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태를 목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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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회도 참여할 겸 한국을 다녀왔다. 방문 기간 동안 할로 윈데이 압사사건이 발생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오늘날 지 구촌에서 한국만큼 역동적인 사회도 드물다. 미국에서 어린이 들이 사탕을 픽업하며 즐기는 홀리데이가 한국에서는 젊은이 들의 클럽 축제의 날이었으니 말이다.

그날 우리(BBKWA 뷰티여성경영인협 멤버들)은 강원도를 여행중 이었다. 울긋불긋 최고조에 달한 아름다운 가을 산을 즐기던 우리는 슬픈 소식을 전해듣고 아연실색,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선진사회로 가는 길목마다 겪어야 하는 고통일 수 있지만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은 누가 대신할 것인가.

안전 문제는 아직도 한국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보인다. 날마다 달라지고 발전하는 나라, 그만큼 공적 영역의 삶이 커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높은 수준의 공공의식이 따라 주어야 할텐데, 안전 문제 역시 이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속도로가 하나의 예다. 자동차의 나라가 된 한국은 도로망은 아주 잘 되어 있지만, 경찰의 단속이 지나치게 과한편이다. 고속도로 상의 차량 단속 CCTV가 거의 100미터마다 설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네비게이션의 교통단속 경고가 귀가 따가 울 정도로 극성인 이유다. 이는 운전자들의 준법의 자율화가 그만큼 낮다는 걸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공권력이 시민들에게 준법을 강요 해야만 공공질서가 유지 될 수 있는 나라는 경찰국가에 해당한다. 준법의 자율화의 정 도가 결국 시민의 자유의 폭을 결정하는 것이라면 미안하지 만한 국인들은 아직도 자유를 만끽 할 준비가 덜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 같아 보인지만, 시민들의 공공의식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 들었다.

공중도덕과 준법의 자율화가 바로 그 키다. CCTV가 있건 없건 경 찰이 통제하든 않든 STOP싸인을 준수하는 준법의 자율화, 공중에서는 큰소리를 내지 않는 공중 도덕의 준수, 상대의 몸은 허락없이 터치해서는 안되는 프라이버시 문화정착…같은것들이그기 본이다.

준법의 자율화는 특히 정치권에서 모범적으로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정치권이 선진 법치 국가의 길을 막고 있어 보인다. 권력자들 일수록 법을 우습게 여기고 정치적 힘으로서 자신의 잘못을 해결 하려하는 것 같아 보이니 말이다. 요즈음 예전보다 더 검찰국가, 경찰국가의 이미지가 강해지는 이유는 이들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IT강국, 경제 대국 대한민국은 자랑스런 나라를 만든 건 사실이다. 우리가 둘러본 설악산, 강릉, 삼척… 가는 곳마다 구경거리들로 꽉 차있었다. 그리고 너무도 잘 만들어 놓았다. 최고시설을 갖춘 호텔, 맛있는 레스토랑들이 즐비했다. 이를 즐기는 시민들은 어디를 가나 북적거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런 즐김 만큼 지불해야하는 것 이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그것이 곧 공공질서의 의식이다.

우리는 계속 우울한 마음을 안고, 동해안을 따라 한상대회가 열리 는 울산으로 내려왔다. 울산 역시 몰라보게 달라졌다. 부산과 다름 없는 큰 도시를 이루고 있었다.

선진한국, 이제는 의식의 선진화만 남아있다. 시민들이 공중도덕에 관한 높은의식을 스스로 강화하고, 준법의 자율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이 검찰이나 경찰의 통제와 무관한 자율/자유 사회를 만들어 낼때에 비로소 선진 한국을 자부 할 수 있을거라는생각이 들었다. 그건 오직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달린 문제다.

이태원 사태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들과 슬픔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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