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화 & 체인화, 거스릴 수 없는 대세 ” “ 중소 업체들과도 상생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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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대체상 (대형화 & 체인화를 밀고 가는 소매상인들)
이계송 (Beauty Times 편집인)

‘대형화 & 체인화’가 가야할 방향이라며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 가고 있는 소매상인들 (이하 ‘대체상’)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들의 다 양한 얘기를 한 사람의 얘기로 요약해, 대담 형식으로 엮어 보았다. ‘대체상’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싫은 소리를 듣기 도 한다. 각 지역의 상권을 이미 흔들어 놓았거나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엄한 비즈니스 경쟁 현실을 부정하거나 비난할 수 는 없다. 본 대담은 현실을 직시하고, 대처하자는 뜻에서 가감없이 그들의 얘기를 담았다. 어떤 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을지 모르 겠다. 하지만 우리 업계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혜량 해 주시리라 믿는다. 편집자 주

편집인: 1960년대 한국은 가발상품이 수출1호품이었을 정도로 가난했 었던 나라였습니다. 당시는 주로 미국의 유태인 가발수입상들을 상대로 수출을 했었지요. 이것이 기반이 되어 재미 한인들이 <가발+뷰티상품>을 주종으로 흑인 이웃에 뷰티서플라이 스토아들을 생업으로서 오픈하기 시 작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한인들이 주도하는 독특하고 거대한 사업터 하 나를 미국에 구축해 놓았습니다. 이건 위대한 업적이고 우리 한인들이 계 속 지켜가면서 가꾸어야할 ‘황금어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상: 그렇습니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가난했던 시절 우리의 부 모님들의 피와 땀이 베인 결정체라 할 수 있지요.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 으며 가발공장에서 밤낮으로 재봉틀을 돌리던 우리의 누나들을 생각합 니다.

편집인: 재미동포들의 피와 땀 뿐만 아니라 동포애 역시 우리가 기억 해야하는 부분이지요. 범죄지역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히 스토아를 오픈했습니다. 총을 맞아 목숨을 잃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폭동으로 스토 아가 전소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조마조마한 마음 으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슨 큰 자본을 갖고 이 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한 인이라는 이유로 외상으로 상품을 공급해준 한인 도매상들이 있었고, 한 인이라는 이유로 세일즈맨들이 찾아오면 작은 오더라도 꼭 해준 착한 소 매상 여러분들이 전국 곳에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대체상: 그렇습니다. 얼마전 뷰티타임즈에서 소개한 C&L의 Don Lee 사장의 얘기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미국 이민 초기 청년시절 채 소장사를 시작했는데, 인종의 벽때문에 중간에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죠. 그리고 뷰티서라이 시장에 뛰어들어 3천여 어카운트를 비교적 수월 하게 만들어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도움을 주신 동포 소매상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덧붙였더군요. 우리업계에서 크게 성공한 대부분의 도 매업 업체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죠.

편집인: 이런 ‘아름다운 동행’이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유태인들의 경 우에서 배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물론 배타적 인종주의는 배격해야지요. 다만 하나의 민족으로 신뢰와 연대를 통해 업계의 발전을 주도해 간다 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우리업계도 옛날 같 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 입니다. 그동안 우리업계의 비 즈니스 행태나 관행도 시간과 함께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도매나 소 매 모두 1세 경영체제에서 2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어요. 이런 변화 된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체상: 동감입니다. 그동안 규모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우리 뷰티업 계는 엄청나게 커졌고, 또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재벌기업 태광산 업이 진출한다는 뉴스를 듣고 감짝 놀랐는데, 앞으로 시장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행해졌던 도.소매 간 비즈니스 관행도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이미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만, 아직도 예전의 관행만을 생각하면서 변화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사업 가들이 꽤 있으신 것 같아요.

편집인: 어떤 점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는지요?

대체상: 가장 큰 변화라면 소매업계의 양극화 현상이라고 보아야겠습 니다. 예를 들면 작년도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 비즈니스는 전체적으로 장사들을 상당히 잘했어요. 그런데 같은 체인 스토아라도 작은 싸이즈 스 토아일수록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습니다. 모든 공급 조건이나 가격이 같 은대도 불구하고 왜 그런 현상이 생겼는가 분석해 본 결과, 이제 스토아 사이즈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같은 경쟁력 을 갖추었다면, 대형 스토아일수록 매상이 높아진다는 것이지요.

편집인: 작은 스토아와 큰 스토아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얘 기군요. 앞으로 점점 그럴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아야할까요?

대체상: 그렇게 봅니다. 물론 무작정 스토아가 크다고 해서 경쟁력의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는 없겠죠. 다만 큰 사이즈의 스토아는 구색을 제 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스토아의 쇼핑 분위기, 직원 들의 친절과 서비스 정도가 또한 매상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요즈음 대 형 & 체인 스토아들은 이런 조건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어 요. 작은 스토아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편집인: 스토아의 위치(location)도 중요한 거 아닌가요?

대체상: 물론 중요하지만, 위치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앞서 말한 그 런 조건들을 갖고 있다면 멀리 거주하는 고객들까지도 흡수할 수 있는 거 지요. 주류사회의 대형 월마트, 홈데포 같은 것이 하나의 예지요.

편집인: 대형 스토아도 나름대로 고민 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대체상: 물론 있지요. 인력관리 및 비용지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세일즈 볼륨으로, 그리고 구매시 구매 볼륨 디스카운트로 해결 이 가능하죠.

대체상: 다수는 1천만불 전후이고, 일부는 2-3천만불 그리고 최고 5 천만불까지 매상을 올리는 소매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편집인: 상당한 매상인데, 말씀하신대로 이제는 과거와는 달리 생업으 로서의 스토아경영이 아니라, 본격적인 비즈니스로서 스토아 경영 시대 를 열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체인점으로 스토아 숫자를 늘려가 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향상, 그리고 상권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네요.

편집인: 결국 스토아 경영의 기술과 노하우, 즉 매니지먼트 게임이라 는 말이군요.

대체상: 매지니먼트가 중요하지요. 하지만 오너로서의 경영주의 마인 드가 결국은 더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사업을 목숨을 걸고 하는 사람이 있고, 적당히 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어떤 어려 움이 닥쳐도 뚫고 나갈려고 하는 의지, 예를 들어서 일시적인 자금문제 에 부딛쳤을 때, 수익금으로 제처둔 자금을 돌려서 위험을 안고 투자하 든가, 아니면 언제든 빠져나갈 생각만 하는 경영주 사이의 차이는 클거 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인: 사이즈가 작은 스토아도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갖춘 스토아 도 있습니다.

대체상: 물론입니다. 구색 등 작은 스토아가 경쟁력에서 밀릴 이유는 없죠. 부부가 열심히 잘 하시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일반적인 에버리지 현상이라는 겁니다. 위험부담을 감수하 고 스토아를 대형화 한 경영주는 그만큼 되돌아오는 큰 수익을 기대하겠 죠. 가격경쟁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남보다 싸게 팔면 지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민족 상인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가 격경쟁은 이제 일반화 되었습니다. 지탄받을 일은 아니라는 거죠. 작은 스토아는 지출이 작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격경쟁이 가능할 거고, 그 지 역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면 누구든지 살아남을 수 있겠죠. 하지만 스토아의 대형화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상권을 넓히고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고도의 상술을 발휘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 제 우리 업계도 이미 생업을 떠나 주류 비즈니스들처럼 그런 상술을 통 한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판도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 또한 냉엄한 현 실이라는 거죠.

편집인: 위험부담을 안으며 과감한 투자를 통한 스토아 대형화는 쉬운 일도 만만한 일도 아닐 겁니다. 그만큼 경영주가 뱃장도 있어야 하고 비 즈니스 감각도 있어야 하겠죠. 그런데 그런 자본이 어디서 나오나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다. 은행 빚을 많이 이용하는 건가요?

대체상: 우리업계가 은행돈을 그렇게 많이 쓰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스텝 바이 스텝으로 이익금이 생기는 대 로 재투자하면서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고 봅니다.

편집인: 대형스토아를 최소한 다섯개 이상을 갖고 운영하는 경우 연매상이 보통 어느 정도 되는가요?

대체상: 현재 이 시장에 새로 진입하고 있는 타민족 상인들은 우리가 했던 옛날 방식대로 사업을 하면서 우리를 쫓아오고 있습니다. 한인들 의 경우 한 부부가 동네 상권만을 겨냥, 소규모 수퍼마켓을 운영하듯 열 심히 영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여전히 많이 있고, 앞으로도 가능은 할 것입니다.

문제는 중간 사이즈의 스토아들입니다. 그들은 어정쩡한 맨파워와 어정 쩡한 가격정책으로 스토아를 운영하고 있어요. 새로 진입한 타민족 상 인들의 공격, 대형 스토아들의 공격, 그리고 소규모 수퍼마켓 같은 골목 상인들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주요 이유는 공급체인 자체가 과거에는 도매가 소 매업체들을 도와 성장을 이끌어 주었고, 아직도 일부는 이끌어 가고 있 지만, 도매업체들의 공급정책이 크게 바뀌었어요. 과거처럼 상품을 수입 해서 세일즈맨들을 통해 소규모 가게까지 가가호호 방문하여 상품을 판 매한후 수금해가는 형태가 아니라, 이제는 주로 크레딧이 좋은 대형 체 인 스토아들에게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고, 판매대금도 쉽게 거두어 들 이는 정책으로 바뀌었어요. 매니지먼트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해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중소형 소매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공급의 우 선 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잘 팔리는 상품은 항상 딸리게 되어 있습니 다. 큰 취약점이죠.

편집인: 잘 나가는 상품은 대형 체인업체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는군요. 대체상: 그렇습니다. 도매업체들이 주로 대형 스토아들 위주로 상품을 단기간에 처분(공급)하려고 한다는 거죠. 상품을 대량 구매해주고, 상품 대금도 제때 갚아주는 대형 체인 소매점을 선호한다는 겁니다. 특히 각 도시마다 주요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소매점에 우선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어요. 과거처럼 모두에게 오픈해서 개개 스토아마다 오더를 받는 경우, 소형 스토아들 일수록 세트로 오더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잘 나가는 칼러만 피키하려고 하기때문이라고 합니다. 도매업체와 대형 소매점들이 서로가 위험부담을 떠 안으면서 세트로 넘겨주고, 받아주는 것을 선호하는 거죠. 결국 어정쩡한 중간 사이즈의 소매점들은 계속 힘들 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점점 고착화 되어갈 것으로 봅니다.

편집인: 그런 점에서 대형 스토아들이 이제는 구색이라든지 신상품을 우선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잇점을 갖게 되는 것이군요. 그래서 장사를 잘할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계속해서 지역별로 대형 체인점이 늘어갈 수 밖에 없겠네요?

대체상: 물론입니다. 하지만 ‘대형화 & 체인화’에 딜렘마가 하나가 있 습니다. 2세들이 이걸 백업을 해주면 사업을 계속해서 자신있게 키울 수 있겠죠. 그렇지 않으면 퇴출 전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누가 내 사업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는가 이게 가장 큰 관건이라는 겁 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에게 의견도 좀 들어보고 스스로 고민도 해 보지만,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헝그리정신도 있어야 가능한 사 업이고, 비즈니스가 책으로만 배워서 되는 것도 아니고, 뚝심도 좀 있고, 인내, 끈기, 도전, 비전…이런 게 필요한 것인데, 미국식 교육을 받은 아 이들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결국은 시스템화 해서 기업 다 운 기업으로 탈바꿈해 놓아야 하는데 그건 아직은 미약하고…어떤 분들 은 매니저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은퇴시기를 언급하면서, 상황 보아 당신들에게 넘기겠다고 공언을 해 놓기도 한답니다. 반면, 2세들이 비즈니스에 뛰어들자, 신이나서 계속 새 스토아를 늘려가는 분들도 있어 요. 부러운 경우입니다.

편집인: 대를 이어가는 사업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군요. 중국 인들이나 일본인들의 경우, 최소한 4대를 이어가면서 비로소 하나의 기 업으로 정착된다고 하지요. 정말 큰 부자는 4대에서 부터 나온다는 겁 니다.

대체상: 아무튼 대형 체인 스토아들은 지금으로서는 계속해서 사업을 늘려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에서 강자로서 살아남 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페달을 밟아야 나갈 수 있는 것처럼 계속해 서 인근 지역으로 세력을 넓혀가겠지요. 결국은 내셔날 체인이 생기게 될 것이고, 그 체인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그런 게임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편집인: 대형화 추세에 맞추지 못하는 중소형 스토아들의 미래가 걱정 이군요. 대형 체인스토아들이 이들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위치가 좋은 스토아의 경우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대체상: 인수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골치 아픈 일이라는 거죠. 냉정하 게 비즈니스적으로만 얘기한다면 차라리 인근에 새로 오픈하는 게 더 훨 씬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입니다. 왜냐? 체인화라는 것은 가게가 정형화 되고 규격화 됨으로서 통일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기 때 문이죠. 가게를 인수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가게가 갖고 있는 제품의 벨 류 자체가 다르다고 해요. 사실, 팔려고 내놓은 가게들을 들어가보면 반 이상은 패션이 지난 제품들이어요. 쓰레기나 다름없지요. 우리는 패션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계속 패션이 바뀌어 가는데, 유행 지난 제품은 가격을 처줄 수가 없어요. 쓰레기는 치우는데도 비용이 들어간다 는 겁니다. 그걸 가치로 인정할 수는 없는 게 아니겠어요. 대형 & 체인점 들도 대부분 수백 박스가 넘는 패션이 지난 제품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큰 골칫거리죠. 처분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아요. 원가 이하로 야드세일을 하는 업체들도 있어요. 요즈음은 코로나로 인한 인원부족 때 문에 아예 엄두도 못낸다네요. 전국적으로 어마어마할 겁니다. 유행 또 한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더욱 고민거리지요.

편집인: 도.소매간의 소통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하지 요?

대체상: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트레이드 쇼나 세일즈맨 등을 통해서 적 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영업통들이 도매업체들을 경영 했는데, 지금은 관 리통으로 경영진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MBA 출신들이 데이타만을 가 지고 운영하고 있어서, 공급업체로부터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구조 지요. 세일즈맨들도 회사의 재고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따라서 그 들의 정보도 한정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제품은 한번 오더했는 데, 그 다음에 곧 바로 Discontinued 되어버려요. 회사는 어떤 제품이든 마지막까지 판매하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요즈음 도.소매간 불신이 계속 쌓여가고 있는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편집인: 번들헤어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레미헤어 박스띠기 세일 파 동이 있었지요.

대체상: 그 사건은 우리가 타 민족 상인들에게 헛점을 보이고 시장을 많이 빼앗긴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번들헤어가 유행하기 시작할 무렵, 도매상들이 갖고 있었던 어마어마한 레미헤어의 재고를 우리 소매에게 모두 넘겼던 거죠. 우리는 그걸 싼값에 준다고 덜커덕 잡았고, 너도 나도 이를 빨리 털어내려고 하던 사이에 번들헤어가 시장에서 떴었요. 그런데 우리는 이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또한 대세가 될 줄도 몰랐습니다. 도 매업체들로부터 정보도 없었고, 또한 공급해 주지도 않았고요. 손님들이 찾으니 번들헤어를 구색정도로만 갖추고, 레미헤어 판매에만 정신을 쏟 았죠. 그 사이 타민족 상인들은 가게를 새로 오픈하면서 번들헤어를 전 면에 깔아놓고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시장에서 그들이 정착하게 된 아주 좋은 기회였습니다. 지난 5년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죠.

편집인: 타민족 상인들 얘기가 나왔는데, 그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 가요? 우리에게 크게 도전적인가요?

대체상: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계는 사실 20년 전에도 있었습니 다. 다만 오늘날 더 심해진 거죠. 하지만 저희가 요즈음 인력난의 문제가 생겨 그렇지 사실, 일대 일로 대응한다면 우리가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인 상인들이 다수이지만 서로 단결이 안되고 있 듯이 그들도 또한 자기들끼리 경쟁하면서 공조가 쉽지 않은 것 같고요.

편집인: 우리끼리 ‘단결’ 하기가 이제 쉬워 보이지 않군요.

대체상: 과거에는 협회를 중심으로 룰을 만들어 서로 지켰는데, 그런 룰은 이미 깨졌습니다. 지금은 우리끼리 경쟁은 이제 어쩔 수 없는 현실 이 되었어요. 그런 가운데 이미 승자와 패자가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장의 주자들이 재편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대형화 & 체인화’를 목숨 걸고 추진하는 사람들과 가게 하나를 가지고 적당히 연명해가는 사람들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요. 적당히 하는 사람들은 점점 어려워지리라는 것이 이제 뻔히 보이는 현실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아직도 은퇴준비 가 안된 분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만 둘 수도 없고, 그만 두고싶어 도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가 더 어렵고, 가게를 팔려고 해도 그게 쉽지 않 으니 더더욱 답답할 노릇이지요. 체면을 중시 여기는 우리가 아닙니까.

편집인: 이제는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는 부부가 가족의 생활비와 자 녀교육을 위한 생업의 수단으로서 적당히 구멍가게처럼 해가는 시대는 지났고, 명실공히 사업다운 사업으로서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갖고 피나는 경쟁을 이겨가야 하는 비즈니스 게임의 시대가 왔다는 거군요.

대체상: 그렇습니다. 냉엄한 현실입니다. 지역마다 강자들이 체인화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입니다. 이에 대적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겁 니다. 그 다음은 더 큰 지역의 맹주가 나올 거고, 그리고 내셔날 체인이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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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화 & 대형화를 추진해 가시는 여러분들의 전문 성과 의욕은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대형화의 그 뒷면에 숨겨 진 일부 비도덕적, 비양심적 그리고 이기적이고 편협적인 것들 에 대해서는 될 수 있으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 도 우리가 보강해야할 일들이 많습니다. 직원 & 경영주 교육, 인력 난 해소 방안…등 업계를 업그레이드 해야할 시급한 일들이 있어요. 대체상: 그렇습니다. 이제는 누구보다 사장들도 경영주로서 경영 교육 을 받아야 할 때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기 어 렵습니다. 인력난 문제는 아주 심각해요. 이를 타계할 방안을 새해에는 꼭 찾아야 하겠습니다.

편집인: 새해에는 이런 문제에 중점을 두고, 저희 뷰티타임즈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대로 뷰티서플라이 사업은 우리 민족의 피와 땀의 결정체입니다. 그동안 재미동포들이 서로 공조하면서 이 미국땅에 거대한 “비즈니스 낚시터” 하나를 구축해 놓은 거지요. 이를 지켜가는 것 또한 우리의 미션일 것입니다.

2022 새해를 맞아, 모두가 새로운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대세의 흐름 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낙오자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모 두 함께 가야죠. 다만 소매점의 대형화 & 체인화는 필연이고 가야할 길 이고, 그것이 우리가 시장을 지키는 길이고, 더 큰 시장을 두드리는 일이 라면 우리 모두가 공조하여 그 길로 함께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이 업계의 분야별 리더들께서는 이를 위한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공동선을 위해, 공동의 이익을 위해 모두 함께 해야할 때 가 다시 왔습니다.

대체상: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말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기 위 해서는 특히 도매업체 경영자들이 이를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생각해 보 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업계는 중소형 소매점들이 대세이고 그 들이 살아있어야 시장을 우리가 주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을 차별 화 해서 죽여 놓고 대형 & 체인점만 상대로 장사한다면, 결국 그게 부메 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대형 & 체인점들도 도매업체 대신 생산업체들 과 직거래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요.

편집인: 아주 중요한 말씀입니다. 다함께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스위스의 수많은 명품시계 장인들의 상생의 길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습 니까. 우리 동포들이 계속 시장을 주도해 갈 수 있는 키입니다. 숲의 전 체 모습이 중요하다는 거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큰 나무도 작은 나무도 살아있어야 한다는 거지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든 나 무들을 잘 살려가야한다는 것, 이것은 결국 도매업체 여러분들의 리더십 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말씀 나누어 줘 감사합니다.

<뷰티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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