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지막 출장을 고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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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부터 시작되는 트레이드 쇼를 다니다 달력에 적힌 마지막 출장이라는 표시를 보면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 살면서 쇼에 참여할 때마다 확인하는 출장 지역의 날씨, 혹여 기상예보 보다 춥거나 더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마무리된다. 한편으로는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독자들에게 제공했는지? 올해 마지막 길목에서 나 자신에 대한 평가도 뒤따른다.

요즘 편집실로 걸려오는 전화는 우울하다. “어느 동네 아무개가 스토어 문을 닫았답니다”, “어디에 있는 무슨 스토어는 한인들에게 팔아 보려고 노력했지만 안돼서 타민족에게 넘겼답니다” 등 한인들이 운영하던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들이 문을 닫거나 타민족 경영인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다. 어디서나 듣는 소리이지만 이런 소식을 전화로 들을 때면 더욱 심란해진다. 가게 문을 닫는 이유도 다양하다. “스토어의 사이즈나 비즈니스 규모가 너무 커 버겁다”라거나 반대로 “작으면 너무 작아서 닫는다” 등 이런 모습이 지금의 우리 업계의 현실이다.

기왕 뷰티잡지 발행을 시작했으니 갈 때까지 가 보자는 각오로 크고 작은 수많은 종류의 뷰티트레이드 쇼를 취재하면서 늘 해보는 고민이 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하여 비즈니스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나?’,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사업장에 한 뼘의 대박 정보는 없을까?’ 열심히 다리품을 팔아 보지만 그다지 건질만 한 비즈니스나 제품 정보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트레이드 쇼에 참여해 보면 사업을 잘하는 분들은 역시 열심히 쇼장을 누빈다.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나누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느 부스의 제품이 가치가 있다”는 등 품평까지 마다하지 않고 정보를 나누며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일부에서는 한꺼번에 구매하기 버거우면 물량을 서로 나누어 주문하기도 하고,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용하여 좋은 오피니언도 교환한다. 그러나 열심히 쇼장을 다니다 보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다. 특히 이런저런 소식을 듣다 보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도 쌓여간다. 그런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다. 그래서 나도 그간에 받았던 모든 피로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는 기회로 잡고 한상에 참가하는데 미국 쇼장에서 만났던 부지런한 사업자들도 만나게 되어 더욱 힘을 얻게 된다.

세계한상대회가 열리는 고국의 산천은 우리를 반기는 듯 하늘은 드높고, 울긋불긋 아름다운 색채의 산천은 이민자의 삶 속에서 지친 마음을 한층 젊고 발랄하게 들뜬 기분으로 이끌어 주었다.이번 한상대회가 열리는 창원 컨벤션 센터는 전 세계에서 모인 한상들의 함성으로 대단했다. 또한 유난히 눈에 띄는 부스가 있다. 운집한 인파 속에서 여성단체로는 유일하게 단일 부스를 제공 받아 열심히 홍보하며, 한상대회의 성공에 일조하는 BBWA 회원들의 수고가 그것이다. 부지런한 여자들은 한상이 시작하기전 미리 귀국하여 관광도 마쳤다 . 올 해는 덥다덥다해도 그렇게 더울 수 없는 곳, 싱가포르 관광을 했다.

단체 관광으로 지칠 만도 하지만 에너지 충만한 모습으로 한상대회에 참가했다. BBWA 회원들은 미주뷰티산업을 이끌어 가는 여장부들답게 행사장 무대까지 장악하며 딱딱했던 대회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매년 참가 해 보지만 한상대회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한상대회는 우리의 안목을 키워주는 좋은 기회다. 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뷰티 잡화 제품이 많이 증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대회 참석 전, 후로 삼삼오오 진행된 그룹 여행도 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분도 도전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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