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화장품이건 헤어케어제품이건 organic이나 green 자연산제품들이 대세다. 그런데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이 생겼다. 할랄제품이다. 할랄(Halal)이란 이슬람법(Shariah)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을 뜻한다. 주로 식품만을 의미하다가 최근에는 화장품, 의약품, 관광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할랄제품의 비중은 식품(61%), 제약(26%), 화장품(11%)으로 알려져 있다.
Habib Ghanim, ISWA Halal Certification Department 국장이자 USA Halal 상무성 대표에 의하면, 할랄 제품에는 특히 돼지고기, 도살 전에 죽은 동물, 피,, 알코홀 혹은 육식성 동물 같은 무슬림 법이 금지하는 성분이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동물도 도살 시에 반드시 기도하는 사람이 옆에서 기도하며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부도 하나의 큰 장기기관이기 때문에 피부로도 무슬림법으로 금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흡수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
할랄제품이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10년 이상 시중에서 판매되어 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튀어 나온 것일까? 무엇보다도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수준인 16억명에 달하는 무슬림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글로벌 할랄시장의 비중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할랄 제품이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쳐 생산돼 위생적이고 윤리적이라는 인식 덕분에 비(非) 무슬림 국가에서도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2013년 이래 “할랄 화장품” 구글검색 횟수가 계속해서 증가해 왔다. Shiseido와 Estee Lauder 같은 주요 브랜드는 이미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해외시장에 판매해 왔다. 무슬림인구 증가와 함께 할랄 제품의 계속적인 수요로 인해 할랄 뷰티제품 카테고리도 이제는 할랄인증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인 것이다.
문제는 organic market에서 유사상품이 횡횡 하고 있는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organic 제품이 아니면서 “자연산”이라는 냄새를 풍기는 잘못된 용어로 홍보함으로써 고객들이 자연산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USDA Organic 인증을 받는 제품만이 진짜 Organic 제품인 것처럼, 할랄 뷰티제품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각 주에 할랄 인증기관은 무슬림 Sharia Law에 따라서 제품의 모든 제조과정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고 한다. 인증서 발급 전에 또한 제품의 테스트를 인증기관과 계약을 맺은 독립 테스트업체를 통해 받도록 이중조치를 취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절차는 수개월이 걸리고 돈도 많이 든다. 인증을 받고 난 후에도 수년마다 한 번씩 독립적 감사를 실시하고 원료가 바뀌면 반드시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할랄 인증 인더스트리는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며, 싱가폴을 모델로 계속 개발 중이라고 한다. 싱가폴은 화장품에 대한 할랄 인증시스템을 최초로 공식화한 나라다.
싱가폴 베이스 스킨케어 브랜드 Klarity는 프랑스와 스위스 기술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제조되고 있다. 싱가폴의 경우 할랄인증 절차는 2년이 걸린다. 그 정도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Klarity 브랜드 창립자는 말한다. 무슬림 소비자들의 “Klarity 브랜드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비무슬림 소비자들에게도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개발된 소위 cruelty-free 제품이라는 이유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은 아직 순수한 할랄제품 제조사가 많지 않아 싱가폴과 같은 그런 시스템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할랄은 종교적 신앙 외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믿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동물학대라는 것 말고도 환경 및 인도주의적인 도덕성 차원의 책임에 대해서도 프리미엄이 붙여지고 있다. 비록 언론이 다른 쪽으로 얘기를 하지만 생명보호는 이슬람 율법의 주요 목표의 하나라는 것이다. 많은 할랄 뷰티제품 회사들이 이런 신성한 철학을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정책이 많은 비무슬림 고객들을 불러들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Amara Cosmetics사 대표는 “중요한 것은 organic, vegetarian 그리고 할랄 제품을 위한 주요 요소의 순수성”이라면서, 그런 순수 제품을 생산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싱가폴, 호주, 말레이지아의 경우, Sephora의 website에 들어가 할랄제품을 검색하면 할랄과 엄격한 채식주의자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참고할 수 있도록 나열한 페이지를 접할 수 있다. 이런 게 이제 뷰티업계에서도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많은 할랄제품사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체식주의자들 위한 상품과 함께 라인업 시켜놓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경영인의 바램이 담겨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스킨케어제품이나 화장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려고 하면서 고급으로 알려진 할랄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고비용을 지불하고자 한다.
할랄마켓은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뷰티사업체들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의 Shiseido사는 2012년에 월남에서 할랄인증을 받았고, 현재 “Za” 브랜드로 28가지 할랄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stee Lauder와 Colgate-Palmolive 제품들 조차도 할랄인증 제품들이 있다.
할랄 뷰티제품과 제조사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뷰티서플라이업계에서도 이런 제품들을 찾아 나서야할 때가 되었다. 전문스토아로서 이미지를 높일 수도 있다. 무슬림이나 채식주의자 고객들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