다. 하지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사업가 중 흑인 여성의 비율은 1% 미만으로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미 전역을 강타한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통해 리테일러들은 흑인 소비자뿐 아니라 Black Owned Business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되었다. Sephora와 Macy’s는 Aurora James가 시작한 <15 Percent Pledge>에 동참하기로 발표했다. 이 두 리테일러들은 진열대의 15%를 흑인 소유 비즈니스에서 만든 제품에 할애하기로 한 것이다. Ulta Beauty 또한 2021년까지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Black Owned Business 제품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