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불황에도 승승장구,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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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업종에서 배운다

뷰티서플라이 경영인들 중 한국을 방문한다면 올리브영 매장을 꼭 방문해 보기 권한다. 올리브영은 유명 브랜드만 고집하지 않고 메이저 화장품 기업이 독식했던 뷰티시장에 생소한 중소브랜드들을 대거 소개하며 세분화된 다양한 제품군과 트렌디한 마케팅으로 ‘원스톱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편집자주]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은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첫 매장을 연 한국 최초의 드럭스토어다. CJ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있는 드럭스토어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려 했지만 한국에서는 드럭스토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고, 그 당시 한국법상 의사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감기약, 소화제 같은 일반의약품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선 판매할 수 없었다. 또한, 약사 고용도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드럭스토어 초창기 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이러한 문제에 고전하던 올리브영은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건강식품과 뷰티케어로 점차 사업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스토어를 만들어 2002년 홍콩의 ‘Dairy Farm’과 협약하여 ‘H&B(헬스&뷰티)스토어’로 전환했다. 약국과 화장품 판매가 결합한 외국 드럭스토어와 달리 ‘건강식품‘ 카테고리를 추가하여 전문 H&B 신사업으로 전에 없던 시장이 창출됐다. 이후 헬스와 뷰티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을 주 고객으로 선정해 도심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이러한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약국과 에스테틱, 홈쇼핑 위주로 팔리던 이지함, 차앤박 등 피부과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와 협약을 맺고 일반 매장 상품으로 끌어냈으며. 신흥강자로 떠오른 클리오와 마스크팩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을 올리브영에 입점시켜 내수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회사로 만들었다.

최근 H&B스토어 시장의 확대 속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갈아치우면서 눈길을 끈다.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직영 및 가맹점 포함 점포수는 2013년 375개에서 2014년 417곳, 2015년 552곳, 2016년 790곳, 올해 상반기 868개로 131.5% 급증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점포 수 증가율(CAGR)은 20.9%다. 업계는 올리브영 점포가 연내 1,000여 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뒤로 GS리테일의 왓슨스(128개), 롯데쇼핑의 롭스(90개)가 올리브영을 추격하고 있으나 64% 가까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리브영이 지난해 1조1270억 원의 매출과 540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측했다.

“브랜드만 600개” 글로벌한 상품기획 전략

올리브영은 한국 최초 Health&Beauty(헬스&뷰티) 스토어(드러그스토어)로, 헬스케어, 뷰티케어, 퍼스널케어, 식품, 일반잡화를 주로 취급하고, 약국 부문은 매우 소극적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올리브영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제품구성을 1순위로 뽑는다.

탄탄한 MD(상품기획) 인력을 바탕으로 올리브영만의 쇼핑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단독입점제품(아벤느, 바이오더마, 눅스 등)과 PB상품(자체상표제품 – XTM, Boh, 식물나라, 엘르걸) 등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이루었다.

또한, 글로벌 소싱 역량을 토대로 일본, 프랑스, 미국 등 글로벌 브랜드(카밀, 츠바키, 오가닉스, 블랙모어스 등)의 적극적 소싱(Sourcing)은 물론 직수입 브랜드(코티지, 주스뷰티, 아이러브)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그 외에 약 600여개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등 한국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에도 기어하고 있다.

“20대를 향한 확실한 타겟 고객층”

Health & Beauty 스토어라는 문구로 이미지로 호감을 사며 트렌드에 민감하고 건강과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젊은 20~30대 여성 고객이 주 공략 대상이며, 2차 타겟은 20대 젊은 남자로 음료와 과자를 비롯해 헤어젤 등의 뷰티 용품 구매 고객층이다.

트렌드에 민감하면서 생활밀착형 “제품 포지셔닝”

올리브영은 진화된 유통과 트렌드에 민감하고 전문화된 카테고리 상품, 합리성과 편의성에 가치를 둔 생활밀착형 쇼핑문화 공간을 추구한다. 화장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과 한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를 직접 비교 확인할 수 있는 쇼핑 공간으로, “The playground of trend leading shoppers”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모든 제품이 한 눈에 보이는” 스토어 컨셉

쾌적하고 유행을 따르는 스토어 연출과 한 눈에 보기 쉬운 편의성 등이 올리브영의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주로 오피스와 대학가 또는 교통 접점에 스토어가 위치해 타겟 계층인 젊은 고객들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편안한 스토어 운영 분위기를 조성해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테스트를 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라면서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들이 똑같은 물건이라도 편의점이나 인근 대형 할인 마트보다 올리브영에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의 컨셉 컬러인 올리브색, 회색, 주황색, 흰색 등을 이용해 스토어 분위기를 통일시키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또한, 조명을 따뜻하고 밝은 색으로 하여 제품에 시선을 집중시켜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상품과 스토어를 밝힌다. 한편 밝은 노래를 틀어 활기찬 분위기도 연출하고 있다.

“트렌디한 감각을 살린” 마케팅

20~30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패션 매거진 마리끌레르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스마트 뷰티 어워드’, 군대에 가족, 친구, 연인이 있는 소비자들을 위한 ‘밀리터리 옴므’ 기획전 등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살린 마케팅도 공감 요인의 하나다. 여가 생활로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문화 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컬처홀릭’ 이벤트도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상권의 특성을 살린, 개성 강한 매장 구성”

건강과 뷰티 관련 제품 외에도 샐러드, 가정간편식, 과자 등의 식품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보통 잡화와 뷰티 상품을 진열하는 층 구성을 닭 가슴살 샐러드, 죽, 과자, 주스, 간식으로 구성한 특화매장을 늘려가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스토어는 1층 전체를 식품코너로 2~3층은 화장품 등으로 채운 식품특화매장을 꾸몄다. 이 스토어에서는 중소기업과 협업한 브랜드 ‘즐거운 동행’ 상품도 전시했다. 한 층 전체를 식품 존으로 구성하면서 이 같은 특화매장을 늘리는 이유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스토어가 포화상태에 도달, 스토어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제주 탑동점’을 오픈했다. 여느 매장과 달리 쇼핑뿐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 강좌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매장이 위치한 탑동이 현대 미술 전시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점을 공략했다. 지역마다 차별화를 둬 특색에 맞는 매장으로 꾸며 고객들의 접근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객과 함께하는 기부 아이템”

올리브영은 나눔의 가치 구현을 위해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특성을 살린 캠페인을 진행하며 임직원에게는 참여의 즐거움을, 고객에게는 소비의 가치를 전한다. 배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유네스코 소녀교육 캠페인’, 올리브영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단 ‘쉐어 위드 올리브’와 ‘핑크박스 나눔 캠페인’을 진행하며 어려운 경제 환경에 놓인 여성 청소년들에게 일회용 생리대와 임직원이 직접 만든 DIY 면 생리대를 에코백과 함께 무상지원하고 있다.

고객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아이템과 함께, 매월 올리브영데이에 적립한 CJ ONE 포인트의 일부를 기부하여 고객들이 일상에서 착한 소비, 착한 기부를 즐길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처럼 올리브영은 사회환원 활동과 함께 적절한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에게 꾸준히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또한, 올리브영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올리브영을 만들 수 있도록 상권과 지역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매장으로 차별화해 나갈 것”이라며 “K뷰티 저변 확대를 위해 중국 및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과연 올리브영이 한 번 더 새로운 문화 형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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