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겨울 기간을 점치는 것은 groundhog day에 날씨가 맑으면 땅 강아지가 자기 그림자를 보았기 때문에 아직은 봄이 멀었다고 생각하고 겨울잠을 더 오래 잔다고 해서 겨울이 길어진다고 전해진다. 올 ground hog day에는 햇빛이 쨍쨍 났다. 한국에서는 농부들이 문간이나 기둥에 입.춘.대.길이라 써 붙이고 일 년 내내 아무 탈 없이 풍년을 이루어 내기를 기원하는 입춘이 있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있다. 그만큼 봄의 기운이 완연해지는 시기이다. Grounghog day도 입춘/경칩도 지났건만 여전히 영하의 날씨와 눈발이 휘날리는 추운 날씨가 이어 지고 있다.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 글로벌 경제가 좀처럼 풀릴 기색이 안 보인다. 그래서인지 우리 뷰티 업계에도 힘들다는 아우성만 들려온다. 수입자인 도매상은 도매상대로 소매상은 소매상대로 각각 어려움을 격고 있어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듯하다는 소식이다.
스토어에 들어서는 각 회사의 세일즈맨들의 고충을 들어 보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이유가 여러 가지 많겠지만 그 중 하나가 대금 결제가 늦어지는 것이라 했다. 대금 결제가 늦어지면 그 만큼 시간적인 리스크가 길어지는 게 모든 사업의 문제가 아니겠는가? 장사가 예전 만 못하니 스토어도 힘들고 어렵겠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것이라면 내 주머니에 넣고 기다린다고 해서 돈이 불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얼른 갚아서 업계를 활성화 시켜 주는 것도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본다. 이에 비추어 뷰티 산업의 한파는 뭐니 뭐니 해도 고객들의 주머니에서 풀어져 나와야 할 텐데 우리 고객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 소비 되고 있어서 뷰티 업계의 겨울이 더 길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우리는 이런 상항을 하루 속히 타파하여야한다. 채우고 채워서 스토어 안 빈자리를 남겨두지 말자. 한 뼘의 자리라도 무엇이든 메꾸어 팔아야한다. 도매상을 방문하여 여름을 겨냥하면서 손 선풍기가 내 마음을 끌어서 가져 왔더니 매니저가 안 좋은 소리를 했다.
이런 것이 여기에서 팔릴 것이라고 가져 오셨어요? 나는 머쓱하여 ‘안 팔리면 내가 다 쓰지 뭐’했지만 내심 안 팔리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일주일 안에 아프리카에서 온 고객이 고향 방문차 선물로 가져간다며 몽땅 다 사 가버렸다. ‘휴~’운이 좋았긴 했지만 그 이후 입소문으로 여름 대비 상품이 되어 물어 보는 고객이 더 생겼다. 이런 것이 장사다. 무엇이든 팔아서 대금 결제를 수월하게 해 주자. 그래야 수입하는 회사들이 살아남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우리들에게 공급할 것이다. 요즘은 날씨가 추어서인지 지나가던 행인들이 잠시 몸을 녹이려고 스토어에 들어 와 하릴 없이 한 시간 두 시간씩 돌아다니면서 전화만하다 빈손으로 나가는 손님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그런 고객이라도 들어 와서 사람의 숫자를 채워 주는 것이 고마웠는데 추워서인지, 다운사이즈가 되어 우리의 마음도 얼어서인지 그런 행동들이 미워진다. 지난 라스베가스에서 만난 사람들마다 ‘무엇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요?’라는 질문을 해 왔다. ‘각자가 흔들리지 말고 내가 속한 일터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닐까요’라고 대답은 했지만 고민스러웠다. 내 자리만 지켜도 안 되면 어찌하나? 열심히 자리 지켜도 안 된다고 또 원성이 돌아오면 어쩌나? 요즘, 편집실로 걸려오는 마음 아픈 소식이 있다. 지역마다 제 3국인들의 스토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그들과 싸워 보겠다며 그들 주변에 새로운 스토어를 열어 가격 경쟁을 하면서 오히려 주변 스토어를 더 힘들게 하다가 몇 개월 그들과 가격 경쟁으로 힘겹게 버티다 결국은 두 손 들고 다른 그룹의 제 3국인들에게 통째로 넘겨버리는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도 우리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또 주변에 3국인 스토어가 들어온다는 소문으로 미리 또 다른 경쟁 3국인에게 넘겨버리는 경우도 있어서 머리가 더 아프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유 없는 반항이 없듯이 넘겨 준 스토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주변의 스토어 오너들은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제 3국인들도 서로 경쟁하는 그룹이 있는데 그들도 우리에게 화살을 돌리며 오히려 한인들이 양쪽에다 팔아서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가격 경쟁은 물론 함께 이리저리 원성을 들어야 하는 주변에 있는 한인 스토어도 더 견디기가 어려워 질 것이다. 작은 스토어 하나에 밥줄을 걸고 겨우 겨우 살아가는 이웃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 살자고 주변을 힘들게 하면 언젠가 그 끝은 부메랑이 되어 내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테고 그로 인해 유통 질서도 깨어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미국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미국인들이 은퇴를 했을 때 개인 계좌에 $3만 달러가 있으면 해외여행을 떠나고, $3천 달러가 있으면 고향을 방문 한다. 적어도 우리 장사꾼들에게는 해외여행 한번 갈 정도는 여유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는 너무 내 욕심만 부리지 말고 모두 함께 살아남을 방법을 머리 맞대고 생각 해 보아야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진리이다. 우리 뷰티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뭉쳐야 한다. 모두가 잘 아는 진리겠지만 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욕심을 조금씩만 버려보자. 지금은 좀 손해 보는 것 같아 보이지만 창문 하나를 닫으신 조물주께서 분명 다른 창문을 열어 주실 것이란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너무 욕심의 눈이 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는 미래를 점칠 수는 없다. 10년 20년이 지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직업들과 마파람에 게 눈 감듯 사라질 우리의 일터가 될 수도 있다.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에는 이미 4차 산업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세대가 살아가고 활동하는 시대는 아직도 평범하고 펑퍼짐하게 사는 인심 좋은 이웃 아저씨, 아줌마가 사는 세상이 아닐까 한다. 조금은 답답해 보이고 겨우 전화만 주고받고 카카오 톡 정도의 기술만이라도 본인이 불편 없이 이용해서 만족 해 하면 된다. 기왕 살아가는데 4차 산업 IT기술을 익혀두면 모르는 상황보다는 훨씬 편리하게 즐기며 살겠지만 너무 서둘지는 말자. 우리 모두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힘 을 모 아 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