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참석 했으니 본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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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이어져 오던 올 상반기 컨벤션 스케줄이 거의 끝나고 하반기 쇼에 돌입하고 있다. 그로 인해 상반기 반년의 시간이 나름 매 주 바삐 움직이다가 한숨을 좀 돌리려 했더니 또 하반기 쇼 스케줄이 쏟아져 나와 바빠지기 시작한다. 컨벤션을 마치면 대부분의 회사들은 각 지역 담당 영업 사원들에게 자신이 맡은 지역을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쇼 장에서 보고 스토어에서 또 보게 되는데 반갑다. 줄 이어 찾아오는 영업 사원들을 맞으랴, 쇼에 대한 평가를 들으랴, 쇼에서 구매한 물건 받으랴 한 두어 달은 또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하리만큼 바쁘다.

소규모의 회사들은 가능한 리스크를 줄이려고 쇼 장에서 선주문 후 주문량을 공장에다 보내어 상품 제작을 하기 때문에 다소 늦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수입회사는 선 제작으로 발송이 빠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꼭 같지는 않아도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느낀 쇼에 대한 생각이나 그들이 말하는 것이 비슷하여 대화의 꼬리가 좀 길어 질 때도 있다. 맞장구가 잘 맞는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생겨 난 쇼는 점점 회 수가 늘어나 부스 벤더들도 힘들다며 회사에 눈치가 보인다고 한다.

우리처럼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도 힘들다. 글로벌 경제난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불참하려니 눈치 보이고, 가려니 덕 보다 실이 많아지니 회사 차원에서도 쇼 참가 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닌 듯해요. 쇼에 참가하는 것이 꼭 물건을 팔러가는 것 보다 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참가 하자고 때를 써서 참가는 하지만 그래도 자리 세 정도라도 오더를 받으면 회사에 덜 죄송한데 요즘은 쇼를 마치면 회사에 면목이 없어서 눈치 보여요” 쇼 부스에 투입 되었던 직원들의 푸념이다. 또한 “요즘의 쇼 장 풍경도 관계되는 사람들의 참가자 수는 줄어들고 그 동네 사는 사람들이 심심해서 오는지, 공짜로 먹는 점심을 먹으러 오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여서 신경도 쓰이고 불편 할 때도 있어요”라는 예리한 평도 듣는다. “그런 방문객들도 부스에 와서 이것저것 물어 오기도 하고 혹여 뷰티에 관심이 있어 보이면 열심히 제품 설명도 해주고 친절을 베풀어 보지만 그렇게 방문한 사람이 새 스토어를 여는 경우는 거의 본적이 없어요” 예전처럼 옆집 사람이 쇼에 참가를 하니 나도 가야지 하는 식은 끝났다. 요즘은 각 스토어마다 운영 방식도 다르고 거기에 따른 경쟁도 각자가 이겨내야 하는 수준을 가지고 견뎌내고 있기 때문에 생존 여부도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견뎌내고 있다.

각종 쇼에 참가 해 보면 미국인들이 주최하는 쇼에는 시작과 마치는 날까지 쇼 장 안에서 진열 된 상품의 기능을 알아가고 배우려는 참가자들로 북적북적하며 첫날과 마치는 날의 분위기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유독 한인들이 주최하는 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쇼 참가자들의 생활 패턴이 많이 변화 되었다는 이야기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말은 우리들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온 것 같다는 거다. 여기까지 오기 위하여 참으로 많은 고생과 힘든 일을 겪었으며, 어렵게 일 해 온 대가일수도 있겠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생활이 윤택 해졌고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겸사겸사 참가하는 쇼 장에 붙박이처럼 붙어 있을 이유가 없다는 거다. 휙~ 한 바퀴 쇼 장 안에 얼굴 도장 한번 찍고 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즐거운 이벤트를 찾아 나선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열심히 부스를 돌며 찬찬하게 상품 오더를 하는 사람도 있다. 쇼 장안에서 부스를 지키는 눈에는 회오리바람처럼 뭉쳐서 나가는 그런 모습이 곱게 보일 리가 없다. 하다못해 호텔 비 아니면 비행기 값이라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주최 측에서는 속이 터지는 소리가 들릴 거다.

부스를 마련한 대부분의 회사 직원들은 더 힘든 시간을 가지고 견딘다. “쇼에 참가한 사람들이 그 기간 동안에는 쇼장 안에서 몇 바퀴를 돌면서 상품도 살펴보고, 세미나도 참가하여 더 많은 것을 배우면서 쇼가 마쳐 질 때까지는 적어도 쇼 장 안에 있어 주어야 주최자, 벤더, 방문객의 3합이 이루어져 모두의 기분이 즐거울 텐데요. 언제부터인가 쇼 참가자 용지에 적힌 남자 참가자 숫자에 비해 남자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요. 또 예전에는 여자들 보다 남자 참가자들이 더 열심히 배우고 상품 구매도 전담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쇼 장 안에 남아 상품이나 세미나에 참가하는 비율을 보면 여자들이 월등히 많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그런 상황도 끝이 난 듯싶어요. 남자들만 안 보이는 게 아니라 여자들도 무리지어 나가 버리고 쇼 장 안에 남은 사람들은 벤더를 지키는 각 회사 직원들만 남아서 심심하니까 남의 부스를 기웃 기웃 하는 모습만보입니다” 그런 상황을 지켜보고 그들이 하는 푸념도 들어 보면 이해가 간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대부분이 골프장 일 게다. 골프를 하려면 쇼가 끝나고 남은 시간을 이용하거나 미리 와서 즐기면 그야 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좋은 방법 일 텐데 그 며칠을 못 참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벤더 입장에서는“잔치를 차렸는데 온 손님들이 그 잔치에는 관심이 없고 남의 잔치에 기웃대면 좋을 리가 없지요? 기왕 참석한다고 이름 석 자 적어 냈으면 책임을 져야 해요. 아니면 아예 참석 한다고 적어 내지 않으면 벤더들도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했다.

그렇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속한 공동체에는 내 것이 아니라도 각자가 주인 의식을 가져 주어야 하며, 나 하나 쯤 없어지면?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어 무리가 되고 그러다보면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일이 된다. 함께 움직이는 것을 좋은 곳에 써 보자. 그래야 그 공동체가 발전이 된다. 우리에게는 책임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내야 할 개인의 의무가 있다고 본다. 힘을 모아 함께 살아가는데 보태자…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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