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미래를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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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방 사장] So Good Beauty Supply, Atlanta

업계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후발주자들이 계속해서 기존 스토어들 인근에 공격적으로 새로운 스토어를 오픈하고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들의 주요 경쟁수단은 가격을 낮추어 기존 스토어의 고객들을 빼앗는다. 전통적인 방법이다. 선두그룹이 제일 두려워하는 수단이다. 선두그룹들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선두그룹은 가격경쟁만으로는 존속이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땅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다. 진퇴양난이다. 애틀랜타 소재 So-Good 뷰티 소매점을 운영하는 원용방 사장과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편집자주]

가게들과 똑같은 상품을 가지고 가격 경쟁하지 않는다. 헤어상품도 백인/히스패닉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도 취급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원용방 사장

기자 오래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해 온 것으로 안다. 어떻게 했나?
원사장 우리 업계는 치열하게 가격경쟁을 하면서 여기에 이르렀다. 지난 30년 업계 발전사를 보면 선두주자들인 한인들이 이 업계에 진입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고객들을 더 많이 끌어들였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동시에 엄청난 수요를 창출해 냈다. 가난한 이웃 고객들에게 싼값으로 상품을 공급했었기에 상품의 수요가 폭발했다. 이것이 오늘의 뷰티서플라이 시장을 만들어낸 주요 동인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이제 시장은 급격히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어느 시장을 인위적으로 주도할 수도 없고, 그런 개념으로는 제2의 도약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도를 통해서 지금의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히스패닉과 백인 고객들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노력했다. 현재 흑인 뷰티서플라이 시장에서 한 단계 탈피하자는 것이었다. 웨딩드레스와 파티용 의류를 취급하게 된 동기였다.

기자 많은 투자비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
원사장 그렇다. 사실 암흑에서 시작했다. 엄청난 시행착오도 겪었다. 모든 비즈니스가 마찬가지다. 최소한 3년은 투자해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질이 좋은 웨딩드레스와 파티복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히스패닉계 고객은 물론 중상층 흑인, 백인들도 고객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들 새 고객층을 위해 다른 고가(高價)의 뷰티서플라이 제품들도 취급할 수 있게 되었다.

기자 성공한 것인가?
원사장 난 다른 이웃 일반 뷰티서플라이 가게들과 똑같은 상품을 가지고 가격 경쟁하지 않는다. 헤어상품도 백인/히스패닉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들도 취급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기자 결국은 상품의 차별화, 고객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히 투자한 것 같은데, 보통 뷰티서플라이업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원사장 우리 뷰티사업이 이제는 늘 같은 상품으로 가격경쟁만 하며 성공을 바라는 시대는 지났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 주위를 보면, 엄청난 규모의 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사이즈를 키우고, 가게 숫자 늘리면 경쟁에서 이길 수는 있겠지만, 이윤이 적은 장사는 그렇게 해보았자, 크게 성공할 수 없다고 믿는다. 물론 그분들 나름대로 규모의 비즈니스를 통해서 경쟁의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인데,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스토어를 사이즈와 숫자만 늘리는 투자보다는, 그런 투자가 가능하다면 다른 인종의 고객들 특히 히스패닉 및 중산층 백인 고객들을 유치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는 것이 훨씬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유리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새로운 고객층으로 비즈니스 방향을 틀어가는 분들이 많아지면, 서로가 더 유리해지고, 결국은 엄청난 새로운 비즈니스 물결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기자 동감이다. 원 사장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웨딩 및 파티복 사업 아이디어를 우리 업계와 나눌 수 있는가?
원사장 물론 가능하다. 우리 스토어를 둘러보기 위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다. 모두 부러워들 하신다. 우리식으로 운영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있다. 나는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얼마든지 도와드릴 수 있다. 다만 3년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시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열심히 비즈니스에 집중하면 성공할 수 있다.”라고….

“서로 발목 잡을 이유 없어, 자유경쟁 하되 약속의 도덕성은 지켜져야”

기자 자금, 장소, 상품이 중요한 것 같다. 원 사장도 최근 백인거주 지역에 뷰티스토어를 오픈하려다 건물계약 건으로 주춤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원사장 물론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 내 나이 70이다. 사업가로서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우리가 흑인 뷰티서플라이 사업을 성공시켰듯이, 이제 백인고객들을 상대로도 마지막으로 한번 성공해보고 싶다. 백인 쪽 사업은 또 다른 아이디어, 에너지 그리고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 세대의 일이라기보다는 차세대가 할 일이고 권하고 싶다. 나는 얼마 전 좋은 위치에 자리를 봐두었는데 아깝게 놓쳤다. 하지만 계속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다행히 내 아들이 관심을 두고 있고, 한번 해보겠다고 나섰다. 나의 아이디어와 자금, 그리고 아들의 젊음과 영어가 합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도 불모지에서 성공한 사람들 아닌가. 백인 쪽 뷰티사업은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나는 꼭 한번 해볼 것이다. 사실은 백인 쪽 뷰티사업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를 자주 둘러본 적이 있었다. 한인들이 아주 작은 규모지만 잘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를 얼마든지 큰 규모로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차세대들 가운데 그런 쪽으로 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다. 부모가 지원하면 가능할 것이다. 미래로 가야 한다. 새로운 제품들이 끊임없이 출현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뷰티생산품들은 이제 세계적이다. 아모레 제품이 이미 삼성의 휴대전화 판매량을 추월했다고 들었다. 중국에서 엄청 성공했다. 미국시장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새로운 곳으로 눈을 돌릴 때가 된 것이다. 좁은 시장에서 치고받고 남지도 않은 장사를 하기 위해 스트레스 받으며 살 필요가 없지 않나. 후발주자들이 가격 치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막아서도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들은 그렇게 이익이 거의 없는 가격장사를 해도 버틸 여력이 있으니 그렇게 할 것이다. 그걸 어떻게 막나? 내가 도망갈 수밖에 없지 않나?
원사장 동감이다. 가격경쟁이 싫어 도매상에게 집단으로 압력을 넣어 특정 업체에 상품공급을 중단토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 식으로 도매상들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된다. 가격경쟁이 싫고 어렵다면, 다른 법을 찾는 게 옳다. 어떻게 그걸 인위적으로 막겠는가? 나는 도매상과의 관계를 그렇게 하지 않는다. 도매 측이 나와의 약속을 지켜주지 않으면 아무리 그들의 상품이 좋아도 단호하게 거래 관계를 끊는다. 도매업체들이 한 둘인가? 사업은 사업적으로 어프로치를 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에도 지켜야 할 윤리라는 게 있다는 것이다. 약속은 약속이다. 언젠가 내가 불리해도 지키겠다는 것이 약속이 아닌가. 도소매상 간의 약속이 특히 그렇다. 공급자로서 고객에 대한 약속이 지킬 때 신뢰가 쌓이고, 미래로 갈 수 있다. 그것이 서류가 아니라 입으로 했어도 지켜야 한다. 상인에게 가장 중요한 약속의 도덕성이다. 약속을 무엇보다도 생명으로 여기는 상인들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풍토가 확립되면, 우리는 백인 쪽 사업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새로운 물결이 언젠가 힘차게 새롭게 이루어져 거대한 백인 시장에서도 주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기자 좋은 말씀 고맙다. 지금부터 방향을 새로 잡아가야 한다. 새로 진입하는 후발주자들과 가격경쟁을 하면서 피곤해하지 말고, 원사장과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시도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어 도전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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