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속, 작은 스토어들도 짭짤하게 장사를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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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초 세인트루이스를 출발,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메릴랜드 등 북동부지역을 둘러보았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 간다. 새로운 아이디를 끊임없이 적용하면서 스토어 환경을 업그레이드 해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Cleveland Ave 양쪽으로 대형 Northern Lights 쇼핑센터와 Amos 쇼핑센터가 있다. 이곳에 3개의 대형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들이 경쟁하고 있다. US Hair(대표 전세훈), Hair Joy(대표 한금택, Philip) 그리고 Infinity Beauty (대표 Zack), 모두 크고 멋지게 꾸며 놓았다. 상호 긴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개 스토어 모두 손님들이 꽤 많았다. 선의의 경쟁으로 이 지역 손님들을 더 많이 불러들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US Hair는 콜럼버스 지역에 5개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다. 조만간 2개의 스토어가 더 오픈될 예정이다. 직원 한상익(70)씨와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시카고 소재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 20여년 근무하다 아들내외가 있는 이곳으로 작년에 옮겼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미국에 데려다 공학박사를 만들었고 손녀 셋을 두었다. 건강한 모습이다. 뷰티스토어를 직접 오픈해 본적이 없지만 업계의 역사를 잘 알고 있었다. 뷰티서플라이 사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물었다. “10여년전에 제가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스타일로 계속하면 모두 죽는다. 대형으로 하라. 형편이 안 되면 오너들끼리라도 합쳐서 그렇게 가야한다고요. 지나고 보니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아요.” 한상익씨는 이렇게 답하면서 “이제는 경쟁도 죽기 살기보다는 선의로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덧붙이며, 옛날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요즈음 젊은 오너들은 정열도 많지만, 새로운 방식을 많이 적용하고 있어요. 고객도 흑인고객 외에 백인, 히스패닉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신제품들을 찾아 나섭니다.”라고 덧붙인다.

Hair Joy의 한금택(47) 사장이 스토어에서 직원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장인 김영일 사장(미시간)은 뷰티업계의 원로다. 한 사장은 경희대 체대(교육)를 거쳐 교육계에 종사하다가 유학차 미국에 왔다. 18년째 이 사업을 하고 있다. 흑인직원4명, 한인2명, 총 매니저는 가나 출신의 Mike Apraku씨며 17년째 일하고 있었다. Apraku씨는 “첫째도 둘째도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서비스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고객서비스를 아주 즐기고 있다.”고 덧붙인다.

Infinity Beauty는 중동계 Zack씨가 운영하고 있다. 대형 Infinity General Merchandise 스토어와 나란히 있다. 이 스토어의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면, 1만평방피트가 넘는 뷰티스토어가 연결되어 있다. 22년째 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출신 매니저 Nadar씨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엄청난 헤어제품이 3면의 벽에 브랜드별로 빈틈없이 걸려 있다.

“헤어제품은 매주 판매현황을 점검하고, 6개월 단위로 바꾸어준다.”고 한다. 6개월간 판매추세가 저조한 제품들은 디스카운트세일로 퇴출시킨다.”면서 “매주 신제품을 구입하여 고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매니저의 주요 임무”라고 덧붙인다. 인근 업체들과 경쟁이 심한 것 같다고 하자 “우리는 경쟁업체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서 “경쟁 없는 비즈니스가 어디에 있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캐미칼제품 최고의 공급업체로 Bee Sales를 꼽으면서 “그들은 정직하고, 배송이 빨라 스토어에 완벽한 재고를 갖출 수 있다.”고 격찬하면서 “헤어업체로는 Hair Zone을 꼽았다.” 흑인 직원 Rachel씨가 그를 돕고 있었다.

콜럼버스를 떠나 펜실베이니아 주 Harrisburg를 지나면서 5 & 10 Beauty Discount(대표 서동식, 서현숙) 스토어에 들렀다. 동 스토어 빌딩은 원래 100년의 역사를 가진 “5 & 10 Discount Store” 자리였다. 역사적인 이 건물을 인수하여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로 전환했다. 인근지역의 거주자들에게는 아주 친근한 곳이다. 6살부터 이 스토어를 방문했다는 30대 여성고객이 아주 친절한 스토어라며 단골임을 자랑했다. 부인 서현숙씨는 1980년 부모님과 함께 먼저 미국에 이주했다. 그는 쥬얼리 디자이너의 경력을 갖고 있었고, 쥬얼리 사업을 했었다. 서동식(58) 사장은 현숙씨와 결혼하여 미국으로 이주, 뷰티서플라이 사업에 동참하게 되었다. 이들 부부는 남매를 두었다. 아들 Robert(31)는 동 스토어를 맡아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토어가 아주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다. 가발부분이 아주 색다르게 잘 꾸며져 있다. 열쇠 카피 서비스도 제공해 주고 있었다. Robert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부모님 운영방식과 아주 다르게 하고 싶다.”는 말부터 꺼냈다. “지금까지는 인근 손님들만을 상대로 장사해 왔어요. 시장을 더 넓히는데 주력할 겁니다. 또한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학 때 Finance를 전공했다는 Robert는 이렇게 말하면서, “재고관리 부분이 가장 힘들어 보이는 데, 우선 이 부분부터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Hair & Beauty City (대표 방인옥)는 쇼핑센터에 위치해있다. 2200평방피트의 작은 스토어지만, Sally’s Beauty처럼 15년째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스토어 공간을 최대로 이용하여 상품을 디스플레이 했다. 유명쇼핑몰은 임대료가 비싸다. 작은 싸이즈에서도 얼마든지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인옥씨의 친오빠 방인덕씨(60)는 10년전에 운영에 동참했다. 막내 동생도 6년 전 동참, Hair & Beauty City #2를 다른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Gold Beauty(대표 제인 황)도 2500평방피트 사이즈 스토어를 10년째 District Heights 지역 쇼핑몰에 입점해 운영하고 있다. 최경석씨 매니저로 운영을 맡고 있다. 최매니저는 대형 스토어 직원으로 10여년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의 경험으로 보아 대형스토어와 소형스토어의 장단점을 비교해 달라고 했다.

“소형스토어는 Sally’s Beauty가 본보기입니다. 고객들과의 밀착을 통해서 계속해서 단골고객을 만들어 냅니다. 스토어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지는 못하지만, 자기 스토어에서 자신 있게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만을 취급하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습니다. 예를 들면 고객들이 찾는 A브랜드 제품이 없는 경우, 자기 스토어에서 취급하고 있는 B브랜드를 대신 추천하면서 더 좋은 장점을 소개합니다. 아시다시피 Sally’s는 뷰티션 자격증을 가진 매니저들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100% 매니저의 추천을 신뢰하고 그 제품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게 Sally’s의 전략입니다.” 사실이다. 1500-2000평방피트 정도의 작은 스토어가 월평균 15-20만불을 판매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게가 커야만 장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대형스토어는 디스플레이 자체가 마케팅이죠.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브랜드별로 진열해 다른 브랜드와 비교케 하는 장점을 갖고 있죠. 하지만 직원들이 고객을 일일이 밀착해 서비스할 수 없는 단점을 갖고 있어요. 고객 스스로가 알아서 상품을 골라가라는 것이죠. 사실 우리 스토어에서 컬러제품 같은 것은 아주 중요하고, 고객들이 전문 컨설팅 받기를 원합니다.

Sally’s에 가면 그런 서비스를 확실히 받을 수 있다는 통념이 고객들 사이에 이미 형성되어 있어요.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죠. 물론 대형스토어도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광고와 디스카운트 전략을 구사하여 더 많은 손님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노력하죠.” 그의 얘기는 결국 비용과 이윤을 고려하여 자기 상황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리 뷰티서플라이의 경우 “대형과 소형스토어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크기는 5000 평방피트 정도(많아야 7000)가 가장 적절한 것 같다”고 최 매니저는 덧붙인다.

볼티모아 District Heights 지역에는 다수의 스토어들이 한지역에 몰려 경쟁하고 있다. Beauty Island(대표 폴라방)가 쇼핑몰에 대형으로 입점해 있고, 건너 쪽 스트립몰에 Star Beauty(대표 이성식) 3번째 스토어가 대형으로 3년 전 들어섰다.

뷰티업계도 이제는 경쟁이 일상화 되었다. 자기 스토어 인근에 경쟁 스토어가 새로 오픈하고 들어오는 경우도 상업적으로 도덕적이냐 아니냐는 더 이상 시비 거리가 아니다. 무한경쟁의 시대가 온 것이다. 다만 공존은 최선의 미덕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함께 발전하는 업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선의의 경쟁이란 다 같이 최선을 다하게 되면 자기 발전은 물론 업계 전체가 발전하고, 업계 전체의 발전이 다시 자기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쟁의 방법은 다양하다. 이런 이유로 크고 작은 혹은 오래 되었거나 신생업체가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취재를 통해서도 이런 경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00-2500 평방피트 스토어들이 대형 스토어들과 경쟁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자기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작은 스토어들은 작은 공간에서 고객들에 대한 밀착서비스를 통해서 단골고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실례를 볼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경쟁 환경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이에 맞추어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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