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헤어제품, 온라인 직판 공장 대항하려면 우리 브랜드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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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연대하고, 각자가 제자리에서 최선을…”

“올리브 영에서 배운다 : 상생하면, 성장한다“

흑인 뷰티시장 갈수록 커져

”미국 내 흑인 뷰티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급속히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 시장의 규모는 스킨케어, 가발 등을 포함 약 170억~200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하지요.  미국 전체 1천억 시장의 1/5에 해당하죠.  결코 작지 않은 마켓입니다.  최근 시장 발전의 추세로 보면 앞으로 우리에게 더욱 더 큰 기회가 오고 있습니다.  장사들이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말없이 비즈니스를  계속 확장해 가시는 분들이 오히려 더 많은 편입니다.  저희 같은 도매업체는 이런 소매업체 경영주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더욱 큰 희망을 보고 있어요.  저희가 이 업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주요 이유입니다.“ 이 얘기는 우리업계 리딩 도매업체의 한 고위 간부가 저에게 했던 얘기입니다.

“장사가 안된다”, “안된다” 하면서도 우리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확장되어 왔어요.  과거에는 먹을 것도 없고 골치만 아픈 “에트닉 시장”이라며 주류 뷰티업체들은 외면했던 시장인데, 이제는 그들이 더 적극적으로 우리 시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구축해 놓은 <뷰티서플라이>라고 하는 이 영역의 비즈니스 구조 , 즉 탄탄한 인맥으로 엮여진 공급망과 협업의 파워를 그들이 쉽게 넘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사가 그러하듯 기대만큼  뛰어 넘어야할 허들 또한 만만치 않는 것이 인생사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주종인 헤어 제품의 판매가 구멍 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국공장 온라인 직판에 우리가 크게 밀리기 시작하면서 헤어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이 카테고리는 생산-수입/도매-소매 전과정을 사실상 우리가 주도해 왔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므로, 우리가 가볍게 보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틱톡제품 매장에 디스프레이해 놓고 ”비교해 보라“ 했더니

최근 Abelle Inc. 이영철 부사장이 전한 조지아주 어느 매장 경영주 A씨 얘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소매점 하나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자기 매장을 찾아온 20대 여성 손님들이 인모 가발을 구경만하고, 실제 구매는 틱톡에서 한다는 것을 알고, 화가 엄청 치밀었답니다.  하지만 “틱톡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 “내가 비록 가격에서는 밀리지만 내가 판매하는 제품은 손님들이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티었답니다.  하지만 그게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면서 아이디어를 하나 내었다네요.  A사장은 틱톡 가발 업체에서 613색상의 인모 가발을 몇개를 구매한 뒤 자신이 판매하는 비슷한 가발 제품과 함께 틱톡 가발의 캡 부분이 잘 보이도록 뒤집어 진열한 후 이렇게 써 붙였답니다. “인터넷 제품과 저희 제품을 직접 비교해 보세요”, 손님들은 이를 비교하기 시작했고, 많지는 않았지만 20대 손님 몇 명이 매장에 다시 돌아와 제품을 구매하더라는 것입니다.>

이 얘기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주로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 제품의 질이 중국 공장 온라인 직판 제품보다는  우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크게 밀린다면 뭔가 우리가 잘못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단순한 가격문제만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앞서 A씨가 보여준 실례처럼 우리 브랜드 제품의 우수성에 대한 고객들의 인지도가 부족했거나, 아니면 가격에 비해 저들 제품의 퀄리티 자체가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크게 차이가 안난다거나, 다시 말하면 가성비가 높다거나, 혹은 우리들의 판매정책이나 마켓팅 방법, 생산 및 수입구조 등에서 문제가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헤어 도/소매 스킨쉽 강화해야하는 이유

지난 주 이 정보방에 의견을 올려주신 고창주 사장의 주장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각 지역별로 흑인 스타일리스트과 소비자들을 초청해 개최했던 헤어쇼들이 언제부터인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아예 없어져 버렸습니다.  물론 테크롤로지 발달로 마켓팅 방법이 바뀌었다는 점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부딪치는 가운데 얻어지는 마켓팅 효과는 저는 여전히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특히 도매와 소매가 직접 얼굴을 맞대는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상호간 어려움을 이해하고, 연대를 강화하면서 우리 민족의 특유의 “인정”을 육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IT기계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시대, 언제부턴가 누가 누구인지 사장님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어진 우리 업계, 이게 저는 정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도매업체들이 기업화 되면서 사장님들은 점점 신비의 존재가 되어가고,  소매점주들이 그분들과 거리감 느끼고 있다?  저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수십배, 수백배 규모의 주류업계를 보십시오.  그들은 1년에 1-2번은 반드시 함께 얼굴을 맞대고 만나 업계 전체 컨퍼런스를 갖습니다. 그런 식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거지요.  또한 도매업체들이 세일즈맨들을 소매현장에 보내 점검하고 대화했던 옛 판매방식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면서, 헤어업계가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지적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상생환경, 도매업체가 주도해 가야

아무튼 도매와 소매의 강한 연대가 이루어졌을 때 판매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은 비즈니스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런 연대는 특히 자금과 유통망을 쥐고 있는 도매업체들이 주도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을 실제적으로 해낸 성공사례도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어떻게 K-뷰티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들었나?” ( https://innovationlab.co.kr/project/oliveyoung2025) 이 기사를 참조해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올리브영은 “상생하면 성장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중심으로 성공을 거둔 업체입니다.  우리로 말하면 <공장 + 도매 + 소매> 상호 연대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우리 헤어업체계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적어도 지키고 또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 수입/도매업체간 비즈지스 룰을 지킨다. 예를 들면 “경쟁업체끼리 타사 제품을 카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생명처럼 지켜야 한다는 거죠.  동남아 리딩 헤어생산업체 한 CEO의 얘기를 빌리면, “신제품 만들어 내놓으면 3개월도 안 되어 카피제품이 나와 가격 경쟁을 시작합니다.  이때문에 신제품의 라이프 싸이클이 본전도 뽑기 전에 빠르게 단축되고,  또 다른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딜렘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동종업체끼리 상호 피를 보는 경쟁을 왜 해야 하는가? 그는 통탄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발, 이런 짓만은 좀  삼가해 달라”며 “보다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며,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가 생각해 달라. 그런데 숨쉴 사이도 없이 나오는 카피제품을 보면 너무도 김이 세고, 더 이상 뛰기가 싫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로 다른 기능의 신제품 경쟁과 퀄리티 경쟁이 보편화될 때 우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습니다.

”제발 카피 좀 하지 마라, 모두가 망하는 길“

(2) 요즈음은 트레이드쇼가 너무나 많고 잦기도 하지만, 쇼 자체가 100퍼센트 B2B 간 거래, 즉 단순 판매시장의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업계가 성장 파워를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는 거지요.  엉뚱한 곳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에너지를 B2C에 쏟아야 한다는 겁니다.  B2C를 위한 헤어쇼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3) 우리 헤어수입도매업체들이 중국 온라인 직판 공장들이나 흑인헤어스타일리스트들이 운영하는 헤어수입/도매업체들에 비해 신제품 개발이 늦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또한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4) 소매점 경영자들의 책임은 없는가? 있습니다. 도매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취급해 주어야 하고, 이를 적극 판매해 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신제품이 나올때 마다 매장 스스로가 자기들 엡이나 다양한  SNS 마켓팅, 웹사이트를 통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면서 소비자들을 매장에 불러 들여야 한다는 거지요. 특히 “브랜드 제품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가 도매와 소매 양쪽에서 그리고 때로는 합동으로 펼쳐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일은 손님 오기만을 기다리는 옛날 방식으로는 불가능하고, 각종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뷰티서플라이 매장, 체인이나 마찬가지인 이유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면, 우리 뷰티서플라이업계는 각자 각자 단독 플레이만으로는 업계 파이를 더 키울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6천여개가 독립 각각 매장이지만, 하나의 체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가 잘못하면, 혹은 하나가 잘하면, <뷰티서플라이>라고 하는 이미지에 먹칠을 칠하거나 혹은 박수를 보태게 되는 거죠.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연대하여 각자가 제 자리에서 성심성의를 다할 때, 우리가 나누어 먹을 파이가 더 커질 것이고, 흑인 고객들이 사랑하는 뷰티서플라이 매장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 주에 다른 문제를 제기해 보겠습니다.  제 얘기에 가차없는 비판의 댓글을 달아주시고, 좋은 대안/대책의 아이디어를 내주시기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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