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 고객이 제품을 훔치도록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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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계산대는 계산 대기시간을 줄여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반면 스토어에는 Cashier의 숫자를 줄여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무인계산대는 스토어와 고객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법을 잘 지키던 소비자들이 감시하는 사람이 없는 환경 속에 놓이면서 제품을 훔치도록 유도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인계산대에서의 제품도난 비율은 평균 제품도난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University of Leicester의 Adrian Beck 교수와 Matt Hopkins 교수는 무인계산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4개, 미국 2개, 벨기에 1개, 네덜란드 1개 등 총 6개 리테일러에서 쇼핑방문 약 1백만건과 이 방문에서 판매된 약 6백만개 제품을 세부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 제품 중 쇼핑객들이 무인계산대에서 스캔하지 않은 채 가져간 제품은 약 8만5천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도난된 제품은 매출액의 약 4%에 해당하며, 평균 제품도난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유럽 식료품점의 판매 이윤이 약 3%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인계산대는 이윤을 초과하는 수치이다. 미국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지난해 쇼핑객에 의한 제품 도난, 직원의 절도, 사기, 분실 등으로 리테일러들이 입은 손해는 $44 billion에 달했으며, 이 중 쇼핑객에 의한 제품 도난은 약 $17 billion로 약 40%를 차지했다.

무인계산대 시스템은 개인의 양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Cashier들이 계산하고 제품을 Bag에 담아 주는 대신에 쇼핑객들은 스스로 결재를 마무리해야 한다. Beck 교수와 Hopkins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Cashier가 사라짐으로 해서 쇼핑객들의 위험인식은 줄어들고 계산없이 제품을 가져가는 행위는 더 보편화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쇼핑객들은 감시자가 없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이쯤이야 하는 생각과 함께 계산없이 제품을 가져가는 상황에 손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또한, 무인계산대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제품을 스캔하다가 실패할 때의 좌절감은 쇼핑객들이 계산없이 제품을 들고 나가는 것을 정당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쇼핑객들은 자신들이 무인계산대에서 계산없이 제품을 가지고 나오는 이유로 비싼 제품 가격, 무인계산기의 기술적 결함, 기술적 기식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결과적으로 계산을 하려고 했지만 다른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계산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제품을 들고 나왔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이 두 교수의 연구는 무인계산대가 실제로 제품절도를 유도하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쇼핑객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무인판매 기술은 앞으로도 사용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인계산대를 설치했다가 사용자 부족이나 제품 도난율이 높다는 이유로 이미 사용을 중단한 리테일러도 있다. 이제 리테일러들은 Cashier 감소 및 고객편의로 인한 이윤과 도난으로 인한 손실을 서로 비교하면서 무인계산대의 문제점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계산하는 쇼핑객 각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스크린 설치, 쇼핑객 쇼핑품목 수시 확인, 스캔하지 않은 제품이 있을시 알람을 울리게 하는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법들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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