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세대 헝그리정신 이어받아 새 도약 이루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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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경영인 | 김진아 사장 (Golden State Imports사, Los Angeles, CA)

라스베가스 뷰티엑스포쇼, 미주여성경영인협회신임회장 취임식장에서 나는 참으로 멋져 보인 2세 경영인을 만났다. 의외였다. 그는 신임회장 취임 축하 연사로 나왔었다. 그는 만면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국말이 약간 서툴지만 재미있었다. 행사장 참관객들로부터 환호의 박수를 받았다. 알고 보니, Golden State Import(GS)사의 창립자 김려기 회장의 차녀였다. 난 “역시 그분의 그 딸”이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김려기 회장은 기자가 25년 전 <Beauty Times>를 발행하면서부터 늘 가까이 하며 존경했던 “업계의 신사”였기 때문이다.

김진아 사장, 이제 부친 김려기 창업자의 뒤를 이어 GS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차세대 경영인이다. Los Angeles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화려하지는 않은 수수한 사무실이 인상적이었다. 라스베가스에서 보았던 그의 하얀 이가 모두 드러나는 웃음은 여전했다. 백만불짜리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부친 사업을 도왔다. 대학에서는 인터내셔날 스터디를 전공했다. 곧 바로 노스웨스트항공 승무원으로 취직했다. “적성검사를 하면 고객서비스 혹은 누굴 도와주는 간호원 같은 직업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여행을 즐기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죠. 2년쯤 승무원 경험하고 회사로 돌아와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1년만 더 1년만 더 하다가 16년을 근무했어요.” 그의 얘기를 듣고서야 친절이 몸에 벤 ‘웃음’이 이해가 되었다.

– 이제는 사장으로서 일해 보니 승무원 때와 뭐가 다른가요?
= 힘든 거 잘 못 느껴요. 저는 어떤 어려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 넘기는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일이 재미있어요. 항상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해요. 항공사에서 일할 때 오피스에서 매니저일을 프로모션 받은 적이 있지만 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지시하고 검열하는 일보다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었죠. 다른 승무원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기가 싫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제 사무실에서 이러자 저러자 하는 입장이 되었네요. 힘든 것을 굳이 말하라고 한다면 우리 직원들이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힘들어할 때 속 시원히 빨리 못 도와주는 경우입니다.

“지시하고 검열하는 일보다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하는 것을 더 선호”

– 우리 업계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요?
= 잘은 몰라도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습니다. 헤어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한 좋지 않을까요? 저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고객 서비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부터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느꼈어요. 이유는 우리 소매업 경영자들이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헤어상품을 판매하는 노하우가 부족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물론 상품 갖다놓고 나가는 대로 팔면 비즈니스는 돌아가겠죠. 하지만 더 전문적인 서비스는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신상품이 나왔을 때가 아주 중요합니다. 실제로 모델링이나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마네킹이라도 가져다 신상품으로 머리를 따보거나 시험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번 라스베가스 쇼에 갔더니, 머리를 브레이드하는 장면을 못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더군요. “아아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했을 때 매우 놀랐습니다. 상품을 판매하시니 알고 판매하시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듯 했습니다.

“GS 일반 고객 중 10여명을 선발해 시범단 구성, 불
우 청소년들을 위해 머리를 따주는 등, 선도 활동 펼쳐”

– 신상품 교육이 쉽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소매경영인들이 관심이 없어요. 김 사장의 대안은 무엇인가요?
= 여러 좋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우리 같은 도매업체도 최종 소비자들에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 직접 신상품을 홍보하고 알려주는 방법입니다. 사실 우리는 최종 일반 소비자와 만나기가 힘들어요. 소셜 미디어를 통해도 되지만, 최종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찾아갈 필요를 느꼈어요. 함께 일하는 분들과 알아보니 소비자들의 참여하는 트레이드쇼도 다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쇼에 가서 신상품을 소개하고, 머리를 어떻게 한다는 것도 가르쳐 주고, 대화하며 온핸즈로 직접 소비자 머리도 만지면서 따주기도 하는 거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돕는 무료봉사를 통해서도 이를 실시하고 있어요. 소매상에서 하시기 어려운 부분을 우리가 하는 거죠. 물론 편하게 온라인상에 제품설명을 올려도 되지만, 실소비자들에게 우리의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것이 가장 중요한 하나의 이유입니다. 소비자 여러분이 계셔서 우리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신상품 교육자재는 다양하게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품을 실제로 좋아해서 사용해 온 일반 고객들 가운데 10여명을 차출하여 시범단(Ambassadors)을 구성했어요. 모두 보통 사람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가수 지망생, 모델 지망생, 뷰티션, 사무원들도 있답니다. 수고료도 주지 않습니다.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우선 커뮤니티 서비스를 주로 하고 있어요. 포스터 케어 가족 등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 만나 머리를 따주고, 바닷가에서 요가도하고 스포츠도 하며 뛰고, 모델링도 가르쳐주고, 자랑스럽다는 얘기도 하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도 합니다. 청소년 선도와 브랜드 알리기, 1석2조의 효과를 얻자는 거지요.

–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 물론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개의 작은 씨앗이 큰 나무가 되듯 지금의 작은 정성이 언젠가 여러 소비자 여러분의 마음에 크고 따듯하게 자리할 것을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선 LA를 중심으로 맨파워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집중하고 있어요. 원하는 만큼 리치아웃 할 수 없지만, 나갔다 오면 모두가 너무 기분 좋아하고, 모티베이션이 그만큼 생기죠. 직원들 가운데 남성분들이 살짝 불편해 하기는 해요. 그래서 주로 저하고, R&D 직원들과 엠베서더 시범단이 주로 나가죠. 한 달에 두 번씩 반드시 나갑니다. 좋은 취지로 모이는 만큼 더 많은 지원자들이 생기면 더 많은 분들과 교감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헤어사업, 평생 해볼 만한 사업인가요?
= 물론입니다. 특히 제 경우는 그렇습니다. 재밌고 보람되니까요. 세월이 지나도 타고난 모발 자체를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계속 헤어는 필요할 거고, 그런 기술이 나온다 하여도 항상 조금 특별하고 색다른 뷰티를 안 찾는 사람 없지 않겠어요? 특히 이미 여러해 동안 protective style은 흑인들이 날이 갈수록 선호하고 꼭 필요한 상품이기에 저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추럴 스타일이란 “자진의 모발과 두피를 보호한다는 개념”

– 흑인여성들이 이제는 자연머리 추세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저 또한 자연머리 추세로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이제는 “자연스러운 머리” 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제품생산에도 기술력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더욱 소비자의 머릿결이나 그에 따르는 스타일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조모의 경우 원사도 그렇고 가공에서도 눈에 띄게 발전한 기술력이 더욱 내추럴 헤어의 느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20년 전에도 상품화되었다가 휴식기를 거쳐 근래에 다시 유행하는 Crochet 헤어를 포함하여 모두 자연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드 헤어도 그렇습니다. 흑인들이 얘기하는 “natural protective style”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발과 두피를 보호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Crochet 헤어 제품이든지 Braid 제품이든지 모든 머리가 자신의 자연모발과 가까우면,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에 차이가 있을 뿐 포과적으로 내추럴 스타일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고객들에게 헤어스타일에 대해서 가르치는 핵심은 무엇인가요?
= 저희 엠베세더 시범단의 예를 들면, 브레이드 할 때 특정 헤어의 색깔이 드러나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브레이딩을 하시는 분들은 익히 잘 아시고 계십니다. 쉽게 말해서 브레이드 방법과 기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좋은 예로는 브레이딩을 할 때 위로 할 수 있고 아래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방법의 차이에 따라 원하는 색상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브래이딩을 이해하고 얼마만큼 따기 시작하면 아주 쉽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 노란색을 out on하라고 하면, “아 그것”하고 이해하게 되죠. 그런 방법을 알게 되면 원하는 대로 자유자제로 머리의 색상을 원하는 곳에 강조하고 또 부드럽게도 할 수 있어서 그렇게 해봐라 했더니 그게 히트였습니다. 특히 우리 엠베세더 시범단들은 고맙게도 자신들이 제일 많이 쓰는 제품이 저희 제품이다 보니 그들은 우리 상품에 대해서 신뢰와 확신을 갖고 있답니다. 상품에 대해 그런 신뢰와 확신을 갖고 있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가르치니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그런 신뢰와 확신을 갖게 되는 거지요. 우리 브랜드 제품을 원래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물건이 좋다고 하면서 갖은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가르쳐보았자, 그런 확신과 신뢰를 주기는 어려운 거지요. 그래서 우리 시범단들은 자신들이 우리 브랜드 헤어를 써왔고, 제일 좋아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또한 진짜 본인이 쓰고, 만지고 본인이 한 것이기 때문에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물건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소셜 미디어 전문 광고가들에게 우리 물건을 보내면서, 비디오에 좀 올려달라고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 상품을 쓰는 사람이, 우리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본인들이 항상 자신 있게 표현하고 자랑하고 다닐 때 다른 고객들에게 진짜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 다 알지 않습니까. 소셜 미디어 전문 광고가들에게 “이거 얼마 받고 하는 거지?” 이런 의문을 고객들은 갖고 있답니다. 물론 전문 광고가들에게 돈 많이 주고 많이 판매하면 좋겠지만, 정직한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최종소비자들, 즉 보통 사람들에게 의뢰해서 우리 제품을 알리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GS 제품의 소셜 미디어 리뷰는 “직접 써본 고객들의 자발적인 홍보”

–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뭐든지 한꺼번에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배우고 있습니다. 창립자이신 저의 아버지께서도 비즈니스든 뭐든 한 번에 커지면 빨리 쓰러질 수 있다고 하셨어요. 처음 시작한 10명의 엠베세더 시범단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분들을 대리고 R&D 직원들과 함께 여행도 다녀왔답니다, 서로를 더 알게 되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서로를 신뢰하게 되어서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 GS제품이 타사와 어떤 점에서 제품이 다른가요?
= 같은 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저희도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저희 상품이 차별화 될 수 있는 것은 저희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성의”라고 믿습니다. 소매상 고객분들은 물론이고 소비자들께도 다른 것은 몰라도 진심어린 열정과 성의는 시차는 있겠지만 꼭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저희의 색깔이고 브랜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적인 측면에서 설명하자면 꾸준하게 신상품을 개발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가격 때문에 품질을 버려서는 안 돼”

우리가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머리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절하게 얻게 된답니다. 즉 고객의 반응에 즉각 응할 수 있어요. 우리가 고안한 제품들을 공장에 의뢰해서 생산하는데, 공장을 방문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여 제품을 생산해 내는지 알게 되지요. 이런 걸 소매업자들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우리 회사의 경우 특히 질(quality)적인 면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금방 카피 제품이 나와요. 그리고 가격을 떨어뜨려요. 알고 보니 질이 낮은 원사를 썼더군요. 불에 탈 수 있는 제품이지요. 가격을 내리기 위해서 그런 걸 써야 된다네요. 위험하지 않아요? 그 누구도 밥 하면서 머리가 타면 어쩌지? 그러면 불안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보면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의 문제이기도 해서 이 부분은 정말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휴먼헤어의 경우에도 그렇지요. 제가 보니 휴먼헤어도 레미도 아니면서 레미라고 출시되는 제품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정직해져야할 것 같아요. 솔직히 레미가 아니면 표기하지 말고, 인조원사 표기에도 조심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의 아닌 실수라도 결국에는 고객들을 속이는 결과를 가져오니 항상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라고 믿습니다. 저희는 물론이며 우리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 공장도 도/소매 업체도 이런 부분에 정성을 기울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Trust 정말 중요하죠. 당신들을 믿습니다. 신용사회인 미국에서 거짓말쟁이가 가장 큰 욕이지요.
= (웃기만 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사업을 일으킨 1세대 어르신들 진심으로 존경”

– 이제 김 사장님과 같은 2세 경영인들이 도/소매업계 양쪽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서로가 이런 문제에 있어서 교감이 가능하겠지요?
= 무엇보다 먼저 우리 업계를 세우시고 이끌어주시는 1세대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감사인사 올립니다. 그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저희도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심스레 말씀드리자면 2세 분들과 소통할 때 1세 분들의 사업 운영방법과 스타일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대적인 환경도 달랐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사업을 일으키신 분들의 노고를 절대 잊지 말자고도 합니다. 우리 2세들은 또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 해서 업계에 누를 끼치지 말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으로 보답해야죠.

– 경영상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 아직도 우리업계는 창업 1세대들이 다수이세요. 그래서 소통문제가 제일 어렵습니다. 회사 내에서도 그렇고 소매점 경영자들과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힘든 부분이 있을 때 마다 제가 더욱 노력해서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느낍니다. 소통은 나라와 문화에 관계없이 가장 중요한 만큼 힘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저 또한 부모님과 그 주변 환경의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자랐으니까요. 이해의 폭을 넓히려 노력하는데 그것이 참 어려워요.

– 새 세대는 가능하겠죠?
= 아까 말씀드렸듯 시대와 환경의 차이라 저의 다음세대 또한 저와 소통에 힘든 것은 비슷하리라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우리 어른들께 인스트터그램(Instagram)도 가르쳐드리고 싶고, 신상품 나오면 우리가 영상파일 만들어 드리면, 올리시기만 하면 되고 그런부분들. 하지만 쉽지만은 않지요. 2세 경영인들과는 소통이 조금 더 원활하죠. 아무래도 같은 세대니까요. 소매상 고객분들과 조금 더 가까운 소통을 하고 싶어요. 지난 Beauty Expo에서 느낀 건데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머리를 따는 방법도 온헨즈로 도와드리고 싶어요. 언어와 문화도 소통이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같은 일을 하는 것 또한 가까운 소통이니까요.

지금은 소셜 미디어가 소통에 참 많이 사용되죠. 아까도 말씀드렸듯 저의 경우만 해도 저보다 더 젊은 세대들이 이 분야는 훨씬 잘 해요. 저도 신기하기에 따라 하지만, 그들에 비하면 감각이 떨어져요. 우리 아이들은 유튜브를 보면서 새로 나온 장난감이 뭐가 있는지 다 알고 있어요. 온라인에 나오는 아주 짧은 광고를 통해서 아는 거죠. 이런 점에서 우리는 차세대 흑인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들이야말로 이제 우리의 차후 장기간 손님이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이들을 잡아야 합니다. 젊은 세대들이 뭐하고 노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사촌이 하나 있는데요. 지나가다 친구와 앉아있는 걸 봤습니다. 둘이 앉아서 칵칵거리고만 있는 거예요. “지금 뭐하는 거야? 뭐해?” 묻자, “친구하고 웃고 함께 있어요.”라고 답하는 거예요. 자세히 보니, 헨드폰으로 문자 메일을 주고받는가 봐요. 대화는 아주 짧더라고요. “뭐가 나와?” 묻자, “그냥 친구에게 보내요”라면서 서로가 상대 스크린을 쳐다보며 깔깔 웃기만 해요. 그게 신세대들의 대화의 방씩이지요. 대화는 모니터를 통해서만 한다는 겁니다. 그들은 전면에서는 얘기를 잘못 하지만 뒤에서는 아주 잘해요. 생일파티 초청도 Evite (전자메일초청)으로만 하고, 전자로 “happy birth day!” 하고 끝내지요.

“신세대 소통 방식 많이 달라, 그 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노력 필요”

– 신세대 고객을 겨냥하는 마케팅을 열심히 해야 미래가 있을 거라는 말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 점에서 1세대들의 역할은 끝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 끝나다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피땀 흘려 이룩하신 1세대 여러분들께 끝과 시작을 말할 수 없습니다. 1세대 여러분의 훌륭한 모습들을 이제 2세들이 정성으로 이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간도 부족하고 매체도 열악했던 예전에 비아여 많이 풍족해진 오늘 저희 2세대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싶습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아무래도 언어나 문화적인 면에서 저희보다 훨씬 더 고생을 많이 하셨잖아요. 그보다 나은 환경을 주신 1세대 분들께 감사하며 이제 우리 부모님이 못하신 일들을 해나가야죠.

하나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난 번 라스베가스 엑스포 쇼에 저희 흑인 직원들과 가면서 미리 교육을 시켰어요. 한국인 고객들을 만나면 “저 아주머니가 왜 그럴까?” 의아해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거다. 나는 한국인과 미국인 반반, 너는 미국인이고, 우리 고객 한인들은 대부분 이민1세들이니 완전히 한국 사람이다. 우리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한국 사람에게는 my space(내 공간)가 없다. 조그만 나라에서 태어나서 그런지 모르지만, 나도 미국인들의 my space를 때로는 이해 못한다. my space는 인간관계를 한 단계 진척시킬 수 없는 점이 있다. my space는 항상 between you and me 이지만, 한국인들은 이걸 뛰어 넘는다. 아시다시피 “이거 줘”, “이거 주세요”는 영어로 “Give me this”이지만, 어감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지 않습니까. “너희들도 뷰티서플라이에서 쇼핑하고 있으니 잘 알겠지만, <한국인들은 왜 그렇게 못 되게 말을 하지?>하고 느끼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말을 영어로 정확히 번역하면 본인 나라 말 가운데 친근한 사이끼리 쓰는 direct(사투리)를 쓰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다이렉트로 얘기하는 것과 같은 거다라고 설명해 주면서, “쇼장에서 네 머리를 따는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손가락으로 네 머리를 파면서 왜 이렇게 하지하고 무례하게 만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라. 그게 마이 스페이스가 없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제스처니까.”라고 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우리 소매점 주인들은 자기들이 너희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라”고 해주었어요.

“한국의 독특한 ‘아줌마 문화’ 이해하려 노력”

그리고 덧붙였죠. “한국에서는 결혼한 여자들을 모두 ‘아줌마’로 부르는 데, 그 표현 자체가 부끄럽지 않다고 해서 하는 말이다. 때로는 좋은 말이고 때로는 나쁜 말이다. 하지만 한국의 아줌마 파워는 장난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아줌마 파워는 그 누구도 못이기는 파워다. 이 업계의 다수는 아줌마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이기려 하지마라”고 하면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이런 말들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쇼를 마치고 저녁 식사때 엠베세더(시범단) 한명이 진짜 본인 머리를 다음날 브레이드 하려고 머리를 살짝 풀어놓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한국 아줌마가 지나가다 다짜고짜 “What kind of hair you wear?” 묻자, “this is my hair”라고 답했는데도 “노오오오~~” 하면서 우리 엠베세더의 머리를 손으로 가르면서, “오 나이스 나이스 롱헤어 뷰티풀” 이러는 겁니다. 그 엠베세더가 사전에 나에게 한국 아줌마에 대한 교육을 받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완전히 재앙이 되었을 거예요. 엠베세더는 “오마이 가드” 하면서 그냥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갔다는 겁니다. (우리는 한참이나 웃었다.)

–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사람들끼리 서로가 이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보여주는 아주 재미있는 얘기네요.
= 최근 영화 “블랙 팬서”를 보러 갔어요. 영화 장면에 한국 부산 자갈치시장이 나오는데, 한국말로 “아줌마..”란 대사가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 영화는 주로 흑인들이 나오는데, 배역들의 머리를 저희회사 상품을 사용해 모든 머리를 하고 촬영 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영화제작이 끝나갈 무렵에야 저희를 컨택해 와서 알게 되었지요. 자기들끼리 어느 헤어제품이 제일 좋은가 탐문하다가 저희 상품을 선택했다고 하기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또한 큰 보람도 느꼈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아쉬웠지요. 다음에는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품질 인정받아 영화 “블랙 팬서” 헤어스타일 연출에 사용되기도“

– 아무튼 창업 1세대들의 공은 여전히 큽니다. 그건 인정하시죠?
= 물론이죠. 저희 부모님 세대의 헝그리 정신 피나는 노력이 없었으면, 오늘과 같은 뷰티업계는 이룰 수 없었을 겁니다. 저희가 1세대 창업세대의 피와 땀의 토대를 이어 받아 업계를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김진아 사장과 인터뷰는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유창한 한국말로 만면에 웃음을 섞어가면서, 솔직하게 답해주었다. 인터뷰하는 동안 퇴근 무렵이어서 퇴근하는 직원들이 사장실에 들려 인사를 하고 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기자는 차세대 경영인 김진아 사장의 밝고 긍정적인 자세와 무리하지 않게 차근차근 발전시켜 가겠다는 비즈니스 모토를 듣고, 이 업계의 미래는 밝을 거라 확신했다. 일반 흑인 고객들과 Person to person 컨택을 통해서 고객의 마음을 얻고 양질의 제품을 공급해 가겠다는 김 사장의 목표는 절대 실패할 리가 없을 것이다. 그의 부친 김려기 회장의 사업 정신을 그대로 이어 받았음을 또한 기쁘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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