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 사업은 서비스업…마진 없는 비즈니스 그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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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s Wig & Hair co.(St. Louis) 유귀중 사장

Queen’s Wig & Hair Co. (이하 퀸즈위그, 유귀중 사장)는 1974년에 오픈한 가발 전문 스토어다. 유 사장은 15년 전 퀸즈위그를 인수해 확장했으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어오고 있다. 퀸즈위그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최고의 가발 스토어로 명성이 자자하다. 유귀중 사장은 가발 사업은 서비스업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유귀중 사장이 말하는 서비스란 무엇인지 그리고 35년간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편집자주]

퀸즈위그는 세인트루이스 북동쪽에 위치한 Jennings 시에 있다. 스토어는 대로변 상가에 있으며 규모는 7,500sqft로 창고와 기타 공간을 제외하면 5,500sqft이다. 퀸즈위그는 이름처럼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장 큰 가발 전문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다. 가발 판매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잡화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헤어제품은 몇 년 전 스토어를 확장하면서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케미컬 섹션은 최근에 확대했다.

퀸즈위그는 스토어가 비좁아 보일 정도로 다양한 가발로 가득하다. 현재 판매되는 가발 스타일은 800여개이며, 매장에 전시된 것만 2,500여개 넘는다. 종류가 많은 만큼 퀸즈위그의 고객은 인근 지역은 물론 반경 150마일 내에서도 찾아온다. 스토어 한쪽 공간에는 부수 12개 마련되어 가발 손질과 커팅 그리고 아이레쉬 시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평일에도 빈자리가 없을 만큼 분주하다. 매장을 들어서면 직원들이 밝은 미소로 반긴다. 토요일 스토어에는 흑인 직원 6명과 한인 직원 2명 그리고 유귀중 사장 내외가 밀려오는 고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퀸즈위그는 1대1로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가발 섹션뿐만 아니라 케미컬이나 헤어 제품 판매에도 1대1로 안내하며 고객의 질문에 성실히 답한다. 유귀중 사장은 “퀸즈위그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유 사장은 “고객이 스토어 문을 들어서면 반드시 직원 한 명이 접객한다. 일부 고객은 불편해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도둑으로 의심하냐?’며 항의하기도 하지만 진정성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대부분 만족해한다”며 “1대1로 접객을 하게 되면 도난 방지는 물론 고객의 요구 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서비스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유귀중 사장이 말하는 서비스업으로써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가 되기 위한 7가지 조언을 들어 보았다.

1. 마진이 없는 비즈니스 지양해야

유 사장은 절대 마진 없는 장사는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요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는 디스플레이 장사라고 정의한다. 즉 물건만 전시하고 고객이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런 판매 방식으로 장사하기는 훨씬 쉬어졌다. 그러나 쉬어진 만큼 가격으로만 경쟁할 수밖에 없다. 결국, 마진은 줄고 비즈니스의 생존마저 위협받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

몇몇 대형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나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객이나 세일즈맨이 다른 가게에서 싸게 판다는 말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어차피 전부 싸게 팔수는 없다. 특정한 제품의 할인 판매를 전체 제품으로 인식하고 경쟁하면 나만 손해를 본다. 케미컬 1.5배, 헤어는 2배식으로 일괄적으로 가격을 책정하지 말고 잘 팔리거나 물량이 없는 것은 좀 더 비싸게 파는 등 제품별로 나만의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많은 스토어들이 신제품이 나오면 바로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이런 비즈니스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스토어는 망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영주의 책임이다. 장사가 안 된다고 막연하게 평가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2. 진정성 있는 고객서비스가 답이다

흑인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우리는 흑인 고객을 통해 미국에 정착하고 나름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간혹 불필요한 오해나 도난 문제로 실랑이를 하지만 그건 어디서나 발생하는 문제다. 도난에 따른 손실은 제품 가격에 미리 더해서 보전하면 된다. 높은 판매 가격은 진정성 있는 서비스를 통해서 상쇄 할 수 있다. 퀸즈위그가 헤어보다는 가발에 중점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발은 구매자가 써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컷팅 등 서비스가 뒤따른다. 퀸즈위그는 고객을 여왕처럼 대접한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흑인 종업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경영주나 매니저의 말과 행동도 흑인 고객에 맞춰야 한다. 혹자는 왜 우리만 흑인 고객을 이해해야 하는가? 우리의 목소리는 누가 대변하나? 반문한다. 그 몫은 NFBS와 같은 총회에서 해야 한다. 개별 스토어가 언론을 상대로 하소연 하기는 힘들다. 이럴 때 총회가 나서서 주류 사회에 한인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흑인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이유가 한인 스토어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려야 한다.

3. 가족 같은 직원관리, 흑인직원 장점 많다

퀸즈위그의 종업원 대부분은 미용사 자격을 갖춘 전문 뷰티션이다. 임금 수준은 경쟁 스토어보다 높다. 그리고 일부 종업원은 임금보다 더 많은 팁을 받는다. 팁은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경쟁으로 이어지고, 서비스의 수준도 높여 놓았다. 종업마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 한 직원은 가발 전문가로 또 다른 직원은 디스플레이에 재능이 있다. 스토어 잡화 섹션의 디스플레이는 직원이 맡아서 한다. 종업원은 소위 감성 노동자다. 고객과 언쟁을 벌일 수도 있고, 심각해지면 작은 몸싸움도 벌어질 수 있다.

경영주나 매니저는 그런 상황이 되기 전에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우선 고객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그래도 문제라고 생각되면 아무리 단골이라고 해도 스토어에서 정중하게 나가 줄 것을 요구한다. 스토어의 매출은 종업원이 올려주는 것이다. 종업원들의 열정과 노력은 좋은 서비스로 이어지고 결국 매출 상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매주 회의를 통해서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고 서로 간의 의견을 청취한다. 간혹 직원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기면 조율을 통해 의견을 일치시킨다.

4. 팔릴 수 있는 물건만 팔아라

최근에 제품의 변화 주기가 빨라졌다. 이럴 때 일수록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 타 도시에서 잘 팔린다고 내 스토어에서도 잘 팔리지는 않는다. 도시마다 고객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가발은 개성이 강한 손님이 많다. 일부 고객들은 마네킹에 씌워져 있는 가발을 할인 된 가격에 판매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된 제품이라고 싸게 팔지 않는다. 이미 손질이 되어 있고, 마네킹에 씌워져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스타일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정상 가격으로 판매한다. 예전에는 제품 구성이 단순했다. 그래서 신제품이 나오면 무턱대고 드려놔도 팔렸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우선 신제품이 판매전에 테스트해본다. 신제품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5. 세일즈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가발 비즈니스는 신제품의 비중이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스타일을 보고 구매하기 때문에 경쟁 스토어 보다 신제품을 빨리 갖춰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일즈맨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좋은 관계를 맺으면 신제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신제품은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으므로 스토어 마진에 일조한다. 다만 최근 세일즈맨의 교체 주기가 잦아 스토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스토어마다 판매되는 제품이 다른데 기존 세일즈맨들은 충분한 데이터를 가지고 신제품을 소개하지만, 신규 세일즈맨들은 그런 능력이 떨어진다.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겠지만 그때쯤 되면 또 바뀐다. 회사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6. 시에서 개최하는 미팅에 참석하라

스토어가 위치한 도시의 경제인 미팅이 있다면 꼭 참석해야 한다. 현재 제닝스 시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미팅에 주요 멤버로 참가하고 있다. 미팅에는 지역 내 유명 체인업체 오너나 담당자, 그리고 시장 등이 모여 지역 내 비즈니스 활성화에 대해 논의한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유익한 정보도 나눈다.

지역 경찰과 시장도 퀸즈위그 고객이다. 경찰이 가끔 스토어를 찾아 주면 스토어가 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또한, 미팅 자리에 가면 뷰티서플라이 뿐만 아니라 대형 스토어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데 좋은 자리가 된다.

7. 화려하지 않지만 깨끗한 매장 운영

사진 촬영을 위해 소파를 옮겼다. 그러나 소파 밑에는 그 흔한 먼지 하나 없었다. 유 사장은 퀸즈위그가 특별한 인테리어가 없는 수수한 스토어라고 말한다. 대신 청결한 스토어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가발을 손질하고 나면 주변에 머리카락이 날릴 수 있고 그러면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창고 역시 밝은 조명에 정리 정돈이 잘되어 있다.

서비스업으로써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가 되려면 고객-종업원-이익 등 3박자가 맞물려서 돌아가야 가능하다. 우선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높은 마진이 가능하다. 그리고 좋은 종업원을 고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마진 없이 매출만 높으면 성공적인 운영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결국, 매입액은 빚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힘들었던 청소년기, 미국행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유귀중 사장의 선친은 백골 부대 등에서 20여 년간 군복무 후 퇴역하여 여러 사업을 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집안 살림은 어머니가 식당 등을 하며 꾸려나갔다. 유귀중 사장은 그 시절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회고한다. “아버님이 양계장을 운영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도와 닭 모이도 주고 청소도 하고, 주사도 놨죠. 하지만 전염병이 한번 돌면 닭 5천 마리가 며칠 사이에 폐사했다” 유 사장은 미국에 있는 고모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고모의 초청으로 1976년 가족 이민을 하게 되었다. 유 사장은 이민 직전까지 일을 했다고 한다. 새벽에는 택시 한 대에 100원을 받으며 세차를 하고, 낮에는 미장 기술자를 따라다니며 보조로 일했다.

유 사장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 육군에 입대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 8년간 펜팔로 인연을 이어오던 지금의 아내와 결혼 했다. 독일에서 근무 중 장사로 성공한 한인을 만나 제대하면 장사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재대 후에 망해가던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후에 지인의 위그숍을 인수해 잡화를 접목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다시 장소를 옮겨 백인 지역에서도 잡화 위주의 위그숍을 열었다. 1,500sqft.의 작은 가게였지만 장소가 좋아 임대료가 상당히 비쌌다. 그러나 주말에는 임대료의 몇 배를 벌기도 했다. 당시에도 종업원이 9명 정도 되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비즈니스를 잠시 접고 15년 전 지금의 퀸즈위그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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