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카드로 겪는 3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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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 여사가 하얀 쥐를 몰고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올 한 해도 어떻게 이어 가야 마지막 달에 가서, 후회 없고 별 탈 없이 잘 보냈노라고 안도의 감사를 드려야 할지 고민하면서 찾아간 곳이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IBE/International Beauty Exposition Trade Show다. 한인 뷰티인들이 자주 다니던 여러 쇼가 없어져서인지 예년보다 한인 뷰티인들의 숫자가 더 많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애쓴 보람도 없이 쇼 장에 진열된 150여 개 부스가 왠지 한산하고, 예전보다 많이 작아진 쇼 장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쇼가 원래는 WBC/Western Buy Conference show였는데 나름대로 어려움을 겪고 우여곡절 끝에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만들어진 쇼이다. 많은 기대를 하며 참관을 했지만 새로운 브랜드는 겨우 한두 가지뿐, 별로 새로운 아이템은 보이지 않았다.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오히려 오래전에 한동안 유행하다 사라졌던 아이템들이 다시 보였다. 그런 제품들은 좀 더 품질이 보안 되고 향상되어 나오긴 했어도 조금은 염려가 되는 상품들이라 선뜻 구매를 못 하고 구경만 하는 정도로 보였다.

모처럼 만난 한인 뷰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대부분 이야기 주제가 ‘앞으로 사업장을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하나?’였다. ‘우리는 이제 은퇴를 하고 싶은데 25년 된 스토어를 받아서 할 사람이 없어서 아직도 스토어에 잡혀있어요’ 볼멘소리다. ‘인터넷에 의존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스토어를 팔아서 은퇴 자금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어요. 이렇게 매상이 떨어졌는데 팔려고 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으면서 주변에 제 3국인 스토어는 늘어나서 속수무책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사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답답합니다’ ‘요즘은 회사마다 크레딧 카드 결제를 싫어하고, 하더라도 3-4%의 수수료를 매겨서 별 재미가 없어졌어요. 전에는 물건 사고 결재하고 차곡차곡 쌓여가는 마일리지를 보면서 때가 되면 한국에도 다녀올 수 있는 기대도 있었는데?’ 묻고 싶습니다.

“우리 스토어 고객은 8-90%가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를 써서 우리도 울며 겨자 먹듯이 수수료를 물지 않고 있는데 왜 회사들은 수수료를 받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스토어들은 이중 삼중(ax, 도매상 수수료, 카드회사 수수료)으로 부담을 안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좀 풀어 주세요?” 참으로 답답한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 객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없어서 잠깐 자리를 함께 해 들은 하소연들이지만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풀어내야 할 문제 같다.

쇼 마지막 날에 참관을 했어도 모든 부스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오랜 친구들과 서로의 어깨를 도닥여 격려를 주고받으면서 올해에도 잘 견뎌 보자며 헤어졌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져 내남없이 돌 팔구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우리 뷰티 업계도 마찬 가지 일게다. 요즘, 하루의 시간을 sns로 사는 젊은 신세대들의 라이프 스타 일이 바뀌었다고 통계에 나온다. 젊은이들은 점점 실리를 찾는 스타일로 바뀌어 간다고 한다.

예전에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라도 주머니 사정에 출혈을 빚으면서도 명품, 명품 노래를 불렀는데 요즘은 비싼 옷이나 비싼 소품을 구매하기보다 한푼 두푼 모아서 세상 구경을 떠나는데 쓰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젊은 소비자층이 주머니를 열어야 하는데 우리 기성세대와는 다른 추세이다.

기성세대는 먹고 살기 위해서 한 푼이라도 안 쓰고 모으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겼는데 신세대들은 먼 날을 바라보지 않는다. 현실이 제일 중요하고, 오늘 이 시간이 제일 중요한 시간으로 여긴다. 젊은 세대들에게 비쳐진 세상 돌아가는 형태가 그렇게 보인 것이다. 그건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 하겠지만 우리 기성세대들이 볼 때는 위험 해 보이고 마음에 안 든다.

미래를 저축하지 않고서 어떻게? 라는 기성세대들에게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지만 개개인의 안목이 다르듯이 현실이 그렇게 보인다는데 뭐라 말릴 수 있겠는가? 그저 당장 지구가 깨어져 없어진다 해도 손아귀에 꾹 움켜쥐고 벌벌 떨면서 살아 온 기성세대들이 갑자기 가엾게 느껴진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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