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은퇴가 없답니다”

0

서진덕 사장 <Golden Mart Beauty Supply, Chattanooga, TN>
부모형제간 나누는 정(情)도 물질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요

서진덕(67) 사장은 차타누가에 자기가 지은 6개 큰 건물에서 대형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를 6개 운영해 왔다. 최근에 4개는 중단하고, 렌트를 주었다. 애틀랜타로 이사해서 은퇴생활까지 계획했던 적이 있었는데, 둘째 아들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면서 은퇴계획을 취소했다고 한다.

서 사장은 CPA(회계사)로 삼성그룹의 경리부장을 지냈다. 중동에서 10년을 근무한 적도 있다. 삼성가 자녀의 가정교사를 할 만큼 다방면에 실력을 갖추었다. 미국에 이민와 비즈니스와 자식 교육 등 모든 면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 중에 들어간다. “이민 당시 뷰티사업보다는 부동산사업에 관심이 더 많았어요. 부동산 회사를 크게 만들어 뻗어 나가보려 했기 때문에 이민 오자마자 땅 보러 다닌 것이 일과였습니다.” 그는 좋은 위치에 6개의 건물을 지었다. 위치가 좋아 지금은 렌트가 잘 되, 모기지 문제가 없다고 덧붙인다.

연년생인 두 아들은 모두 명문 펜실바니아대(U.Penn)를 나왔다. 장남 부부는 현재 뉴저지에서 치과의사로 개업하고 있다. (치과의사인 큰며느리는 한국에서 유학 온 유명 재벌가의 딸이다.), 차남은 뷰티서플라이 온라인 비즈니스(Gmbshair.com)를 오픈한지 7년째, 크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뷰티업계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로는 아직 이만큼 성공한 경우는 없는 것 같다. 7만 평방피트 웨어하우스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한다.

아들을 좋아하는 서 사장은 두 아들에게도 아들만 둘씩 낳아 잘 기르라면서, 자녀들 결혼식 폐백 때 “밤 두 개만 던졌다”며 웃었다. “그런데 손주가 6명이 되었어요. 둘째부부가 아들 둘 낳고 잘 키우더니, 며느리가 자꾸 재촉을 해요. 딸 하나만 더 낳게 해달라고요. 그래서 허락을 했더니 또 아들을 낳았어요. 마지막으로 트라이 하도록 해달라기에 허락했더니, 이번에는 딸을 낳았어요. 그 손녀가 이제 3살반이 되었어요. 정말 귀엽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많으면 바람 잘 날이 없고 키우기가 힘들어요. 현재 네놈이 사립학교를 다니니 1년에 10만불이 넘게 들어요. 아이들 많은 것을 질색했는데, 손주들을 보니 백번천번 좋아요.”

서진덕 사장

서진덕 사장

서 사장은 26년간 뷰티서플라이사업도 충실히 했다. “이 업계를 뒤돌아보면 부인들이 불쌍해요. 남자들은 골프도 치고 친구들도 만나러 다니는데 여자들은 욕심이 있잖아요? 가게에 메여 열심히 일만해요. 대신 좋은 집도 사고 많은 것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고생하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골프를 끊었어요.”

한국에 형제들이 많다. 말년에 한국생활도 해 볼만 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한국은 제가 살기에는 좀 힘든 것 같아요. 형제들이 그리우면 초청합니다. 주기적으로 몇 분씩 비행기 티켓을 보내드리지요. 큰 형수님께는 연말이 되면 돈을 꼭 보내드리고요. 종손 며느리라 제사 등 집안일을 관리하는 데 드는 경비가 꽤 많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서 사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형님, 형수님들 생신도 꼭 챙겨드리고 있어 옆에 있는 것 못지않게 형제간에 정을 나누며 산다.”고 덧붙이며, “입으로만 사랑한다, 좋아한다고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요. 물질이 함께 가야해요”라고 말한다.

서 사장은 자신이 중동에서 10년 근무할 때, 장모님이 아이들을 거의 맡아 기른 은혜 또한 잊지 않았다. “미국에 살면서도 매월 생활비와 용돈을 꼭 보내드렸어요. 아이들이 그걸 보고 우리부부에게 꼭 그대로 해요. 그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도 각각 크레딧 카드를 만들어 보내드리더라고요. 현재까지도 그분들이 그 카드를 쓰고 다니시는 데, 그건 정말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운 정을 생각하면 한 달에 몇백불 정도는 아깝게 생각하지 않아야죠.”

서 사장은 말로만 해서는 교육적 효과는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이 몸으로 실천할 때 아이들이 배우고 따라간다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는 잘하면서 남 도와주는 것에 인색하면 사람들이 안 따라갑니다. 사회나 가정도 똑 같아요. 세상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돈이 있는 사람들은 있는 만큼 돈을 써야 의미가 있어요. 사회경제도 좋아지고 마음도 기쁘고요. 물론 없는 사람이 있는 체 하며 써서도 안 되지요.”

70이 내일이다. 하지만 아직도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그에게는 은퇴가 없다고 말한다. “세계를 리드하고 있는 대통령들이 나이가 70이 넘었어요. 70이 넘은 반 총장도 대통령 꿈을 꾸고 있지 않아요. 그분들에 비하면 아직도 새파랗지요.” 서 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지금도 1-2시 사이에는 스토어에 나와 일한다는 것이다. “취미생활 할 틈이 없네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지요. 일주일에 두어번 정도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고 나머지는 뺑뺑이를 돈답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바른 생각으로 매사에 성실하게 살면서 부모형제간에 따뜻한 정을 물질로 나누며 살아온 서 사장의 인생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