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Caucus” 2세들만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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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Please Come In” 연방 하원의원들 사무실 입구에 붙여놓은 팻말이다. 아예 사무실 문이 열려있다. “누구든 들어와 얘기하시라” 주인들에 대한 공복들의 낮은 자세가 인상 깊다. 지구촌 최첨단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이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미주한인풀뿌리활동컨퍼런스>(KAGC,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전국대회에 참석하는 동 안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장면이다.

대회참석자 500여명은 연방의회 의원사무실을 지역구별로 방문했다. 함께한 200여명의 중.고교생 및 대학생 우리 2세들의 모습이 특히 두드러졌다. 우리 재미동포사회의 희망이다. 우리는 일리노이주 최초 아시안계(태국) 하원의원 Tammy Duckworth도 만났다. 그는 이라크 전쟁때 헬리콥터 조종사로 참전중 양다리를 잃었다. “우리 함께 아시안 아메리칸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함께 일하자”는 그의 말에 모두가 감동했다. 특히 2세들의 눈이 반짝였다. 그의 사무실은 16명의 공식직원(일리노이 지역구사무실 포함)과 30여명의 학생 인턴들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인턴쉽 지원은 언제든 문이 열려있단다. 이어서 공화, 민주 양당 대통령선거 캠페인측 대표들의 한국 및 소수민족 관련 정책설명회도 있었다. 우리 2세들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그들은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고 요구사항도 전했다. 가슴 뿌듯한 장면이었다.

KAGC 활동의 주요목표는 “한국계 미국시민들의 정치력을 결집, 한국문제에 관심을 갖는 친한파 의원들의 조직(Korea Caucus)”이라고 한다. 꼭 해야 할 일이다. 동시에 한인2세 정치인들을 길러내는 일도 시도한다. Korea Caucus보다 이 일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초중고생/대학생일 때부터 미국정치를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우게 하고, 이들이 선출직에 도전하도록 후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워싱턴 의원사무실의 인턴쉽 과정에 그들을 투입하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워싱턴지역은 숙박비가 아주 비싼 게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역시 모든 일에는 펀드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오클라호마주 시골도시 학생이 인턴쉽에 합격했다고 하자. KAGC가 인턴쉽 기간 동안 숙박비 전액을 지원할 수만 있다면 인재풀을 계속해서 늘려갈 수 있을 것이다. 1세들이 해야 할 몫이다.

조직은 두뇌가 중요하다. 두뇌그룹이 신념과 철학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될 때 사람들이 따르고 돈이 따른다. 우리1세들은 공적인 일을 할 때 내용보다 겉모양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회장단 1-2인이 중심이 되다보니 조직이 한순간 망가지기도 한다. 하부조직은 약하고 집행부만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우리 2세들은 다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집행부가 민주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 모아 정책을 구상한다. 정책이 마련되면 각 정책의 실현을 여러 개의 해당위원회를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추진을 일임한다. 2세들은 이런 식으로 완벽을 기하는 미국문화에 젖어있다. 이들에게 KGAC의 미래도 맡겨야할 이유다.

오랜 역사를 가진 AIPAC에 비하면 아직 KAGC는 갓난아이다. 처음부터 AIPAC의 겉모습을 흉내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을 모델로 삼되, 규모는 작지만 내용면에서, 질적인 면에서 뛰어나다는 인상을 의원들에게 심어가야 한다. 예를 들면 GALA 행사의 경우 아직은 참석자 숫자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100명 정도의 작은 규모라도 의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된다. 사회자도 아주 중요하다. 경험과 재치를 겸비한 전문 사회자를 앞세울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의 아쉬움이다.

고향을 등지고 사는 사람들은 독종들이다. 생존과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눈물과 땀으로 독하게 살았다. 우리가 미국사회에 뿌린 씨앗들이 싹이 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대견하다. 우리 이민1세들은 이들이 튼튼한 나무로 자라 우람한 숲을 이루도록 밑거름이 되어주는 일만 남았다. 이 땅에 온 보람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 시작이 반이다. 나머지는 돈이다. 돈을 모으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김동석 창립자, 김동찬 대표의 리더쉽에 박수를 보낸다. 더불어, 우리 뷰티업계도 앞으로 다가올 법적규제 같은 것에 대비하여 로비창구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GAGC 같은 단체에 참여하고 지원해야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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