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통풍도 우리에겐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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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김에 종합 검진을 받았다. 대장경, 위경, 부인과적, 사소한 검사를 받고, 피 검사, 대 소변 검사도 받았으며, 기계적인 것도 여러 가지 포함하여 많은 검사를 받았다. 모든 검사의 결과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특이한 결과를 하나 발견했다. 생각지도 못한 Uric Acid 수치가 너무나 높게 나와서 다른 병원에서 다시 해 보았는데 똑 같은 수치가 나왔다.

이는 관절염의 일종으로 신체 중에 튀어 나온 부분이 산양의 뿔처럼 생긴 곳에 주로 나타나고, 관절에 바람이 스치면 아프고 쓰라려서 붙여진 이름이 Goat(통풍)이라고 한다. 병의 발병 히스토리를 보면 여자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 병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요즘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내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 미국에 오자마자 다시 나의 미국인 담당의사에게 달려갔다. 예전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왜 이런 수치가 나타났으며 원인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였다.

옛말에 ‘변을 참으면 허기를 면하고 소변을 참으면 독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는 일이다. 길게는 3500마일을 달리기도 한다. 물론 중간 중간 쉬어 가기도 하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십분 쉬는 것이 아까워 주유시간 이외에는 내쳐 달리곤 한다. 그런 생활 속에서 참은 소변의 요산 농도가 신장에서 충분히 걸려 진 후 배설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내 몸속으로 스며들어 수치가 올라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원인 중에는 이뇨제, 혈압 약,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 해 온 경우와 오메가 3가 듬뿍 들어 있어 우리 몸에 최고로 좋다는 등 푸른 생선이나 해조류를 과다 섭취한 이유도 있겠다. 등 푸른 생선이나 해조류에는 퓨린이 풍부하여 몸에 좋다고 하지만 개인의 체질에 따라 퓨린이 좋은 것만은 아닌듯하다. 그리고 유전성도 있다고 한다. 혹여 내 부모님께서 그런 관절 병을 앓으시지 않았는지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증상은 통증과 부기, 통증이 있는 곳에 발열과 붉어짐, 그리고 관절이 뻣뻣해져서 움직이기가 힘들어 진다. 증상이 나타나면 얼마나 아픈지 데굴데굴 구른다. 체내에 쌓인 요산 덩어리가 수정이 되어 몸속으로 돌아다니다 관절 부분에 걸리게 되면 아프기 시작한다. 의학적으로 보면 수많은 관절 중에 특별히 나타나기 쉬운 곳이 엄지발가락 관절부분과 발목관절이다. 무릎, 발가락, 손목, 손가락 등등 어디 안 돌아 다니는 곳이 없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생각이 들거나 평소에 발목 부분이 자주 붓는다고 느껴지면 의사와 의논하여 처방을 받아 약물 복용으로 요산을 녹여주어야 한다.

인터넷으로 통풍을 서치하여 무슨 음식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 지를 찾아보았더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다. 술 담배는 치명적이고, 특히 맥주와 해조류, 등 푸른 생선은 더욱 더 치명적이다. 보리, 콩으로 만든 음식도 조심해야하고, 심지어는 멸치도 등 푸른 생선과에 속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소고기도 국물은 안 되고, 푹 삶아 건대기만 조금씩 섭취 할 수 있고, 버섯도 말린 표고버섯은 안 되고, 과일도 무엇 무엇은 못 먹고…. 세상에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없다. 먹는 즐거움이 사는 의미의 으뜸이라 했는데 이럴 수가? 병은 자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검사결과 정보를 나눌 수도 있다.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알렸더니 동생이 가정요법이라도 쓰자면서 추운 겨울 산에 가서 망개나무 뿌리를 캐다 썰어 말려서 보냈다. 이것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되니 몇 개씩 넣고 차를 만들어 마시라 했다. 지시한대로 겨울 내내 한 자루를 다 다려 마셨다. 음식을 가려먹고 조심해서인지 아니면 망개나무 차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수치가 조금 내려갔다. 내 생활의 습성도 조금씩 개선하고 화장실 가는 것을 참지 않으려 노력해서인지 내 몸 속에 잔재해 있는 통풍의 증상 중 수정이 아직은 몸 밖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견딜 만 하다.

최근 우리 업계에서 들리는 소식에는 많은 5-60대 남자 분들이 통풍에 걸려 고생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남자에게만 나타나는 병이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자들에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업계에 종사하는 뷰티인들, 하루 종일 손님과 시름하며 종종대는 우리의 일도 요인 제공을 하고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일을 하면 시간을 나누어 화장실 볼일도 제때 볼 수 있으나 혼자 스토어에 남아 일을 할 때는 고객 때문에 볼일을 참는 수가 잦아진다. 혼자서 스토어를 보더라도 화장실 가는 일에는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잠깐 문을 잠그더라도 화장실은 제때에 잘 이용해야 이런 병에 걸리지 않는다. 내 몸은 내가 챙기는 습관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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