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아마존의 빠른 배송 방식을 뛰어 넘는 획기적인 배송 시스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직원이 퇴근길에 온라인 주문 상품을 직접 고객에게 배송하는 이른바 “직원 퇴근 배송제”이다. 아마존과 달리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특성인 인적자원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월마트 대변인 Ravi Jariwala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월마트의 이번 조치는 미 전역에 4만7,000여개의 매장과 직원 수만 100만 명 이상 보유하고 미국 전체 인구의 약 90%가 월마트 매장에서 직경 10마일(16㎞)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집계를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직원들의 퇴근시간을 활용해 배송 서비스에 나설 것”이라며 “직원들 각자의 통근 경로와 겹치는 배송지의 물품들을 근무 교대 시간에 맞춰 본인들의 차량으로 배달하게 된다.”고 전했다. 주문 당일 바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월마트 지난 4월부터 아칸소 및 뉴저지의 매장 3곳에서 직원 퇴근 배송제를 시험 운영 중이다. 직원들의 배송 수당등 비용이 결정 되는대로 미 전역으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우버가 택시를 소유하지 않고 택시 영업을 하는 것처럼 월마트는 배송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직원들을 활용해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인 것이다.
퇴근 배송제는 모든 직원들이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배송 시스템에 동의한 직원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월마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추가 근무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월마트의 막대한 배송 비용과 자원을 절감하고 고객에게 신속한 배송을 약속하는 동시에 직원들에게는 부수입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윈윈(win-win)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왜 월마트는 이러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꺼내 들었을까? 바로 전자상거래의 최강자인 아마존을 추월하기 위함이다. 이미 온라인 사장을 점령하고 있는 아마존과 가격 경쟁을 위해 무려 3.5조원에 Jet.com을 인수하는 등 온라인 사업 확장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월마트는 현재 무료 이틀 배송과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주문 후 매장 내 픽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퇴근길 배송제도 역시 온라인 시장에서 배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일환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월마트는 빠른 배송을 앞세운 아마존에 맞서는 경쟁력을 가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아이디어를 낸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총괄 최고경영자(CEO) 마크 로어는 “회사 직원들이 매일 오고 가는 모든 경로를 그려봤다”며 “이번 신규 배송은 앞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교통비용 전액, 유류 관련 비용, 자동차 감가상각비, 사고 처리 비용, 주차위반 단속 비용 및 주차비 등 잠재적인 문제를 보상하지 않으면 남용 문제가 생길 것 이라고 우려했으며 다른 유형의 일자리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혜택 대부분은 직원이 아닌 고용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배송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리테일 업계에 또 한 번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마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테일 업계는 초대형 리테일러 월마트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월마트가 가격 경쟁과 더 빠른 배송 시스템을 제시하는 동안 소규모 리테일러는 더욱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 리테일러들은 월마트나 아마존처럼 거대한 공룡을 상대하기 위해서 새로운 고객 관리 시스템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