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화끈하고 깔끔하게….

0

긍정의 생각으로…(20)

모처럼 시간 내어 K와 함께 동부와 중부를 돌아보았다. 세월에 장사 없다고 하더니 예전에는 즐겁게 콧노래 부르면서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많이 힘들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꼈다. 그래서 세월 앞에는 장사 없다고 했나보다. 이 도시 저 도시 다니면서 만난 친구들도 검은 머리가 어느새 흰 머리 희끗 희끗 날리면서 우리를 맞아 주었다.

예전에는 부어라 마셔라 헤비 드링크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와인 한잔 놓고 이야기를 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좋은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가슴에 쏴~한 바람이 일었다. 경륜에 맞추어 장사의 기쁨이 배가 되어야 할 시점에 가슴 저리는 이야기만 듣게 되어 마음이 쓰라렸다. 예전에는 장사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고, 멋과 노는 것에도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했던 멋쟁이 언니들도 이제는 재미가 없다면서 맥을 놓고 있었다.

긴 세월 장사하느라 지치기도 했겠지만 그 이유 중에는 멀리 떠나 사는 자녀들도 한 몫을 했다. “장사하는데 힘은 들었지만 바쁜 시간 틈내서 아이들 키우는 즐거움이 있어서 좋았어요. 렛슨이니 과외 활동 라이드니 시간에 쫓기면서도 신이 나서 난폭 운전사 노릇도 마다하지 않았었고, 아이들이 한그루의 나무가 아닌 우거진 숲으로 보일 때 우리는 행복 절정이었지요. 이제 손주들 재롱 보며 살 나이가 되었는데 자녀들은 다 자라서 각자가 이루는 삶의 터전을 찾아 멀리 가버렸고요. 손주들 보고 싶어도 마음 한번 먹기가 쉽지 않아서 힘들고, 스토어도 예전처럼 재미가 없고, 정리하고 자녀들 근처에 가서 손주들 재롱 보며 노후를 보내 볼까하고 매매 시장에 내어 놓아도 쉽게 덤비는 작자가 없으니 디프레스에 빠지기도 해요”했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내 마음도 찡해 왔지만 현실은 그것이 아니다. 매입할 작자를 부르거나 스토어를 정리 하려면 제대로 해 놓고 벌 나비를 불러 들여야 한다. 스토어 진열대가 여기저기 옥수수 이빨 빠진 것처럼 비어 있다면 누가 오겠는가? 들어 왔던 작자도 나가버리겠다.

첫 번째, 스토어를 어떻게 정리 할 것인가를 설정하자. 스토어를 매매하고 싶다. 진열대에 공간을 잘 채우자. 더 이상 물건 사는데 투자하고 싶지가 않으면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만 남아 있는 물건으로 다른 빈자리에 나누어 꽂는다. 누구나 스토어 안으로 들어섰을 때 텅 빈 공간이 보이면 사고 싶은 마음도 함께 사라진다. 푸짐하지는 않아도 빈 공간을 남겨 두지 말자. 두 번째, 스토어 건물주와의 계약이 완료되어 더 이상 스토어 계약을 연장하고 싶지도, 스토어를 제 3자에게 양도하고 싶지도 않다면 스토어 안에 있는 물건이라도 팔아 치워야 한다. 그렇다면 더욱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계획부터 세우자. 얼마의 기간으로 정리 할 것인가?

건물주와의 계약기간을 확인하고 한 푼이라도 덜 빼앗기려면 정리 기간이 길면 손해이다 단기간 세일로 기간을 잡는다. 매일매일 물건이 줄어들면 스토어가 점점 훵 해 보인다. 그건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럴 땐 플로어에 있는 셀브를 움직여서 점점 작은 사이즈의 스토어로 만들어 마지막까지 세일을 해 본다.

그래도 스토어 만기일까지 물건이 남으면 기관에 기부(Salvation Army, Charity org)를 한다. 기부 할 때는 물건 아이템을 정리하고 물건 금액까지 첨부하면 세금 혜택을 받아 낼 수 있다. 장사하느라 수고 했는데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면 결과도 좋을 것이다.

인생 60살부터라 했다. 최근 UN에서 발표한 연령대 분포를 보면 65-75세를 신 중년이라 했다. 이제 겨우 신 중년에 살면서 미래를 접는다는 것은 내 인생에게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까한다. 앞으로 살아 내야 하는 제 2의 인생 100세 시대에 신 중년, 신 장년을 거쳐야 백세가 되고, 내가 원하든 안 원하든 내 스스로가 해 내야하는 숙제이다.

또한 다른 가족에게 피해나 짐을 주지 않으려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조금씩 일을 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에도 좋다. 조기 은퇴한 친구들이 들려주는 한숨소리가 “시간이 지루”하다고 했다.

적어도 30년을 더 숨 쉬고 살아야하는데 미리 스스로 노인이라며 주눅 들어 살 필요가 없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며, 우리 초심으로 돌아가서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떼 울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 놓고 쉬엄쉬엄 남은 인생 즐겨보자. 모두 힘내세요!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