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저조한 판매 실적, 자판기 판매로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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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과 규격화로 가능…. 헤어의 자판기 판매에 좋은 사례될 듯

한때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 사이에 헤어제품의 자판기 판매에 관심이 높았던 적이 있다. 이러한 관심은 기술적인 측면과 헤어제품의 특성으로 인해 쉽게 현실화되지 못했다. 헤어제품과 유사한 의류 시장의 경우도 자판기 판매가 어려웠다. 그러나 일본 SPA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자사의 장점인 ‘기능성’과 ‘제품의 규격 통일성’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자판기 판매를 시작해 화재다.

유니클로가 올 하반기 미국 뉴욕과 휴스턴, 오클랜드 일대 공항 및 쇼핑몰에 의류자판기(유니클로 투 고 ‘Uniqlo To Go’) 10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자판기는 이미 지난 8월 2일에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설치됐고, 이후 9월까지 나머지 공항에 설치된다.

유니클로의 옷 자판기는 발열내의 ‘히트텍 티셔츠’는 깡통에 담고, 휴대가 간편한 얇은 패딩점퍼 ‘라이트웨이트 재킷’은 압축해 종이상자에 담긴 채 판매된다.

판매 가격은 매장과 같고 구매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장이나 우편으로 반품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아시아지역에선 1,7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다. 2015년 진출해 45개 도시에 매장을 열었지만, 예상에 못 미치는 매출 탓에 확장세가 주춤하다. 그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유니클로는 디자인이나 스타일이 밋밋하고 가격이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매장은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며 다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경쟁 SPA 브랜드와 달리 소품종을 대량 생산으로 제품을 매장에 빼곡히 채워놓는다. 디자인과 트렌드보다 기능성을 중요시 하고 거기에 더해 모든 제품은 정확하게 사이즈를 통일했다. 굳이 입어보지 않아도 평소 사이즈대로 구매하면 된다.

이러한 점은 유니클로가 독특한 스타일이 없어도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런데 이것이 미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전략이 바로 자판기 판매다.

왜 공항 자판기일까? 여행자들은 공항에 도착한 순간 날씨에 맞게 옷을 챙기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유니클로는 바로 이들을 겨냥했다. 그래서 자판기에는 보온 의류, 딱 두 종류만 판매한다. 여행자들은 경황이 없어 매장을 둘러볼 시간도 없으므로 선택의 폭을 확 줄인 자판기가 좋은 구매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니클로는 이 자판기 판매 품목을 주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할 주력 제품을 정하고 판매 전략을 짤 예정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큰 인력 투입 없이 우리는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자료들을 모을 수 있다”며 자판기가 현장 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니클로의 새로운 도전에 전문가들의 시각은 제각각이다. 마샬 코헨 NDF 그룹 유통 전문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니클로의 자판기 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제한된 색상과 디자인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이 오히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통일된 양식으로 옷을 만들어온 유니클로만이 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자판기를 통해 유니클로가 매장을 늘리는 투자 없이도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디지털 서비스 업체 오브젝트웨이브의 샘 친퀴그래니는 “구매가 감정적일수록 자동판매기 같은 기술이 효과가 작다”며 “의류 같은 항목은 개인적 접촉이 없다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어제품 자판기 판매, 선결되어야 할 문제점

• 판매제품의 완벽한 규격화와 같은 품질 유지
• 제품의 반품 채널 확보
• 판매제품이 급하게 구매해야할 가치
• 개인적 취향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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