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 년 예산을 미리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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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더위가 이어 오더니 이제 제법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 말은 세월이 이만큼 또 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일 년 중 4/4 분기에 다다랐으니 이제 남은 이해의 몇 개월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일 년 계획을 또 세워야 할 때다.

대부분의 큰 회사들은 다음 해 예산을 년 중 9월에 짠다. 우리 사업장에도 크고 작은 예산이라도 미리 짜서 일 년 살림살이를 짜임새 있게 꾸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토어 안팎을 새롭게 꾸며 본다든지, 내년 한 해 동안에 사들일 헤어와 케미컬과 잡화를 얼마나 사들일 것인지, 일만 해서는 내 몸을 오래오래 써먹지 못 할 터이니 스트레스 해소를 푸는데 몇 차례 여행을 한다든지, 어느 뷰티 쇼에 참여 할 것인지를 대충 버킷 리스트에 올려놓고 좀 더 짜임새 있고 계획적인 일 년 살아가기 습관을 길러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 년 동안 얼마나 많은 곳에 내 정성을 전달할 것인가를 계획 해 놓고 실천한다. 미국에 정착을 시작하면서 우리 회사에도 미국인 직원이 있었다. 매년 새해가 되면 그녀는 개인 우편물을 한 아름씩 안고 우체국엘 갔다. 가기 전에 물어보면 그 우편물들이 모두 1년 동안 본인이 기부 할 곳이라 했다.

많은 금액이 아니라도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곳은 대부분 표시를 한다고 했다. 그녀의 수입이 많아서도 아니다. 아이들 셋 키우면서 겨우겨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리 풍족해 보이지 않는 그녀의 말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고 사람의 도리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사람의 도리’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리’와 ‘개념’과 ‘상식’만 있어도 남에게 욕먹지 않고 별 탈 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나를 내어 주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하나가 이자를 붙여서 내게 온다는 농담도 있다. 창문 하나가 닫히면 분명 다른 창문이 열리듯 우리가 나누는 곳마다 감사의 마음이 배가 되고, 그로 인해 우리에게도 복이란 것이 돌아온다.

복이란 것이 가만히 앉아서 하늘만 쳐다보고 기다리면 내 손으로 ‘뚝’ 하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력한 만큼 내게 온다는 진리이다. 그래서 우리도 그런 도리를 하며 살아가려고 무던히도 계획하고 노력하며 산다. 요즘은 전산망의 발달로 전국의 데이터에 내 작은 성의가 입력되어서인지 가끔 생각지도 않은 곳으로부터 혜택을 받기도 한다. 내가 받은 혜택이 있어서 그런지 요즘은 더 많은 단체에서 도와 달라는 별의별 간행물이 날아온다. 조금은 부담되어도 무정하게 무시할 수가 없어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며 산다.

그중에 스토어에서의 일도 그렇다. 주변에 정말 도움이 필요한 가족이 있으면 작은 보탬을 한다. 직접적인 도움도 좋지만 주인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의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고 좋다. 계산대 옆에다 작은 모금 통을 만들어 십시일반 모금을 한다. 고객중에 잔돈을 넣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페니가 모여서 제법 많은 돈이 되기도 한다. 가득 채워지면 통째로 그 가족에게 전하기도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팝 시클 하나라도 쥐여 주면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다. 또한, 일을 마치고 허겁지겁 들어오는 고객에게는 칩 한 봉지, 캔디 바 하나라도 건네주면 고마워한다. 물론 그런 것을 준비해 두고 팔기도 하지만 옛말에 ‘눈깔 사탕 하나에 인심 난다고’ 했다.

그런 일이 이어지면 사탕 하나에 벌써 마케팅이 되어 아이들이 기억하고 엄마에게 그 스토어로 가자고 떼를 쓸 것이다. 작은 눈깔사탕 하나로 사탕발림만 하지 말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해 보자.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자라서 여러분의 친절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도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요즘은 피젯스피너로 아이들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한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비싼 것은 아니라도 가격이 저렴한 것 하나 정도는 주어서 눈물을 멈추게 하면 입소문이 나서 내 스토어에 복이 돌아올 것이다.

이런 것도 일 년 예산에 포함 시켜보자. 특히, 프롬(PROM)이나 졸업시즌이 되어 학생들의 EVENT가 많아지면서 안내장에 광고를 내 달라는 학생들이 찾아온다. 그런 학생들에게도 작은 사이즈라도 광고 찬조를 해 주면 좋겠다. 주변에 정말 도움이 필요 한 사람이 있는지 눈여겨 살펴보기도 하고 고객들의 대화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은 정보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고객 유치에만 신경 쓰지 말고, 주변 공공 기관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특히 경찰 지구대에는 필수적이다. 스토어 문을 닫을 때쯤 마침 지나가던 지구대 차가 보호해 주기도 한다. 이런 것이 다 give and take가 아니겠는가. 내가 사는 이곳, 미국을 이해하면서 좀 더 알아 가려고 노력하자.

얼마 전에 여기저기에서 유대인 묘지에 묘비가 파손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범인이 잡혔지만, 처음에는 누가 그랬을까? 어느 특정 민족이 그랬을까 의심도 했지만, 그 많은 헤드 스톤이 부서졌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냐면서 무슬림 단체에서 모금해서 14만 달러를 유대인 단체에 기부했다는 소식이다. 겉보기에는 늘 썰렁한 두 민족 간의 사이로 보이지만 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눔인가? 우리도 나눔의 강도를 좀 더 높여야 한다.

나누고 도와주고 싶다가도 스스로 우물을 파는 고객들이 한 둘 있어서 그런 마음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한두 건이지 모든 고객이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이 땅에서 힘은 들었지만 원 없이 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직은 깊숙하게 내리지는 못했지만, 우리 민족의 역사도 100년을 넘겨 뿌리 내리고 지금까지 살아가는 이유도 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베푼 덕으로 받은 복이요 혜택이라 생각하자. 늘 우리보다 못한 우리의 이웃이 힘겹게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살다 보면 그 모든 복이 내게 돌아오리라!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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