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길목에서 고객의 시선을 끄는 쇼 윈도우에는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활약이 숨어있다. 좋은 것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들고 예쁜 것을 더 예뻐 보이게 만들어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 그것이 바로 리테일러가 놓치면 안 되는 첫 번째 판매 전략이자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쇼핑은 구입하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그 자체가 하나의 오락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쇼핑몰과 백화점, 대형 리테일 스토어 등이 이를 증명하듯,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더 깔끔하게 진열된 상품, 더 보기 좋은 디스플레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P.O.P., 그리고 효율적인 공간의 스토어를 선호 한다.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쇼핑의 즐거움을 이끌어내고 동시에 스토어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미 대형 쇼핑몰이나 리테일러는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전략을 시도를 하고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는 아직 비주얼 머천다이징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 리테일 스토어로 옮겨가고 있는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도 비주얼 머천다이징에 관심을 기울여 보자.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남다른 세일즈 전략으로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 이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플레이 마케팅이 바로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 이하 VMD) 이다. V(Visual: 시각화) + MD(Merchandising; 상품기획)을 조합한 단어로써, 매장의 기본이 되는 상품을 비롯하여 디스플레이, 판촉, 접객 서비스 등 제반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구체화 시켜 스토어 이미지를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표현 전략“을 말한다. 또한 상품을 기획하거나 매입할 때 어떻게 고객에게 제안할 것인가를 미리 계획하는 ”판매 전략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상품‘, ‘전략‘, ‘보여주다‘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만든 것을 판다‘ 라기 보다 ’팔리는 것을 만든다‘는 의미로 봐야한다.
즉, VMD는 상업 공간 안에 들어가는 상품의 프레젠테이션 방법과 스토어의 내부, 외부 환경, 마케팅 계획의 시각적 구체화를 통해 상품의 제공 방법뿐만 아니라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스토어 아이덴티티(SI)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구체적이며 총체적인 표현 전략을 의미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디스플레이와는 무엇이 다를까?
종종 VMD와 디스플레이라는 말이 혼동되어 사용되고 그 개념을 모호하게 이해하기 하기도 하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디스플레이는 VMD 방법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아이캐칭(eye-catching)사인, POP 등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도 비주얼 머천다이징 방법에 속한다.
디스플레이는 판매 공간 내에 미적인 관점에서 상품을 아름답게 상품을 진열하고 진열 공간을 설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을 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구매자가 매장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신상품을 선보이며 상품의 연출법이나 또는 트렌드를 알려준다.
또한, 디스플레이는 판매현장의 단순한 장식적인 요소에 포인트를 두는 것에 비해, VMD는 브랜드나 스토어가 지향하는 이미지를 구체화하여 상품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포함하고, 더 나아가 타깃 설정, 광고, 판촉, 고객만족에 이르기까지를 VMD의 전략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VMD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VMD를 구성하는 요소
가장 중심이 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VMD의 기본요소는 상품, 소비자, 스토어가 있다. 이들이 없다면 비주얼 머천다이징도 존재할 수 없다. VMD에서의 상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면서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실질적인 구매행동을 이끌어내게 하는 요소이다. 소비자는 성별, 인종, 연령, 직업, 소득수준, 거주지역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어떤 고객층에 맞추어 상품을 기획하고 디스플레이 할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공간은 매장외부 및 내부공간의 구조적 특성, 마감재, 조명, 소리와 향 등을 포함한다. 색상 및 재질감은 매장 이미지를 결정하고 조명은 매장 내부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상품을 조명하는 기능적인 역할 외에 매장 분위기를 형성한다. 소리와 향은 스토어의 이미지를 고객이게 무의식적으로 심어줄 수 있다. 그 예로 아베크롬비 스토어를 들 수 있다. 아베크름비 스토어에 들어서는 순간 스토어만의 독특한 향이 소비자를 자극한다. 그 향은 쇼핑하는 동안 방문객에 각인되어 아베크롬비 향수 판매로 이어지게 만들며, 아베크롬비 만의 스토어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또한, 상품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고르기 쉽도록 적절한 진열과 연출이 필요하며, 고객의 편의를 위해 탈의실, 휴게실, 거울 등의 서비스 도구가 VMD 구성 요소에 속한다.
우리는 왜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해야 할까?
VMD는 ‘손님을 기다리는 매장’에서 ‘손님이 스스로 찾아오는 매장’으로 만드는 수법으로써, 고객들은 마음에 드는 한 개의 상품을 선택하기 위하여 여러 매장을 찾아다닌다는 사실을 중요시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한 개의 상품을 위하여 매장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이 VMD 발상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VMD 효과는 시각적인 요인 외에, 촉각, 후각, 착용감 등이 동시에 작용하게 됨으로써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더욱이 브랜드 이미지 및 스토어 이미지는 시각적인 요소 이외의 감성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므로 인간의 5감각을 자극하며 소비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VMD를 실행함으로써 점포와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고 판매효율을 높일 수 있고, 차별화된 스토어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방문하는 고객에게 즐거운 쇼핑 분위기와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매장을 구성하고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머천다이징(상품기획), 디스플레이, 인테리어의 3박자가 상호관련성을 지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과거에는 디스플레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때가 있었다. 70년대만 해도 백화점을 제외하면 일반 스토어들은 디스플레이가 없었으며 그나마 패션 스토어들은 어색한 포즈의 구식 마네킹을 쇼 윈도우에 몇 대 내놓는 정도였다. 90년대로 들어서면서 디스플레이를 보다 전략적인 업무로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기 위해 이때부터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단순한 장식, 연출, 진열, 코딩에 머물렀던 인식들이 VMD라는 판매 전력의 툴로 자리 잡으면서 리테일 경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현재는 그 역할을 넘어 비지니스의 핵심인 마케팅 자체를 시각화하여 판매 위주의 현장 중심적인 전략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각 업종과 업태는 지금보다 훨씬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 되어갈 것이므로 리테일 나름의 상황에 맞는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개발하고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