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0년 계획
87세의 선배님이 ‘5년 계획’이라는 제하의 글을 나에게 써보내셨다. 5년 후면 92세가 되신다. 아직도 Age Shot Golf를 치실 정도로 건강하시다. “5년 계획”이 아니라, “20년 계획”도 가능해 보이는 분이다. 하지만 비슷한 나이의 친구분들이 대부분 세상을 떠나자, 마음이 많이 약해지신 것 같다.
선배님은 “앞으로 한 5년은 더 살고 싶고, 이 5년 동안에 무엇을 하면서 내 생을 마무리 할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시며, “5년의 결정적인 요소는 건강 유지니, 운동 & 음식 챙기기”에 치중하면서, 무엇보다도 ”가족, 친척,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삶“을 다음으로 꼽으셨다. 이어서 언론학자답게 “가능하면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하면서 이를 글로 남기겠다”고 다짐하셨다.
선배님은 또한 글의 말미에 일본 유명 정신과 의사 와다 히데키(和田秀樹)의 충고를 덧붙이셨다. 그 충고 몇 가지 나열해 보면 이렇다. “나이 듦’을 받아들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활용하라”, “노쇠는 병이 아니라 조금씩 몸이 약해져 죽음에 이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므로 장수하려고 무리하게 애쓰지 말라는 거다. “삶’이란 지나고 보면, 장수長壽의 저주에 빠지기 쉽다.”, 너무 무리하다가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활기 있는 여생餘生을 사는 것이 인생을 현명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선배님의 글을 접하면서 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배님 보다는 한참 아래지만, 내 나이도 75세다. 지금 정도의 건강상태라면 나는 10년 계획은 거뜬히 세워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10년이란 강산도 변하는 세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스치자, 청년의 용기와 욕심이 발동했다.
앞으로 10년, 건강이 주어진다면, 지난 33여년 동안 뷰티업계에 종사하면서 늘 다음 속으로 그려 왔던 나의 마지막 꿈을 완수하고 싶다. 그것은 B/S업계의 모든 한인 상인들이 일년에 한번 한 자리에서 갖는 멋진 모임이다. 이를 가칭 <뷰티한상대회>(Beauty Hansang Confernce, BHC)라고 명명해 본다.
왜 BHC가 필요한가? 미국 주류사회 모든 업계는 반드시 이런 컨퍼런스를 갖고 있다. 업계를 주도하는 대기업 경영인들이 주축이 된다. 주 목적은 고객서비스 증대를 통한 시장확대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인들간 프랜드십 베이스 상호연대 구축이 먼저다. 그리고 컨퍼런스를 갖고 생산-도매-소매간 유기적인 협업의 방안을 끊임없이 논의한다. 업계의 최고의 롤모델 CEO들이 직접 참석하고, 바람직한 업계 방향에 대해 직접 스피치 하고, 디너 파티를 갖고 기존 세대와 차세대간의 교감을 다지고, 다양한 세미나를 통해서 경영의 효율화와 기술을 업데이트 해간다.
현재 NFBS, 조지아 양대 협회가 갖고 있는 트레이드쇼도 물론 의미가 없지 않다. 하지만 BHC는 상품을 팔고 사는 기능이 주가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업계 전체의 시장확대를 통해서 끊임없이 매출의 파이를 키우자는 것이 주 목적이고, 이를 위해 범 세계적인 뷰티 한상인들의 지혜를 모으고, 그 지혜를 실현해 가는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BHC 행사는 동남아 및 아프리카지역 헤어 & 원사 생산업체 경영인들은 물론 헤어케어 & 뷰티잡화 생산 & 공급업체 경영인들, 그리고 미국내 모든 뷰티케어 수입 & 공급업체, 그리고 소매업체 경영인들이 1년에 한번은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모임이다. 라스 베가스에서 벌이는 CES 전자쇼에 해당한다. BHC 행사에 국내 K-Beauty 생산/수입/도매업체 경영인들까지 가세한다면, 명실공히 범 글로벌 BHC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행사가 거듭될 수록 엄청난 시장확대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거라 나는 믿는다.
BHC는 업계가 종사자 모두가 공유하는 비영리 행사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 모든 단체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똑 같이 주고, 일정 지분의 책임과 권리를 갖게 하도록 하고, 업계의 주요 생산/공급업체들의 전폭적 지지 언약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이런 일에 도움이 된다면, Beauty Times 발행 & Beauty Expo USA 행사를 하면서 쌓은 나의 경력, 인맥, 전문성을 아무 조건없이 여기에 던질 것을 약속드린다.
각자의 소유는 죽음으로서 끝이난다. 하지만 함께 남긴 큰 족적은 영원히 남는다. 나의 삶이 영원히 기억되고, 기념되어지는 삶을 살 것인가, 한 순간 살다가 곧 잊혀져버리는 삶을 살 것인가는 나의 현재의 삶에 달려 있다. 누구든 자신의 마지막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한번씩 생각하고 계획해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함께 연대하면 더 큰 것을 이룰 수 있다. 우리 민족이 이 미국땅에 이룩한 이 엄청난 사업을 자손만대 이어가도록 하는 것, 뷰티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적어도 오늘을 사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리하여 지구촌 중심지 미국땅에서 우리 자손들이 대기업가들이 되어 공헌하며, 존경받는 삶을 살도록 한다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이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