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Seasonal event도 점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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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서면서 편집실 캘린더에 Seasonal event가 줄을 이어 있어서 우리 스토어에도 매상이좀 오르겠거니 기대를 하면서 이 쇼 장, 저 쇼 장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면서 새로운 상품 구매가 이루어졌다. 발렌 타인 데이라며 빨간 하트와 장미가 새겨진 제품들을 사다 나르고, 세금 철에는 돈이 좀 풀어지겠지라는 기대를 걸고 새로운 스타일의 헤어 제품들과 봄을 맞을 상품들로 스토어 안은 제법 푸짐 해 보일만큼 풍성해졌다.

예전에는 부활절 시즌에 어린이 용 하얀 드레스나 타이즈, 리본과 하얀 양말등 어린이 용품이 제법 솔솔 팔려 나갔는데 이제는 그런 제품도 본데 만데 소 닭 쳐다보듯 해서 그 자리에 그대로 코 빼고 남아 있다.

어머니날을 축하하면서 봄의 마지막 기대를 걸었는데 역시나 였다. 더운 여름날에 맞는 아버지날은 예전에도 큰 기대에 부응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 사업장의 좋은 날이 없어졌나? 월 초나 월 중간이나 월 말이나 언제나 그렇고 그렇다. Seasonal event들이 다 밋밋한 평일처럼 되어버렸다. 그나마 본인의 생일이라며 머리카락 하나 더 사 가는 우리의 고객들. 우리 뷰티는 무엇으로 렌트와 인건비를 충당해야 하나? 렌트비는 하늘이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르고, 인건비 역시 시티와 주 정부, 연방정부가 제시하는 최저 임금이 올라 매상이 따라 잡지를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오를 만큼 올라가는데 매상은 오히려 뒷걸음 질 치고 있어서 내남없이 스토어마다 울상이다. 그나마 제 3국인들이 주변에 없는 스토어는 복 받은 것이라 한다. 여전히 우리는 3국인들에게 가격에서 경쟁을 해 보지 못하는 형편이다. 여기저기에서 편집실로 전화가 빗발쳐 온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우리 스토어 좀 팔아 주세요’ ‘닫으려니 너무 억울해서요’ ‘우리 스토어만 있었으면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텐데…무슨 먹을 것이 있다고 대형 스토어들이 여기저기 비집고 들어오는지 알 수 없어요. 그런다고 그 스토어들이 더 잘 되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이끌어 가야지 이대로 손 놓고 포기 할 수는 없다. 무슨 뽀족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선 스토어에 진열 된 제품부터 잘 살펴보고 하나 둘 정리 해보자. 요즘 고객들의 선호를 보면 예전처럼 케미컬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맡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1년 내내 한두 개 팔리고 유효 날짜가 지나가는 케미컬은 한쪽으로 몰아서 세일 처분하고 더 이상 오더를 참아 보는 것이 좋겠다. 한 아이템을 적어도 5명 이상의 고객이 찾으면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꼭 필요하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다즌 이상이 팔려 나가는 케미컬만 리스팅 해두었다 리 오더를 해 보면 어떨까한다.

케미컬 비운 자리에 하다못해 아이들 장난감으로라도 자리를 메꾸어야 할 형편이다. 그리고 점점 관심이 쏠리는 코스메틱(Cosmetics)도 좋은 상품화가 될 것 같다. 고객의 대부분이 여성이기 때문에 화장품에 관심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고객들에게는 필수품이다. 다양한 가격과 다양한 종류도 고객의 선호에 맞춰지고 있기 때문에 내 고객의 분포를 유심히 살펴 본 후에 제품을 준비 한다.

누구나 이뻐지고 싶은 마음은 똑 같을 것이다. 요즘 샤퍼들은 본인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면 조금 비싸도 산다. 특히 화장을 처음 해 보는 젊은 층의 고객들에게 잘 설명하여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심리를 이용해 보자. 일반 잡화에도 예전보다 좀 더 신경을 써 보자.

그리고 고객의 주머니 사정도 우리가 헤아려 해야 하는 고민이다. 상품 구매를 할 때는 늘 우리 고객주머니 수준에 맞는 상품인지 생각하면서 구매를 하자. 요즘은 휴먼 헤어보다는 중저가의 번들 머리카락을 선호한다. 한 팩으로 해결 되니 관리하기도 좋고 우선 가격 면에서 부담을 덜어 주니 선호하는 것 같다.

특히 싼 가발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또한 주머니 사정 때문이겠지만 가발로 시작 된 뷰티 사업인데 그래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가발의 자존심, 뷰티의 자존심은 지켜 갔으면 좋겠다. 여러분 힘내시고, 더운 여름철 아무 탈 없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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