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술로 이룩한 ‘혁신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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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o는 한국의 대표적인 가발용 섬유(fiber) 제조사다. 1999년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창립을 주도했고, 지난 20년간 일선에서 경영을 맡아온 김종천(62) 사장을 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사장은 대학(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던 인문학도다. 이 사업을 계기로 공학박사가 되었다. 동기가 궁금했다. “친구로부터 우연히 가발사에 관한 얘기를 들었어요. 사업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공부를 해보기로 했지요. 전북대 석사과정에 입학했고, 공부하면서 친구들과 이 분야를 파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 8월 그 친구들과 함께 창업한 거지요.”

창업과 함께 시련이 뒤따랐다. “가발사 개발에는 성공했는데, 세계 최대 가발사 생산업체에서 자기들 제품을 카피했다고 특허소송을 걸어왔어요. 6년간에 걸친 소송전이 이어졌습니다. 1천만 불이 넘는 엄청난 소송비용이 들었어요. 저희는 의도적으로 카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혔지만, 결국은 졌어요. 손해배상을 해주었습니다. 사실은 살아남기 위해서 싸웠던 것인데, 소송전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국제 특허 문제에 대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고, 고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면서, 기존 제품들을 능가하는 원사(fiber)를 개발하고 출시(런칭)하는 기술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헛돈을 쓴 것이 아니었어요. 20년 성장해 온 회사의 몸체에 그간의 쓰라린 경험이 고스란히 경영의 노하우로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세계 최초로 친환경 난연고열사 UNOLON ECO를 탄생시킨 거지요.”

UNOLON ECO는 인(P)계 난연성 원사로 브롬(BR)으로 만들어진 기존 난연성 원사와 차별화한 제품이다. 브롬(Br)계 난연성 원사는 난연성이 뛰어나고 값이 싸게 먹힌다는 장점이 있으나 브롬(Br) 자체가 유해 원소지만, 인(P)계 난연성 원사(UNOLON ECO)는 가격이 좀 비싸고 브롬(Br)계 대비 난연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친환경 Fiber로서 인체에 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지요. 단순한 기능성을 넘어 성분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여 꼼꼼히 제품을 고르고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가발 제품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즉, 환경친화적인 제품이 각광을 받는 시기가 도래하였고, UNOLON ECO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매우 적합한 미래지향적 제품입니다.”

최근에는 Acra H2O라는 획기적인 브레이드용 원사를 개발했다. 난연성 외에 물이 쉽게 스며들지 않는 발수성 및 항균효과와 Two Tone은 물론 다양한 컬러 염색이 가능한 특성이 있다. 20년 인고의 세월을 겪으며 김 사장은 UNO사를 가발원사 분야에서 세계적인 회사로 키웠다. “이제 세계시장 점유율로 보아 2~3위에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UNO는 그간 생산역량이 부족하여 고생했지만, 이제는 국내 3개의 공장과 남아공 공장까지 총 4개가 현재 풀 가동하고 있어 시장수요를 상당히 커버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던 맘보제품(Expression), 프리스트레치 제품.. 등을 독창적으로 제일 먼저 내놓은 바 있고, 앞으로도 고유제품이 계속 나올 것입니다. 이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지요. 가능합니다. 어느 회사보다도 새로운 시도를 가장 많이 해왔고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친환경 제품으로 인모와 가장 가까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우리 기술진의 노력은 엄청납니다.”

김 사장은 어떤 비전을 갖고 있을까? “이 분야에서는 누구도 못 만드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저희 비전입니다. 그간 새로운 시도를 정말 많이 했어요. 이제까지는 선두 회사들을 따라가기에 바빴어요. 얼마 전부터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품을 출시, 큰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맘보 브레이드(Acra가 100%), pre-strach 제품이 하나의 예입니다. 따라가는 제품이 아니라 선두를 달리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현재의 목표지요. 시장 트렌드나 미래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거지요. 침체해진 위빙시장은 결국 조만간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위빙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수입업체 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도 저희를 많이 찾아와 얘기를 나눕니다. 사실 기존 제품들은 거기서 거기예요. 별로 특징도 없고, 뛰어난 제품도 없어요. 특별 시도들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는 끊임없이 그런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가운데는 이런 제품도 있네? 하시면서 놀라시곤 해요.”

위빙 제품들이 실패한 원인이 뭘까 물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위빙 제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탱글프리입니다. 위그는 탱글이 좀 되어도 괜찮지요. 썼다 벗었다 하니 다루기가 쉬워요. 그런데 위빙을 붙여놓은 후 스타일도, 유지력도, 빗질도 잘되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겁니다. 고열사 위빙시장이 죽어버린 이유가 있어요. 처음에는 탱탱하게 좋습니다. 그런데 1주만 되면, 칙칙하게 되어 버려요. 그런 점을 보완하는 제품을 추진 중입니다. 광택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플라스틱 광택이 납니다. 그 광택을 죽이는 방법이 없지는 않은데 지금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 뿐이지요. 하지만 인모 보다는 싼 제품을 결국 만들어 내게 될 겁니다. 저희가 해낼 것입니다.”

김 사장의 결기는 대단하다. 그 자신이 경영자이면서 또한 최고의 기술자다. UNO의 최대 장점이다. 내년 중반기부터는 아주 색다른 새로운 제품을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무광택이면서 완벽한 탱글프리면서 염색이 가능하고 고대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흑인 여성들도 명품을 쓰고 싶어합니다. 어떤 가발이든 외관으로 금방 명품을 구분해요. 다시 말하면 인모인지 파이버인지를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그걸로 신분을 과시하기도 하지요. 반질반질하면 인조파이버로 보여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차라리 브레이드를 해서 아프리카 스타일로 하는 게 낫다는 겁니다. 고열사는 고대가 되지만 겉으로 파이버로 보이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인모인지 파이버인지 모를 정도의 질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전 세계 헤어 시장은 확대되고 있다고 김 사장은 말한다. “미국시장은 포화상태지만 유통이 변화하고 있어 보입니다. 반면, 아프리카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어요. 커스텀 가발 시장이 폭발적입니다. 위빙 제품을 구입, 중국제 가발캡에 붙여 $10대에 만들어주는 맞춤 가발 살롱이 엄청나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조잡하지만 그 가발이 나쁘지가 않다는 겁니다. 맞춤이어서 자연스러운 거지요.“

김 사장은 자신한다. 헤어 원사(fiber) 분야에서 UNO가 전문기술과 연구소, 공장, 그리고 판매망을 갖고, 정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떤 분은 저를 찾아와서 기존 상품을 보여주며 그것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하지 않아요. 오히려 더 잘 못 만들어요. 잘 만들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가 봐야 가격싸움만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 이런 기능을 갖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가능합니다. 즉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차별화해야 성공할 수 있는 거지요. 이제 우리 회사가 그런 능력을 갖춘 회사로 도약했다는 것을 자부합니다.”

사업의 전망에 대해서 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인간의 멋에 대한 추구는 영원합니다. 저는 이 사업이 영원할 거라 믿습니다. 어떤 발모제가 나와도 가발사업은 패션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경영철학을 물었다. “정도를 걷는 것입니다. 바른길만큼 빠른 길은 없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도 말합니다. 위법이나 탈법을 하면, 경쟁력에서 이길 수가 없다. 누가 시키더라도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요. 사실 저희는 창립하면서 기존 제품을 카피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뼈아픈 기억이 저의 경영철학이 남게 되었어요. 아무튼,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걸 꼭 내가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고, 뒤돌아보지 않고 왔어요. 이만큼 되니 주위에서 인정도 해주시고 해서 좋습니다. 한 가지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 회사를 공개, 주식시장에 상장한 순간부터 제 가족 중 누가 개입한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물러나게 될 때 저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내외에서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가 곧 올 것 같아요.”

무모하게 이 사업에 도전했단다. 주위 친구들이 미쳤다고 했단다. 철학도가 38세에 새로운 길을 걸었다. 자신은 오직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다고 한다. 그간 성원을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부인 김혜수씨와 사이에 1남(31세) 1녀(26)를 두었다.

 

Uno&Company 어떤 회사인가?

가발용 합성사(fiber) 생산업체다. 1999년 7월 전북대학교 벤처창업, Unofiber사를 설립으로 시작, 2010년 KOSDAQ에 상장했다. 2001년 1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2014년 난연 PET 가발, 2019년 발수원사 Acra H2O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 내에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남아공에 공장을 설립 해외사업부를 두었다. 2015년 World Class 300대 기업에 선정되었다. 최근 개발한 Acra H2O는 난연성 파이버로서 물에 쉽게 젖지 않고, 건조가 빠르며, 항균효과가 크다. 가발제조공장에서 Two Ton 컬러를 쉽게 염색할 수 있으며, 가볍고, 브레이드를 용이하게 땋을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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