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인터넷 쇼핑몰 전시장 노릇…지긋지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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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이어 올 년 초에도, ‘2월 tax return때는 좀 나아지겠지’라며 기대를 해 보았지만 그것도 잠깐! 어느새 5월이 넘어가려 한다.

스토어를 하면서부터 아침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날씨 채널이다. 눈. 비가 오면 장사도 ‘꽝’이다. 엣 말에 비 오는 날에는 우산 장사가, 맑은 날에는 소금 장사가 잘 된다지만 그나마 장사가 안 되더라도 날이 개면 우리네 마음도 환하게 밝아진다.

오늘은 서풍이 좀 불어 주면 좋겠다. 서풍이 무엇 인고 하니…’유행은 동부에서 시작하여 서부로 넘어 갑니다’ 영업 사원들이 사용하는 마법의 법칙이랄까? 온갖 종류의 물건을 팔기 위해 지나가는 세일즈맨들이 풀어 놓는 솜사탕 방망이다.

그들의 입을 빌리자면 ‘유럽의 유명 제품들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우선 한국으로 내 보내 테스트 해 본 뒤에 될 성 싶으면 다량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 놓는다고 한다. 예전의 한국 소비자들이 아닌 유행의 본산지인 지금의 한국은 그럴 수도 있겠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모든 상품이 동부에서 테스트를 거치면 중부-서부에서 다 성공할 수 있는 제품으로 간주한다는 거다. 그래서 동부에서는 매일 새로운 유행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머잖아 그 인기도가 중부로 올 텐데 미리 준비하시면 좋지요’ 들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는데 달콤한 사탕 맛이 자꾸만 눈길이 간다. 뻔히 알면서 또 속아 본다.

‘그럼 조금만 맛 뵈기로 넣어 줘 봐요’라며 물건을 사게 된다. 그런 과정을 매일매일 겪으면서 또 속이고 속아 주는 우리네 장사꾼들의 일상이 아니던가. 잘 팔리면 다행이지만 안 팔리고 지루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면 그때는 물건 두고 간 세일즈맨을 향한 원망이 일기 시작하여 급기야는 큰소리가 오고 가게 된다. 그 모든 결정은 본인이 하는 건데 세일즈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려 그러는 것 일 게다. 장사꾼이 맞이하는 아침은 좀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맞지만 그날을 마감하는 저녁이면 하루 종일 뛰어 다니느라 기운 빠진 몸에 한숨소리만 깊어 가는 요즘 장사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나 전전긍긍하면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궁리를 해 보지만 뾰족한 묘안은 없다. 그나마 스토어 안으로 들어오는 고객들은 문에 들어오면서 휴대폰을 치켜들고 와서 묻는다. ‘이런 머리 있어요?’ ‘네’ 이 사이트에서는 이런 값인데 왜 이리 비싸요? 속 터지는 대화이다. 속으로 절로 욕이 나오는 그런 사이트? 어느 사이트에서 샀어요? ama…hairsi… .???…에서요. 그 제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 사이트도 가 봤어요? ‘네, 여기보다 더 비싸더군요’ 노파심에 슬쩍 의중을 떠 본다. ‘그렇지, 머리 파는 회사가 직접 팔지는 않겠지. 아직도 암적인 사이트가 판을 치고 있다. 왜 그 사이트에서 안 사고 이리 오셨나? 당장 필요 한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요. 그것은 당신 사정이고…참 얄미운 대화를 한다. 고객이 찾는 머리카락을 내 놓아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잠시 동안 머리 굴리다 그 값에는 줄 수 없지? 없다고 해야지 ‘쏘리, 마침 다 팔리고 당신이 원하는 물건이 없네요.

이런 머리 굴림이 옳은 일인지 아니면 이득도 없이 팔아 치워야 하는 건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아서 가끔은 헷갈릴 때도 있다. 이렇게 헷갈리는 짓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뷰티 서플라이가 아무리 서비스업종이라 해도 하루 종일 종종대며 다리 퉁퉁 부어 가면서 고객에게 이끌리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도 이득을 챙기지 못한다면 그건 헛장사에 헛수고 일 뿐이다.

그렇게 득도 없는 장사를 하면서 스트레스와 과로가 쌓이다 보면 나의 육신만 힘들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가 자선 사업가도 아닐 텐데 개도 안 먹는다는 ‘ㄸ’을 싸면서 있는 힘 다해 애를 쓰는데 왜 한 입에 다 털어 넣어 주어야 하나. 누구 좋은 일 시키려 장사하는 것 아니고 우리는 장사꾼인데…이문 없는 장사를 더 이상 할 수는 없지?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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