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프로의 ‘성실’(誠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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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시대, 모두가 힘들게 버텨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피난 온 둘째 딸 아이 식구들과 함께 생활한 지가 벌써 석달째가 되었네요. 다행히 16개월짜리 손주녀석의 재롱이 큰 위로가 되었고, 동네 골프장이 내내 오픈되어 그나마 숨을 쉴 수가 있었답니다. 그리고 공부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요즘은 유투브란 게 있어 뭐든 배울 수 있지요. 좋은 강연, 음악, 재미있는 얘기들이 무궁무진하고, 잘만 선택하면 자기 교육에 그만한 도구도 없습니다.

최근 접한 유투브 중, 최경주 골프선수의 얘기가 내내 감명으로 남아 있습니다. 8번의 PGA 우승, 세계 랭킹 5위까지 오를 정도로 성공한 그의 뒷얘기는 한 마디로 성실(誠實)이었습니다. 그는 연습샷만 약 70억번, 그 가운데 벙크샷을 37억번 했다네요. 하지만 지금도 시합에 나가면 미스샷이 나오고, 혹시나 벙커샷을 잘못 할까 봐 마음을 졸인다고 합니다.

세계를 제패한 선수로서 목에 힘을 줄만도 한데, 그는 놀랍게도 자신의 재능이나 성공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오로지 연습, 연습, 연습이 프로를 만들고, 그런 연습이 오늘의 자기를 세웠다고 얘기합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세계적인 대선수 비제이 싱의 연습장면을 보고 자기도 따라서 했다는 얘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연습벌레로 알려진 비제이가 매일 아침 9시에 연습을 시작,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끝을 맺더랍니다. 그래서 자기는 그보다 30분 먼저 시작하고, 30분 후에 끝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하루 9천개씩 샷을 날리는 연습을 일주일 계속하자, 결국 앓아눕게 되더라네요. 몸을 회복하고 나서, 다시 골프채를 잡았을 때 기적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골프샷에서 가장 중요한 “힘을 빼고 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거지요. ‘힘을 빼고 친다’는 것은 단지 머릿속으로 양팔과 몸에서 힘을 빼고 샷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 즉 샷을 할 때 쓸데없이 가해지는 근육의 독(힘)을 몸이 탈진될 때까지 휘두르는 연습으로 완전히 빼게 되면, 순수한 골프샷 근육만 남게 되고, 비로소 아주 가벼운 간결한 샷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교과서나 유명한 코치를 통해서가 아니라 늘 이런 식으로 자기가 직접 연습하고 경험하여 기술을 터득했다는 겁니다.

골프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은 무슨 얘긴가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빈농 집안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경주는 자기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한 성실한 삶을 살았다는 것, 그러한 성실이 성공의 키였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성실한 삶의 가치를 모르는 누가 모르겠습니까. 다만 ‘성실’(誠實)이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중용(中庸)의 지혜를 빌리면, “성(誠)은 천리본연(天理本然)의 길이며, 성(誠)을 몸에 얻으려고 노력함은 반드시 사람이 해야 할 길이다.”고 말합니다. 성(誠)은 정성을 다한다는 말인데, 한 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실은 하늘에 이르는 길이다”는 서양 속담도 있습니다.

모든 스포츠가 완벽한 플레이가 어려운 것처럼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비로소 진실한 삶이 되고, 아름다운 역사가 되려면 생각이나 지혜가 실제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끊임없이 육화(肉化)되어야 한다는 거죠. 세상에는 수없는 삶의 지혜가 깔려있지 않습니까. 요즈음 친구들이 매일 매일 카톡으로 전해주는 멋진 말들, 그런 게 삶의 지혜인 것은 맞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런 지혜가 부족해서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성실(誠實), 즉 어떤 일이든 온 힘을 다하는 노력이 부족한 거지요. 성실하면 최경주 프로처럼 지혜도 생기는 거고, 성실치 못하면 그런 지혜가 생길 리 없을 겁니다.

우리 업계에서 소매업으로 크게 성공한 아주 성실한 친구가 있어요. 그는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왔지요. 그는 최근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했습니다. 역시 그다웠습니다.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가게들을 모두 수리 정돈하는 등 그가 직접 나서서 오히려 더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힘든 시기도 다 지나갈 거고,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 “인간이 갖는 가장 고상함은 성실함이다.” 최경주 프로가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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