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입이 세 사람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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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치가들의 “가벼운 입들” 때문에 정치의 본질은 실종되고 입 싸움으로 사회가 혼란스럽다. 나라 자체도 가볍게 느껴진다. 입이 가벼운 사람을 영어로는 “have a big mouth” 혹은 “have a loose tongue”이라고 한다. “chip mouth”란 표현도 있다. “bad-mouth”는 “나쁜 입”이 아니라, 입을 나쁘게 사용한다는 말로 “흉보거나 욕한다.”는 뜻이다. “ 반면, “입이 무겁다”를 “mouth is heavy”라고 하면 콩클리쉬고, “mouth is sealed”라고 해야 한다.

사람살이 가벼운 입 특히 “bad-mouth” 때문에 가족간 혹은 단체나 그룹의 멤버들간 화합이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부간의 관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생살이 가장 힘든 부분이다. 특히 가까운 관계일수록 마음의 상처는 크고, 회복할 수 없는 관계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천재 소설가 공지영은 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서 “세상에서 만나지 말아야 할 세 사람이 있다”고 충고한다. 애초부터 상처의 뿌리를 만들지 말라는 거다. “첫 번째 유형이 폭력적인 사람이다. 육체적 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앉으면 남의 흉을 늘어놓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 친구의 뒤통수를 치고, 친근함을 가장해 욕을 해댄다. 그런 사람이 바로 너를 욕할 수 있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다. 자신보다는 물질로 자신을 대신하려고 하고, 자신의 상처 때문에 쓸데없이 오해와 분노를 가지고 그것을 상대방에 투사할 확률이 높다. 세 번째는 불행한 사람이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다.”

공지영의 충고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다 아는 얘기지만, 망각하며 살다가 뒤통수를 맞는다는 거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또한 흔한 일이기도 한다. 유명 강사 황창연 신부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예수님은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지, 세상사람 모두를 사랑하라고 하시지는 않았다”는 거다. 사람을 사귀되 아예 골라서 사귀라는 얘기로 들렸다.

입이 가벼운 사람들일수록 공지영이 지적한 대로 자부심(혹은 자존감)보다는 허영심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내면의 정신력이 빈약하고 자기가 내세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 있다. “입이 가벼운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맹자는 말한다. 실천적 삶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쇼펜하우어는 자부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입이 가벼운 사람보다 무거운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것은 말이 적은 사람이 말 많은 사람보다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말 많은 사람은 자부심 대신 허영심이 많아 자신이 인정받기 위해 수없이 얘기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려는 열등감을 가진 사람이라는 거다. 자부심이 없는 사람들은 열등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남의 험담을 늘어놓을 수 밖에 없다고 그는 설파한다.

따분한 주제지만, 다시 한번 망각을 일깨워보자는 뜻에서 명사들의 얘기를 모아보았다. 가벼운 입들이 내뱉는 험담의 상처로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거 같다. 짧은 인생, 좀 더 평화롭게 살다 가려면 공지영 소설가나 황창연 신부의 충고가 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가십(가벼운 말)은 반드시 세 사람의 인간을 죽인다. 즉, 가십을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그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 탈무드에 나온 말이다. 참으로 무서운 것이 가벼운 입이다. 이런 입을 함부로 놀리는 사람들에게는 “Watch your mouth!”라고 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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