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매일매일 같은 밥만 먹고 살 수 있을까? 가끔은 스테이크도 먹어보고 샐러드도 먹어 보고, 짬뽕, 햄버거도 먹어 보면 맛의 진미를 알 수 있을 것인데. 사는 모습도 그렇다. 어찌 매일 죽어라 일만하고 사나, 가끔은 휴식도 취해줘야 숨 쉬는데 수월 해 질 것이다.
우리도 지난 4개월 동안 스토어 뒤집는데 온 몸으로 때우느라 몸은 물론이고 숨이 턱에 올라 숨쉬기가 힘이 들었다. 조금만 더 지속되면 혈압이 올라 죽을 것만 같았는데 때 마침 라스베가스에서 뷰티 쇼가 있다기에 다소 늦었지만 티켓을 하고 호텔을 예약해서 떠났다. 30여년이 되었다는 그 쇼에는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이외로 많이 모였다.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점심시간에 서로 말은 안 해도 전국에서 모인 안면이 있는 뷰티인들끼리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 그간의 안부를 묻고 지역마다 스토어 동향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 부부는 아예 문을 닫고 둘이 같이 왔다고 했다. 나는 그 부부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대단한 용기를 가지셨네요? 어떻게 문을 닫고 며칠 동안 이렇게 스토어를 비울 수가 있으세요. 사람들은 내 스토어 손님 떨어져 나갈까봐 안 열던 일요일까지 열고 있던데?’ “저희는 가끔 이렇게 해서 숨을 쉬러 다닙니다. 직원을 들여서 월급 줘 가면서 할 만한 스토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떼돈을 모아 쌓아 두고 쓰는 것도 아닌데…일의 노예가 되어 꼼짝도 못하고 일만 한다고 해서 금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요. 부부가 같이 갈수 있는 곳은 고작 이런 쇼인데 그냥 며칠씩 문 닫고 왔다가 가면 고객들이 잘 다녀왔냐며 더 반가워합니다. 대신 다녀 갈 때는 빈손으로 가지 않습니다. 새로운 상품을 사 들고 가서 고객들에게 말하지요. 이런 상품들 구매하러 뷰티 쇼에 다녀왔다고 하면 좋아 합니다.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갖추어 주겠다는데 마다 할 리가 없지요”라 했다.
쇼를 마치면 그곳에 모인 사람들끼리 시간 맞추어 삼삼오오 가까운 그랜드 캐년, 레드 락 벨리, 데스벨리, 후버 댐, 시내 관광 등 일일 관광하는 모습이 얼마나 용기 있고 지혜로워 보이는지 모른다. 운이 좋으면 한번쯤은 유명인들 쇼도 관람하고,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수 없이 많은 라스베가스 호텔 쇼도 관람하면서 충분하게 에너지와 산소를 가득 채워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 얼마나 지혜로운 사람들의 나들이인가. 그야말로 1석 몇 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1년 12달 365일을 일에만 매 달려 있다고 해서 금 밥을 먹는 것도 아닌데 우리들은 참 많은 일을 하며 산다.
가끔은 휴식도 취하여 몸과 정신에 숨 쉴 산소통에 산소도 잘 채워주고, 앞으로 오래오래 견뎌 낼 에너지도 충전 해 주어야 아무 탈 없이 사용 할 수 있다. “병이 나면 나만 서럽지요. 그 누구가 애 닮다 하겠어요. 쉬엄쉬엄 목구멍에 풀칠하고 가족 건사하며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살면 되지요” 쇼마다 만나게 되는 부부의 이야기다. 그 분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다. 늘 환한 미소로 사람과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 그런 모습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소 자신들이 늘 긍적적으로 품어 내는 삶의 요람에서 연마되는 기술이고 표현이다.
요즘 편집실로 안타까운 전화가 자주 온다. “누가 아프대요. 어디에 사는 누구는 암이래요. 얼마 못 산대요. 그렇게 열심히 일만 하고 살더니 죽었어요. 70살도 못 넘기고 뭣이 그리 바쁜지 가버렸어요. 누가 우리 스토어 지척에다 우리 보다 더 크게 몇 번째의 스토어를 연대요. 그렇지 않아도 제 3국인이 우리 주변에 들어 와서 어려워졌는데 친구였던 사람이 그러니 더 힘드네요. 우리는 겨우 하나에 목숨을 걸고 일하는데 그 사람은 그것 아니라도 돈에 깔려 죽을 텐데??? 가격을 쳐서 죽겠어요.
제 값 받아도 살아 남을까말까 힘든데 그래 버리니 힘들어서 죽을 지경이에요. 등등”…돈에 깔려 죽을 사람은 왜 또 그럴까? 아직도 가슴에 품은 돈의 한 풀이가 부족해서일까. 그 한풀이는 스스로의 가슴에서 풀어내지 못하면 돈에 깔려 죽을 때 까지 사라지지 않을텐데…
처음에는 ‘힘드시겠지만 잘 참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 해 보세요’라는 대답으로 위로했는데 긴 세월 동안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제는 감정도 매말라 가는지 느낌도 없어져간다. 그래도 되새겨 보면 눈물이 울컥울컥 해진다. 빈 하늘에다 대고 큰소리 한번 외쳐 본다. I hate you~~~누구를 미워 할 것인가? 평소에 내 자신을 잘 간수하지 못하고 가버린 사람 잘못이 크고, 아직도 욕심을 다 채우지 못한 사람에겐 언젠가 돈에 깔려 죽을 때 우리는 옆에서 미소 한번 지어 주는 수밖에 해답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