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개 샘플로 업계를 흔들다? 브레이딩 헤어 실험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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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조사로 낙인찍힌 브레이딩 헤어, 업계는 억울하다”

관세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한 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Consumer Report 자료를 인용한 ABC 필라델피아 방송의 보도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해당 보도는 합성섬유 브레이딩 헤어 제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업계는 이 보도가 소비자 불안 심리를 자극해, 이미 위축된 시장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뷰티타임즈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 보도의 핵심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의 분석을 추가로 취합하고, 해당 영상 자료를 직접 번역・검토하였다. 그 결과, 해당 조사는 방법론적으로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으며, 보도된 내용 또한 과학적 근거에 있어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납 검출’ 쇼크? 기준도 엉망, 메시지도 혼란

TikTok에서 45만 5천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화장품 화학자 자본 포드(Javon Ford, @javonford16)는 자신의 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등장한 수치는 실제로 캘리포니아주가 설정한 최대 허용 기준을 초과한 수치였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그 기준이 실제 사용 환경에 적합한가라는 것이다.

화장품 독성학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해당 수치는 음용수를 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 즉 입으로 섭취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브레이딩 헤어는 피부에 닿는 제품이지, 먹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적용 방식도 달라야 한다.”

이 실험을 진행한 측은 해당 기준이 타당한지 직접 기관에 이메일로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다: “브레이딩 후 손에 묻은 물질이 음식과 함께 입으로 들어갈 수 있고, 아이들이 머리카락을 입에 넣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가능성으로 존재할 수는 있지만, 이는 우발적인 상황일 뿐, 제품의 일반적 사용 방식은 아니다. 조사자 역시 영상에서 “납 기준을 이런 방식으로 적용하는 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납 외에도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검출되었지만, 실제 검출된 수치는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의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아세톤 역시 끓는 물에 브레이드를 삶을 때 소량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일부 사용자, 특히 호흡기 민감자를 위한 주의가 필요한 수준일 뿐, 일반적인 위험으로 보기 어렵다.

더불어 아이러니한 사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립스틱에는 5ppm까지 납이 허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2ppm만 넘어도 위험하다는 식의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같은 성분에 서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소비자는 어떤 기준을 믿어야 할까?

이 틱톡영상에 댓글창에 흑인들의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브레이딩 헤어는 단순한 미용 제품이 아니라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중요한 요소라는 의견이 많았다. 핵심은 수치 자체보다 그것이 누구에 의해, 어떤 기준과 맥락에서 측정되고 해석됐는가에 있다는 지적이다.

“실험이라기엔··· 너무 가벼웠다” 브레이딩 헤어 유해성 논란의 허점

185,200개의 ‘좋아요’와 2,868개의 댓글이 달린 TikTok 영상. Scisaac(@scisaac1)은 영상에서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이건 실험이 아니라 단순한 테스트일 뿐이라는 것.”

이번에 공개된 테스트는 총 10종의 브레이딩 헤어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브랜드로는 Darling, Debut, Sensationnel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문제는 각 제품이 단 2개씩만 샘플링되었고, 통계적 분석도, 과학적 검증도 없는 상태에서 결과가 해석되었다는 점이다.

 “제품당 2개의 표본은 통계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수준”이라며, “이 정도 데이터는 논문은커녕 실험이라 부르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미비한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건강상 위험성을 경고하고, 제품 사용 간격까지 권장한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불완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식적인 건강 경고에 가까운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다. 일부 영상에서는“제품 설치 간격을 늘리라”는 식의 조언까지 등장했다. 과학적 근거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나오는 이런 메시지들은 소비자 보호라기보다 불안 조장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실험을 진행한 측은 일부 브랜드 측에 문의를 시도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은 응답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그 실험 내용을 보면 브랜드 입장에서도 굳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

지 않았을 것”이라며, 실험의 신뢰 부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수치로 말하는 진실” – 미셸 웡 박사, Consumer Reports 헤어 연구의 과장된 결론 비판

화학 분야 PhD를 보유한 미셸 웡 박사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화장품 화학자로, 2011년 설립한 Lab Muffin Beauty Science를 통해 미용 제품의 과학적 원리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녀는 “독성학에서는 ‘용량이 독을 만든다’는 기본 원칙이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며 “단순히 유해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실제 위험성을 판단할 수 없어요”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우리 몸에는 약 90마이크로그램의 방사성 우라늄이 자연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양이 너무 적어 건강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는 예시를 들어 미량 검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웡 박사는 Consumer Reports 연구에서 검출된 벤젠의 실제 위험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했다. 0.5kg의 합성 헤어에서 최대 9마이크로그램의 벤젠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도시 거주자가 하루에 흡입하는 60마이크로그램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4주간 브레이드를 착용했을 때 일일 평균 노출량은 0.32마이크로그램으로, 이는 일상적 노출량의 1/187에 불과하다.

“가스레인지로 요리할 때 발생하는 벤젠(100마이크로그램)이나 5분간 주유할 때 흡입하는 벤젠(110마이크로그램)보다도 훨씬 적은 양입니다,” 웡 박사는 일상에서 노출되는 벤젠의 양과 비교해 설명했다.

메틸렌 클로라이드(다이클로로메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웡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0.5kg 헤어에서 검출된 27마이크로그램은 한 방울의 약 1/2500에 해당하는 극미량이다. 이는 호주 작업장 안전 지침에서 허용하는 일일 노출량(1.74백만 마이크로그램)의 약 1/60,000 수준이다.

웡 박사는 Consumer Reports의 연구 결과 발표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것은 마치 포식자를 찾는 연구에서 ‘무력한 작은 상어’를 발견했지만, 이를 공포의 대상으로 과장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 사이 진짜 위험인 ‘곰들’은 간과되고 있어요.”

그는 브레이딩 헤어를 시술하는 전문가들에 대한 위험성 분석도 진행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브레이더가 매일10파운드의 헤어를 10분간 끓이는 경우 발생하는 벤젠은 81마이크로그램이며, 이 양에 78년간 매일 노출된다 해도 암 발생 위험 증가는 10만 명당 3명 수준으로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흑인 여성들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적으로 과학 연구는 백인 남성에서 멀어질수록 데이터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웡 박사는 연구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연구 결과가 정직하고 투명하게 제시되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셸 웡 박사의 이번 분석은 소비자의 불안을 조장하기보다 과학적 근거와 실제 위험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비자는 정확한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정보 제공자는 과학적 정밀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는 유용한 경고가 아닌 불안을 조장하는 도구로 전락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실험과 연구는 필수적이지만, 그 토대가 부실하다면 오히려 소비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지금 실험 자체보다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할 것은 바로 그 실험을 설계한 방식이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납이 아니라, 어쩌면 설계였을지도 모른다.


Shaking Up the Industry with Just 2 Samples? The Loopholes in Braiding Hair Experiments

“Braided Hair Stigmatized by Incomplete Investigations, Industry Says”

A recent ABC Philadelphia broadcast citing Consumer Reports’ study on synthetic braiding hair products has created significant concern in the beauty industry. The report, claiming these products may cause cancer, has rapidly spread through online communities and social media, adding uncertainty to a market already affected by tariff increases and economic downturn.

Beauty Times has gathered analyses from relevant experts and reviewed the broadcast materials to examine the study’s methodology and scientific basis.

Standards Questioned

Cosmetic chemist Javon Ford, who has over 455,000 TikTok followers, noted that while some measurements exceeded California’s maximum allowable limits, these standards may not be appropriate for the product’s actual use. A toxicology expert pointed out that the standards were based on oral consumption metrics: “These values are set for drinking water—for ingestion. Braiding hair contacts skin, not meant to be eaten.”

When researchers contacted authorities about the appropriateness of these standards, the response indicated potential for hand-to-mouth transfer or children putting hair in their mouths—scenarios possible but not representing typical product use.

The study also detected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 but at levels significantly below OSHA standards. Acetone emissions when boiling braids in water were noted as potentially concerning only for those with respiratory sensitivities.

One inconsistency highlighted by experts: lipstick permits lead content up to 5ppm, while this study flagged braiding hair products as dangerous at just 2ppm.

Limited Sampling Criticized

Content creator Scisaac, whose TikTok video on the topic garnered 185,200 likes, emphasized: “This is not an experiment, just a simple test.” The evaluation examined 10 types of braiding hair products from brands including Darling, Debut, and Sensationnel.

Critics point out that each product was represented by only two samples, with no statistical analysis or scientific validation. “Two samples per product is statistically meaningless,” one expert noted, adding that “this data wouldn’t qualify for publication, let alone be called an experiment.”

Dr. Michelle Wong’s Analysis

Dr. Michelle Wong, PhD chemist and founder of Lab Muffin Beauty Science, analyzed the actual quantities of chemicals detected. The maximum benzene found in 0.5kg of synthetic hair was 9 micrograms—significantly less than the 60 micrograms city residents inhale daily. When spread over four weeks of wear, daily exposure averages 0.32 micrograms, just 1/187 of typical daily exposure.

For methylene chloride, Wong calculated that the 27 micrograms detected represents approximately 1/60,000 of Australia’s workplace safety guideline for daily exposure.

“Research on products used by Black women is very important,” Wong acknowledged. “Historically, scientific research has lacked data the further away we get from white males.” However, she warned that presenting results without proper scientific context could do more harm than good.

Industry representatives note that many brands did not respond to the researchers’ inquiries, likely due to questions about the study’s reliability. Experts continue to emphasize that consumers deserve accurate information based on rigorous scientific stand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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