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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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9%(연율)를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GDP 감소폭은 미국 정부가 1947년에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크며 분기별 최악의 기록이었던 1958년 -10%의 3배 이상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1분기의 GDP 성장률은 -5.0% 기록했었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타격을 주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초기 경제회복에 위협이 되면서 2분기 경제 성장률이 대공황 이후 최악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앞서 로이터통신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4.1%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적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달러의 경기부양 패키지가 없었다면 성장률 감소폭이 더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29일 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들이 다시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면서 경제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34.6% 감소했으며 기업 투자는 27%, 주택 건설 투자는 38.7% 줄었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 미국 경제가 가장 급락하고 그 이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중단, 주당 600달러를 추가 지급했던 실업수당 만료 등이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코로나19 통제 실패로 소득이 떨어지고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더블딥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앞서 발표된 블룸버그 보고서에 의하면 6월 미 리테일 판매 통계는 5월 대비 7.5% 증가해 5월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큰 성장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를 입은 리테일 업계에 한 줄기 희망이 보이지만 아직도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6월 리테일 판매량은 5천2백43억 달러로 증가해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 이전 수준으로 다시 복귀하는 추세다.

리테일 회복세, 하지만 과연?

리테일 전문가들은 이는 최근 대부분 주에서 셧다운 행정명령이 풀린 뒤 그동안 얼었던 소비심리가 반등한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요 리테일 품목 13가지 중 10개 품목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의류(105%), 전자제품 및 가전(37%), 가구(32%), 운동용품(27%) 등 품목의 경우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테일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동안 지출을 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큰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 건축자재 등 고가 품목의 경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경기부양 지원금 등이 지급되자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소비자들은 부동산, 자동차 등 고비용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에 낀 먹구름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Oxford Economics의 Lydia Boussour와 Gregory Daco는 “[리오픈과 함께] 예견했던 소비 반동이 목격되고 있으며 리테일 판매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고 있다. 이번 통계는 두려움 없는 소비자들이 과감하게 소비활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아직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리오픈과 동시에 발생한 신규 확진자들이 소비자들의 염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다시 음식점에서 Dine-in을 금지했으며 실내 유흥시설들도 임시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플로리다와 켄터키를 포함해 제2의 코로나 확진을 경험하는 주들은 다시 셧다운을 고려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다시 3-4월의 리테일 셧다운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피해는 이미 시작됐으며 그 여파도 곧 피부로 와닿을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50개 주 전체에 걸쳐 구인광고 수가 대폭 줄었으며 실업률은 11%를 웃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연방정부에서 경기부양책으로 제공하는 추가 실직수당이 끊김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심리는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낮은 금리와 경기부양책 등을 힘입어 부동산 매매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세입자들은 월세를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Apartment List에서 발표한 보고에 의하면 7월에 월세를 완납하지 못한 세입자가 36%에 달했다.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도 30%가 모기지를 완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결국 다시 소비심리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는 어느 쪽으로?

많은 전문가는 앞으로 뉴노멀, 또는 새로운 현실(New Reality)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기존에 있던 리테일, 마케팅, 유통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특히 셧다운과 자택근무, 언택트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겪은 소비자와 기업들은 이제 이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시도와 도전들이 있을 거란 중론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판데믹이 처음 화두에 오를 때 관심사는 “어떻게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까?” 였다. 하지만 이 질문은 이제 “앞으로 변화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로 바뀌었다. 반응(Reaction)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서, 어떻게 버티는지(Resilience), 그리고 어떻게 적응(Adapt)할 지로 목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지속되는 동안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와 중장기적으로는 변화하는 소비자, 유통 패러다임에 대응해야 한다.

특히 미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인 CARES ACT가 7월 31일부로 끝나고 나서가 문제다. 2차 경기부양책인 HEROES ACT가 검토되고 있지만 1차 경기부양책의 시행착오를 통해 집행 기관들이 2차 경기부양책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심폐소생술에 비견될 수 있는 경기부양책이 과연 표면적인 지표 개선에만 머무를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경제를 다시 소생시킬 수 있을지 유심히 관찰하고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태도 또한 세밀하게 이해해야 변화에 대비할 수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기존 리테일이 향하던 방향 중 e-commerce, 디지털 소비의 수용이 급격하게 가속화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언택트” 문화가 이런 변화를 촉진할 것. 또한 그 외에 “브랜드 신뢰”의 문제도 있다. 불안감과 불투명한 미래 가운데 소비자들은 확신을 주는 브랜드와 판매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

닥칠 폭풍에 대비하자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다고 해도 이쪽에서 준비하는 노력이 없다면 들어오는 파도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은 내부적으로 피해나 어려운 상황을 버틸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 가운데 외부 요인들이 어떻게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이에 대처할 수 있게끔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일 유통/판매 채널을 고수하기보다는 최소한의 투자를 하고도 다양한 판매 루트를 발굴하는 노력도 비즈니스의 내구성을 기르는 방법이다.

앞으로 리테일 업계의 큰 흐름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여파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과 업계의 반응 그리고 경제, 사회, 정치 실황을 유심히 관찰하며 발 빠르게 비즈니스 전략을 상황에 맞추어 세울 수 있게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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