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결혼 좀 시켜주세요?

0

해가 갈수록 여름의 온도가 무서워진다. 세계가 똑 같은 시련을 겪고 있으니 더위를 피해 특별히 어디로 갈 곳도 없어진다. 입추. 말복이 지나면서 무더위로 턱까지 차올랐던 숨을 쉬기가 훨씬 수월 해 졌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오면 올 한해도 어느덧 하반기 끝자락에 접어들게 되고 각 가정의 문 틈새로 새어 나오는 부모의 한숨 소리는 더 길어 간다. 이는 집집마다 혼기를 놓친 자녀를 둔 부모의 조급 해지는 마음과 답답함이 더 해 가는 근심의 소리이다. 자녀들은 흡사 일에 환장한 사람들처럼 일에만 매달려 이성을 찾아 결혼 할 생각을 하지 않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몰라주고 있다. 결혼만 시키면 부모의 도리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 안달하는 기성세대에 비해 자녀들은 왠지 느긋해 보인다. 이민 1세대와 미국서 나고 자란 2세들 간의 절절한 사연이야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아무리 내 자식이 잘났다고 해도 집안에 들어오는 새사람이(사위, 며느리) 같은 동족의 핏줄이 아닌 이국인이면 겉보기에는 의연 해 보이는 부모의 마음 한 구석에는 늘 허허한 바람이 새어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우리 아이들 결혼 좀 시키게 도와주세요”라는 부탁을 자주 받는다. 내 코도 석자인데 남의 자식 짝지우기에 내가 끼어 들 자리는 아니라고 손 사례를 쳐 보지만 ‘마당발’이 아니냐며 부탁을 한다. 어쩐지 남의 일 같지 않은 부탁이다.

아라비아 사막에 사는 유목민들은 과년한 자녀를 혼인시키기 위하여 천막 지붕 위에다 하얀 깃발을 펄럭이게 하고 혼인 할 자녀가 있음을 알린다. 그러면 지나가던 다른 유목민이나 양떼를 치는 사람들이 보고 이웃에 과년한 자녀가 있음을 알려 혼인을 하게 한다. 사막 생활이 그렇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위에 모래 바람만 불어오는데 관광객이 올 리도 없고, 더구나 사막 위에 마을이 형성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목민들의 생활이 한곳에 오래 머물러 사는 것도 아닌데다 지나가는 나그네조차 찾아 올 이 없으니 그런 방법을 이용하여 혼인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 해 낸 관습이 흰 깃발로 혼인의 의사를 알리도록 되어 있겠다. 미국에 사는 우리도 사막에 사는 유목민들과 별 반 다를 게 없다. 거리상 너무 멀어서, 자주 얼굴 보고 만날 기회가 적어서, 정이 들 시간도 없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자주 만나 서로를 알아 가면서 좋은 인연을 만들어야 혼인이라도 이루어 질 텐데 쉽지 않다.

대부분의 우리 동포들도 이런 유목민의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면 과한 비유일까? 동족끼리 맺어 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자녀들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서 파란 눈의 며느리나 사위라도 결혼을 허락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남 몰래 가슴앓이를 하며 자신의 인생은 실패작이라고 한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절망으로 세월을 보낼 순 없다. 우선 부모들의 용기가 밖으로 용천을 하여야 그 모든 것을 이겨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것이 안타까워 예전에도 오랫동안 이곳 지방신문과 뷰티타임즈를 통해서 ‘한겨레 매칭’을 시도 해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은 별반 달라 진 것이 없지만 통신망이 초고속으로 발달 되어 조금은 기대가 된다.

요즘은 효자가 따로 없다. 자녀들이 알아서 짝을 만들어 와서 부모들의 근심을 덜어 주는 것이 효도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기도 하고 자녀들이 바빠서인지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아서 부모의 마음은 한 해 한 해 해가 바뀔 적마다 속이 탄다. 그런데도 자녀들은 ‘일이 더 좋아’ 라며 마음이 느긋하여 부모의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젊은이들의 말에 의하면 나이 서른여섯이 지나면 본인들도 결혼에 대한 로망이 없어진다고 한다. 아마도 대학 시절부터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하여 누가 옆에 알짱거리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고 귀찮고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다 보니 내쳐 혼자 살아가고 있다는 젊은 늙은이들도 많다.

사실 결혼해서 신혼의 달콤함은 잠깐이고 아이가 생기면 그때부터 전쟁이라는 거다. 그나마 어느 한쪽이 전업주부가 되면 그래도 견딜 만한데 요즘 젊은이들이 남자나 여자나 모두 자신의 일에 열정이 있어서인지 좀처럼 일을 그만 두려는 사람들이 드물다. 경제적인 면도 있겠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자기성취에 만족하려는 세대들인 만큼 그런 상황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도 부모 입장은 다르다. 장성한 내 자식이 결혼도 않고 혼자 늙어 가는 모습이 제일 싫다고 한다. 대부분의 부모 마음은 같다. “우리도 그렇게 다 몸살 앓아가면서 저들 키웠잖아요, 저들은 그래도 언어에는 문제가 없는데 왜 이성을 못 만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되지도 않는 언어로 동동대며 먹이고 닦이고 공부 시키며 여기까지 살고 있잖아요. 이렇게 애 타 하는 부모의 마음도 좀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어요” 잠깐 힘든 상황은 그 또한 다 지나 갈 것인데…this. too. shall pass way! 파울의 시 한수가 생각난다.

“그대들이여 / 신발을 벗어라 / 오늘 그대들의 발걸음은 / 거룩한 땅에 있으니 /
엄숙히 무릎을 꿇고 / 두터운 믿음의 손에 / 또 하나의 손을 포개어 / 신의 이름으로 / 시작과 끝을 맡기며 / 소리 높여 맹세 하여라 / 그러면 / 우리는<아 멘>으로 진실 된 축복을 하리니”

이제 부모님들이 용기를 내어 발 벗고 나설 때가 되었다. 버선 3 컬레를 받을지 뺨 3대를 맞을지 한번 해 보자. 아래를 작성하여 스넵 사진 한 장과 함께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❶본인이름: ❷생년월일: ❸최종학력: ❹사는(일)곳:
❺Email: ❻연락전화: ❼희망 스타일: ❽부모연락처: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사업장이름
연락 주세요! <sueleeusa@gmail.com>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