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슈룹>이 남긴 것 “부모는 먼저 가본 길을 알려주는 사람”

0

최근 인기리에 방영이 끝난 한국 드라마 <슈룹>(김혜수) 을 뒤늦게나마 NEFLIX를 통해서 한꺼번에 감상했다. 그것도 세인트루이스 부터 뉴욕까지 18시간 드라이브 하면서.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딱 18시간 분량의 드라마였던 것이다.

‘슈룹’이란 단어가 생소롭다. ‘우산’, 우비(雨備)의 우리 말이란다. 한국 고급 우산 브랜드에 ‘Shuroop’이 있다. ‘우산’이 시사하는 것처럼, <슈룹>은 자식을 보호하는 우 산으로서 모성의 본능과 함께 참 다운 자식 사랑이 무엇 인지를 그렸다.

이야기는  퓨전 사극 형태로 중전, 대비 그리고 후궁 5명의 여인들과 왕자들이 왕세자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공개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온갖 중상 모략과 궁중의 암투를 담아 스릴과 흥미를 자아낸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에게 특히 인상적인 대화와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이를 일부 소개해 본다.

페어 플레이 대신, 음모, 권모술수를 부리다 들통이 나 다시 궁녀로 갈등된 후궁 A를 앞에 앉혀 놓고 중전이 힐란 한다. “자식의 앞날을 위해 어떤 어미인들 못 할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잘못된 방법을 택한다면 오히려 자식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네. 결국 자네의  그 욕심 때문에 자네 아들이 저리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부모는 앞서 걷는 이가 아니라 먼저 가 본 길을 알려 주는이라 하지 않나? 자식이 위험한 길은 가지 않게 해야지.” 중전은 여기서 부모란 앞서 걸으며 자식에게 따라 오라고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들이 이미 걸어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일 뿐 이란 걸 강조한다.

후궁B의 왕자 심소군은 소심하고 야망이 없다. 세자 경쟁도 스스로 포기할 정도다. 후궁 B는 실망한 나머지 그를 궁전 밖으로 내동이 쳐 버린다.중전이 이를 알고 그를 궁 안으로 들인다. 자존심이 상한 후궁 B는 중전에게 “마마의 아들이었다면 받아주었을 거냐?”고 항의한다. 결국 심소군은 자신의 소심함이 부끄러워 자살을 시도 한다. 하지만 중전에 의해서 목숨을 건진다. 중전은 모든 궁인들에게 자살 사건을 비밀로 부칠 것을 명한다. 이를 모르고 있었던 후궁B가 알고 나타나자, 중전은 후궁 B에게 빨리 자리를 떠나라고 명령하며 말한다.

“자네가 오늘 일을 알게 된 것을 심소군이 알게 된다면, 저 아이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네. 그러니 자네는 모른 척 하시게. 심소군 역시 자네에게 따끔하게 혼이 나더라도 고개는 들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여기서 “자식이 고개는 들 수 있도록 자식의 자존심만은 밟지 말라” 는 중전의 말이 가슴을 울린다.

이 드라마에서 궁전은 친자식 넷의 목숨을 지키기 위 해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모성의 극치를 발휘한다. 또한 국모로서 모든 후궁들과 이복 왕자들에게 단호한 원칙과 위엄으로 대하면서도 자애스럽고 사려 깊게 포용한다. 드라마는 궁전 김혜수의 연기를 통해 서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에게 진짜 자식 사랑이 무엇인 가를 또한 깨닫게 한다.

자기 욕심을 버리고 자식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라, 자식이 부족하더라도, 큰 실수가 있더라도 눈을 감아주고, 무엇보다도 사랑으로 감싸 주라, 그리고 가 능하면 칭찬을 아끼지 말라, 그러면 자식들은 더욱 자 신 만만하게 자랄 거라고 말한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