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기대와 걱정은? 뷰티서플라이 스토어 앙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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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정신없던 2019년은 지나가고 2020년 새해가 밝았다. 뷰티타임즈는 새해특집으로 독자 대상 심층 설문조사를 했다. 주요 도시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경영인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진행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온라인 뷰티서플라이의 성장세, 헤어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 그리고 생산업체들의 미국 진출 등 2019년에 불거진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은 어떻게 느끼고 체감하고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편집자주]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힘들다”는 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1점(전혀 동의 안함)과 10점(전적으로 동의함) 사이 점수로 응답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5점 이하로 응답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으며 전체 응답 평균은 8점으로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힘들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읽기 쉽게 풀었다.

 

한인 독점구조 깨졌다?
흑인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을 주목하라
한인들이 꽉 잡고 있던 뷰티서플라이 업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아랍계의 진출이 두두러진 가운데 최근 흑인 경영인들의 진출 또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는 이제는 한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랍계 경영인들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은 뷰티서플라이 초창기의 한인 경영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언급이 많았다.

아랍계는 식구들이 모두 심기일전해 스토어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다. 또한, 소비자들이 느끼는 한인 스토어의 약점 중 하나인 불친절한 서비스를 공략해 주 고객층인 흑인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다가간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통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물론 아랍계 내에서도 경쟁에 대한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그들 역시 한인 뷰티업계가 느끼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

최근에는 지금까지 경쟁으로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던 흑인 소유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가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인터뷰에 응한 동남부 경영인은 “Black Owned”, 즉 흑인들이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스토어가 주변에 늘고 있다며 이런 스토어들의 강점은 바로 흑인들이 ”자기(흑인)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고자“하는 점을 통해 강한 결속력을 다진다는 것이고 분석했다. 그들은 스토어 뿐만 아니라 흑인 뷰티션들 중심으로 뷰티살롱에서 자신만의 헤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거나 Mayvenn과 같은 스타트업이 업계에서 주목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서부 A 사장
 “온라인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느낍니다. 요즘 중국에서도 직접 헤어를 판매하는데 가격이 터무니없더라고요. 소비자들도 이런 가격에 맛이 들면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로 방문을 할지 의문입니다. 요즘엔 아마존, 이베이 같은 곳에서도 많이 헤어를 판매하더군요.”

온라인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도 힘들다?
그래도 온라인 판매는 위협적
많은 뷰티서플라이 업주들이 온라인 쇼핑의 증가를 가장 큰 위협요소로 진단했다. 이유인즉 온라인에 가면 다양한 제품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것. 소비자들도 가격 비교를 한 후에 더 저렴한 제품을 찾아 온라인으로 구매처를 옮긴다. 온라인 업체들도 기를 쓰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리턴, 환불 등 애프터 서비스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 직접 판매하는 경우가 급격하고 늘고 있어 업주들에게는 큰 위협요소가 되었다.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에 저렴한 가격으로 헤어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놀랍게도 중국에서 발송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운송료가 거의 붙지 않거나 심지어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또한, 중국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2-3개월 뒤에 배송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중국의 항공 운송 시스템은 크나큰 발전을 이루어냈으며, 최근에는 1주일 이내에 중국에서 보낸 제품을 받고 있다. 이렇듯 많은 스토어 운영자들이 온라인 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동부 지역 B 사장
 “최근 주변에 아랍 상인들이 많이 비즈니스를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스토어를 열어서 영업하고 항상 열심인 모습입니다. 온 식구가 서로 도우며 운영을 하니 불황에도 견뎌내는 모양입니다. 이들과 경쟁을 하려니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동부 C 사장
 “[현재] 저희 내외가 직접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최대한 아끼면 거기서 나오는 이익으로 스토어를 운영하고 저희도 살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은 이렇게 긴축 운영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나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도 손님들한테 잘해주다 보니 다시 돌아오는 분들도 종종 보입니다.”

재고, 인건비를 줄여라?
불경기엔 알뜰한 스토어 운영이 답
경기 침체를 이기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많은 경영인이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고 응답했다. 또한, 대부분 인건비를 가장 단기간 내에 줄일 수 있는 비용으로 보고 오너가 직접 스토어에서 일하거나 잉여 직원을 정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도시 외곽의 소규모 스토어는 대체로 경영인들이 직접 스토어에 상주하며 운영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 고객이 많이 찾아오지 않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이익을 내기보다는 현상 유지를 하기 위해 긴축 운영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경영인도 있었다. 바로 고객과 직접 대면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고객들이 경험하는 서비스 품질이 높아졌다는 것. 좋은 매니저와 직원들을 만나 자기 일처럼 스토어를 돌보는 예도 있지만 많은 경우 아무래도 사장이 직접 스토어를 돌보는 것과는 서비스 품질 면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런 긴축 경영을 통해 일종의 “선방”을 하는 스토어들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부 D 사장
 “최근 몇 달 전에는 총 판매의 50%가 잡화였던 적이 있습니다. 케미칼과 헤어 판매가 부진하면서 아이래쉬, 메이크업 등을 많이 가져놓았더니 생각보다 잘 팔리더군요. 특히 1-2불짜리 작은 악세사리는 큰 고민없이 계산대에 척척 놓습니다.”

헤어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변했다?
헤어 판매 눈에 띄에 줄고 그만큼 잡화 판매 늘어
인터뷰에 응한 대부분의 스토어 경영인들은 흑인 소비자들의 헤어 소비문화가 많이 변했다고 전했다. 특히 10여 년 전 휴먼 헤어 붐이 일어났을 때와 비교했을 때 휴먼 헤어 제품의 판매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부 응답자들은 이런 휴먼 헤어 붐이 일종의 이벤트였으며, 이제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내추럴 제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났으며, 여기에 더해 헤어 품질에 대한 요구 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눈에 띄게 줄어든 헤어 판매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케미컬의 영업손실을 막기 위해 대부분 스토어 업주들은 잡화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특히 저가의 립글로스, 아이 메이크업, 아이래쉬 등 저렴한 코즈메틱류의 제품들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해 부담 없이 고를 수 있는 제품들을 계산대 앞에 두면 소비자들이 큰 고민 없이 구매한다는 것. 이외에도 작은 피어싱 제품과 같은 액세서리나 가방류, 모자 등 다양한 잡화들을 판매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남부 E 사장
 “처음에 전산화를 도입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이 비용 때문에 결국 스토어를 닫는 경우도 봤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어서 전산화는 필수라고 생각이 듭니다.”

스토어 전산화와 체험을 늘려야?
시대의 변화를 읽는 리테일로 진화해야
뷰티서플라이 업계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새롭게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시장을 개척한 1세대 경영인들이 은퇴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세대교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다. 특히 자주 언급된 사항이 바로 체험형 리테일과 시스템의 전산화였다.

최신 POS 시스템과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는 스토어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난 상태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스토어 경영인들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것도 하나의 특이점이었다. 또한, 이 스토어들은 대부분 스토어를 처음 열었던 세대가 아닌 1세대에게서 인수한 자녀들이나 차세대 사업가 혹은 1세대 오너들 아래서 오랫동안 매니저로 업무를 맡았던 사람들이었다. 스토어의 전산화는 더 많은 마케팅 활동과 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 쿠폰 발행이나, 이메일 전단지 배포 등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시도하고 있었다. 최근에 주류 유통업체의 가장 큰 화두인 체험형 리테일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체험형 스토어는 재고를 최대한 줄이고 고객 체험 위주로 제품을 전시해서 사용해볼 수 있는 차세대 스토어를 일컫는다. 이런 시도를 해본 소수의 경영인에 의하면 고객 만족이나 고객 참여도는 확실하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고객 만족이 실질적인 매상으로 직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즉 현재 스토어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인 <스토어의 쇼루밍화(스토어에서 체험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현상)>이 가속화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독점 브랜드, Exclusive Brand>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G 협회장
 “지난 한해 브레이드 제품과 가발이 활성화 된 한해 였습니다. 그리고 온라인과 체임화된 대형 스토어들과의 힘겨운 싸움이 이어지고 있으나, 협회 입장에서는 나름 의미 있던 한해 였습니다.”

H 협회장
 “동부 지역은 기족 스토어 인근에 대형 신규매장이 들어서는 등 ‘근접 침투’ 문제가 어느 해 보다 심했습니다. 협회가 이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습니다. 새해에는 협회가 소상공인을 대표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역량을 키워나갈 방침입니다.”

진화하는 지역 뷰티협회?
공동구매 활성화 등 협회원 이익에 중점
이번 앙케이트 조사에 나타난 특이점 중 하나는 지역협회의 역할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공동구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거나 이미 공동구매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 협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협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마케팅 전략 등을 개발해 협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한 협회도 있었다.

미주 조지아 협회(UGBSA, 김은호 회장)는 컨테이너 출입이 가능한 창고형 사무실로의 이전을 통해 공동구매의 규모를 증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협회원들의 경쟁력 재고와 새로운 마케팅 전략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욕협회 (윤덕민 회장) 역시 공동구매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POS 시스템을 활성화 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데이터베이스를 하나로 통합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30여개의 스토어가 참여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참여 스토어 수를 늘려갈 방침이다.

그 외에 협회원들에게 이익이 돌아 갈 수 있는 사업으로 차세대 위원회를 구성해 활동 중이며, 장기적으로 POS 시스템을 완료되면 2세 경영인들의 참여도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3월부터 시행되는 플라스틱 쇼핑맥 사용 금지에 맞춰 에코팩 판매를 추진 중이다.

뷰티서플라이 업계 전망 밝아?
도전자에 맞선 서비스와 제품개발
이번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많은 뷰티서플라이 스토어 경영인들이 어떠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 통감한 기회였다. 사장 내외 둘이서 운영하는 조그만 스토어부터 많은 직원을 고용해 체인스토어를 운영하는 업주까지 다양한 입장들이 있었으며, 각자 상황에 따른 고민거리와 문제점이 있었다.

대부분 경영인은 뷰티서플라이 업계가 어렵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이런 어려운 환경 가운데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업주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한인 이외의 아랍계나 흑인계 경영인들은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가 여전히 매력적이고 유망한 분야라고 주장했다.

애틀랜타 지역에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를 준비 중이라는 한 흑인 예비 경영인은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는 매우 유망하고 전망이 좋은 비즈니스”라고 말하고 “주변의 흑인계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도전하게 되었다”며 기존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와는 다른 서비스와 제품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듯 뷰티서플라이 업계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많은 도전자가 다양한 모습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치열한 경쟁 가운데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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