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셀폰, 위치추적으로 찾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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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쉬대에서 보조로 일하다 정말 황당한 일이 생겼다. 캐쉬대 옆에 놓아두었던 나의 셀폰을 고객이 구입한 상품들과 함께 샤핑백 속에 넣어버렸던 것이다. 치매현상이다. 70이 낼 모래인 사람이 아직도 현역이니 불평할 게 없다. 아무튼 셀폰을 다시 찾는 건 고객의 양심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IT시대이니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알아보았다. 있었다.

다행이 나의 폰이 I-Phone이어서 Apple사와 연계되어 있는 Icloud.com을 이용하면 잃어버린 셀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정말 놀라웠다. www.Icloud.com에 들어가 나의 Apple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넣었더니 셀폰찾기가 나왔다. 버튼을 눌렀더니 즉시 나의 셀폰 위치가 드러났다. 스토아에서 멀지 않은 마을의 한 지붕에 위치표시가 선명히 드러나 있는 게 아닌가. 주소를 알아내, 찾아갔다. 저녁나절이어서 불이 껴져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몇 차례 왕복을 하다가, 마침내 일과를 마치고 집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1시간여만에 젊은 부부가 아이를 안고 귀가하는 중이었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쇼핑백에서 나의 셀폰을 꺼내주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과학의 시대다. 컴퓨터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좌우한다. 컴맹은 문맹과 같다. 문맹처럼 부끄러운 일이다. 미수(88세)이신 나의 선배 한 분은 컴맹을 벗어나기 위해 엄청 노력하시더니 이제는 I-Pad도 거침없이 사용하신다, 노년이 재미있다고 서슴없이 말씀 하신다. IT시대 컴퓨터와 친하면 친할수록 더 재미있는 세상을 접할 수 있다. 자신의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의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올드세대는 컴퓨터와 친숙하지 않다. 전산화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경험과 감에만 의존해 비즈니스를 경영한다. 코딱지만 한 가게 하나 운영하면서 전산화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편견과 고집에서 벗어나야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처음 사용은 어렵다. 익숙해지면 정말 편하게 된다.

개별 스토아의 전산화 문제도 문제지만, 우리 업계가 전체적인 전산화 구축 없이 메스 체인들과 경쟁에서 계속해 밀려갈 수밖에 없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메스체인점들 못지않은 공동전산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새해부터는 전산화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 볼 필요가 있다. 서두의 얘기처럼 컴퓨터가 잃어버린 셀폰을 찾아주듯, 내 비즈니스도 구해 주리라는 확신을 우선 가져보면 어떨까. 이제 컴퓨터 경영 마인드에 익숙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나는 뷰티타임즈 창간과 함께 25년여를 뷰티업계에 몸담았다. 이제 은퇴의 나이, 업계에 대한 나의 마지막 봉사로서 업계 전체의 공동 전산화에 온 힘을 쏟고 싶다. 지난 해 IT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도 만났다. 그간 전산화를 위해 시행착오도 많았고 새로운 기술도 많이 발전했다. 썩 좋은 소프트웨어도 개발되어 있었다. 요즈음 나도 그들이 개발한 POS와 더불어 판촉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편리하고 쉽다. 경영이 재미있다. 언젠가 여러분들과 만나 구체적으로 나의 경험담과 아이디어도 나누고 싶다.

업계 전체가 전산화되어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 우리가 공동 네트워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늘 얘기해 왔지만 우리 업계에서 이제 나 홀로만 서기가 힘들어져 가고 있다. 대형화 & 다(多)스토아 운영, 그룹별 스토아 운영이 트렌드가 되어 가고 있고, 매스체인점들의 잠식이 눈에 띄게 커져가고 있다. 이런 점을 간과했다가는 온수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빈다. 복이란 그게 사람이든 기술이든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준비되어 있다면 그런 인연이 저절로 굴러오게 되어있다. 금년 한해 모두가 그런 큰 복을 불러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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